[뉴스라이브] '철근 누락' LH 아파트 15개 단지 확인...안전 대책은?

[뉴스라이브] '철근 누락' LH 아파트 15개 단지 확인...안전 대책은?

2023.08.01. 오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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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영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홍성용 건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브]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LH가 발주한 15개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되면서 내가 사는 곳은 괜찮은 건지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의 꼼꼼한 시공과 감리 과정이 필요하단지적들 나오고 있는데요.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홍성용 건축사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의 명단이 나왔고요.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이미 입주를 했거든요. 그래서 이 명단 보고 계속 살아도 되는 건지 불안에 떠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홍성용]
일단 관계 전문가로 저도 황당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철근 누락, 이건 거의 1970년, 60년대 말에 마포 와우아파트 사건 이후로 이런 일이 거의 없을 거라고 저는 봤거든요. 그렇게 학교에서도 배웠고. 또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시공하는 팀하고 다릅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도면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는데 시공에서의 실수의 누락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렇더라도 실수에 대한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들은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들이 과연 작동했는지, 이런 부분들 정밀하게 검사를 해 봐야 되고 만약에 70년이나 69년처럼 고의로 누락했다면 이건 중대한 문제인 거죠. 그래서 이거는 여러 분야에서도 말씀드리는 것처럼 정밀한 진단조사가 필요하고 거기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지금은 LH가 발주한 아파트들에 대해서만 지금 조사가 진행된 상황입니다마는 방금 국무회의 대통령 발언에서도 보셨듯이 민간아파트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전수조사를 지시했단 말이죠. 그러면 이 문제가 더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만약에 발견되면 어떻게 조치를 하게 되는 건가요?

[홍성용]
일단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가 드러난 건 굉장히 다행이라고 저는 오히려 생각합니다.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한 번 더 갖게 된 거니까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건축이 공공의 영역이라는 걸 잘 이해를 못합니다. 사유재산으로 많이 치부되거든요. 그래서 건축은 문화적으로도 도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크기나 여러 가지 영역 때문에 공공으로 이해를 하고 있고요. 건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건설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전이나 또 불특정다수가 사용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들어와 있는 YTN 건물도 만약에 부실시공으로 지어졌다고 그러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될 수 있는 거라 이거는 분명한 공공의 영역이어서 저는 이번 기회에 좀 공공적 시각에서 건축과 건설을 바라봐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궁금한 부분은 철근 빠졌다고 발견되면 짓고 나서도 보강공사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거예요?

[홍성용]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이 있고요. 문제 해결에 대한 방법도 있고. 다만 거기에서 비용이라든가 그다음에 시간이라든가 이런 부분들, 그다음에 기능 부분에서 감수해야 되는 것이 있죠.

[앵커]
어쨌든 하고 나면 안전하게는 살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군요.

[홍성용]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 문제가 된 구조가 저희가 계속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무량판 구조라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무량판 구조에 대해서 저희가 먼저 이해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어떤 구조인가요?

[홍성용]
무량판 구조라는 건 기본적으로 보가 없는, 그러니까 슬라브 자체가 구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안이 된 시스템이고요. 이거는 건축은 이거 말고도 굉장히 수많은 여러 가지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량판도 통칭해서 그냥 판으로 되어 있는 거만 생각하지만 이것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허도 많고 기술적 개발도 많고요. 그런데 무량판을 개발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과 기능성입니다. 그러니까 천장에 일반 건물 보면 보들이 내려와 있지 않습니까? 그걸 위해서 덕트라든가 설비라든가 소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지나가야 되는데. 보가 내려오면 직선으로 가야 되는 부분들이 꺾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기능이 확 떨어져요.

[앵커]
지금 저희가 건축사님, 왼쪽의 기둥식 구조랑 오른쪽에 무량판 구조 이렇게 해놨는데. 요즘 신축 아파트는 무량판 구조가 많은 겁니까?

[홍성용]
보통 일반 주차장들이 그렇게 많이 시공을 하고 있고요. 이유가 뭐냐 하면 만약에 보를 만들게 되면 보만큼 손실이 오지 않습니까? 주차 공간이 그만큼 협소해지기 때문에 지하를 더 많이 파야 됩니다. 그러면 비용이 지상 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들어갈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가성비 얘기하지 않습니까? 적절한 투자, 적절한 시공 방법, 이걸 고안해서 무량판 공사를 진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다시 그래픽을 보여주시면 그러니까 무량판 같은 경우에는 층고를 높이 올릴 수 있는 그런 이점도 있어서 요즈 많이 쓴다고 하던데 비전문가인 저희가 봐도 기둥이 받치고 있는 게 전부이기 때문에 저기서 철근 빠지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밖에 없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홍성용]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특수한 구조를 쓸 때는 일반적인 많이 보급된 값싼 공법이 아니라 다른 공법을 쓸 때는 그만큼 기술적인 보완이라든가. 특히 시공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좀 놓치면서 거죠.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무량판 구조로 되어 있는 건 김포공항입니다. 김포공항 지붕 같은 경우에는 와플이라고 해서 일종의 무량판 구조거든요.

지금 60년이 지나도 멀쩡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제대로 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기울여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누락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지금 전수조사를 통해서 드러난 문제점이 철근 누락이잖아요. 이 부분 쪽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철근 누락 쪽만 우리가 체크를 해 봐야 되는 건지 의문이거든요.

[홍성용]
이번 기회에 전반적인 건설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좀 우리가 되짚어볼 필요도 있고 개별사안의 문제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의 시스템 오류가 한꺼번에 드러난 건지 정밀한 진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철근 빠진 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이 부분도 과거 여러 사례에서 알 수 있었는데. 건축사님, 삼풍백화점도 이 구조였다면서요?

[홍성용]
그렇죠. 앞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특별한 걸 쓸 때는 공사도 되게 조심해야 되고 신경 쓸 게 많고 보강해야 될 게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사용법도 마찬가지조. 삼풍백화점도 무량판 구조인데. 펀칭이라고 해서 위에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한 거죠. 그러니까 굉장히 무거운, 제가 알기로는 실외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얘를 들어서 옮겨야 되는데 얘를 밀어서 옮긴 겁니다. 밀게 되면 무량판은 굉장히 치명적이거든요. 결과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앵커]
화정아이파크도 그렇고 무량판 구조에서 저런 붕괴사고가 과거에 있었는데도 저 사고로 교훈을 얻지 못했다, 이런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홍성용]
화정 사건 이후로 책임자 처벌이 굉장히 강화됐죠. 굉장히 무서울 정도로 강화돼서 어떤 건축사분이나 기술사분들은 그 책임이 너무 무서워서 나는 안 하겠다, 이런 분도 계십니다. 우리가 처벌 중심의, 이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니까요. 보다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번 기회에 국토부라든가 학계라든가 전문가 집단에서 전면으로 나서서 정말 문제가 뭔지. 만약에 처벌 중심으로 계속 가게 되면 이런 상황이 똑같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처벌과 함께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예방이 중요할 텐데. 그 예방의 측면에서는 현장에서 인력을 관리한다든가 감독하는 그런 기능이 굉장히 중요할 텐데 감리, 이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인 건가요?

[홍성용]
일단은 가장 중요한 건 시공자의 역할이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거는 일을 하는 기능공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야기하면 되게 길어지긴 하겠지만 기능공에 대한 인럭 수급 문제도 있고 비용에 대한 부분도 있고 여러 가지 노동시장과도 연동이 됩니다, 사실은. 그리고 이런 것들이 결국 공사비 증가랑도 연결이 되고. 감리도 일부 역할을 한다고 하면 감독의 역할인데. 아까도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건설은 공공의 영역도 있다고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해외 같은 경우는 이 감리가 준공무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공사 중지나 지적을 하면 공사가 중단돼요.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는 민간의 영역으로 이걸 보고 있기 때문에 공사 중단을 하거나 지시를 했을 때 멈추게 되거나 비용이 상승하게 되면 이게 심지어는 발주자인 건축주도 감리자한테 요구를 합니다. 왜 이렇게 까다롭게 하느냐. 그래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도 있고요.그래서 이런 것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지려면 감독하는 감리자의 역할이 객관적인 역할로, 어떻게 보면 공무원처럼 거의 그 정도 역할을 부여받아야 되고요.

이들의 역할에 대한 지적이 나중에 어떤 손해배상이나 이런 것으로 가면 안 되고 더 중요한 거는 지금 현재 건설사업 관리나 여러 가지 민간 발주도 마찬가지지만 감독해야 될 사람을 계약하는 사람이 누구냐면 감독받을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제대로 되기가 어렵죠. 제일 중요한 건 가격 경쟁으로 이거를 본다는 얘기죠. 그래서 가격 경쟁으로 가면 경력 15년, 20년차가 해야 될 현장을 2년차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서 이런 문제점을 지적해도 민간 발주에서는 경쟁이 중심이니까 가격 낮추기로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감리는 중요한 공공의 영역이고 공공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거는 어떻게 보면 정액화해서 국가가 나서서 컨트롤하는 게 맞지 않나. 그래서 비용에 대한 경쟁이 아니라 정말 능력 경쟁으로 가야 되는 사회가 돼야 된다, 이미 선진국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감리 시스템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점을 얘기해 주셨고 그리고 이번 사고가 있은 이후에 제가 주변에서 들어보니까 공사장에서 철근 빼돌리는 게 아주 오래된 일이다, 이건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회의적인 시각도 굉장히 많던데. 어떻게 보세요?

[홍성용]
저는 사실 그런 소문이 제가 어렸을 때 학교 다닐 때 들었던 이야기인데. 그건 60, 70년대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설마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인건비가 더 비싸거든요. 공기가 하루 지연이 되면 하루 인건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철근 빼돌릴 그런 마음으로 빨리 공기 끝내는 게 낫다. 그러니까 더 숙련공을 쓰는 게 오히려 더 경제적이다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 철근이 빠진 누락 사태는 본질적인 원인은 뭐라고 보세요?

[홍성용]
일단 전문가들 수준의 문제라고 저는 사실은 봐요. 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사나 아니면 감독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문제가 있지 않나.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시스템 개선이 저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 LH의 전관예우 그리고 이게 설계와 구조의 전문성을 떨어뜨린다. 이런 지적이 있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홍성용]
저도 역시 이것도 소문으로만 알고 있고 설마 그럴 리가라는 생각은 있지만 워낙 소문이 강해서 이 전관예우라는 게 모든 분야에 우리나라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특히 각종 공사들에, LH뿐만 아니라. 전관예우가 크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 전관예우가 전문성의 영역에서는 치명적인 거죠.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으로 평가한다는 건 큰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제대로 된 감독이 될 수 없는 거잖아요.

[홍성용]
그렇죠.

[앵커]
그 부분은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고 하셨지만 어느 정도 현실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분이있기 때문에 어떻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인가요, 그건?

[홍성용]
이야기가 되게 길어져서. 간단하게 얘기하면 LH만이 독점할 수 있는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를 일본이나 유럽, 미국처럼 검증받은 민간 디밸로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주고. 시장을 확대해 주면 권력이 축소되겠죠. 그러니까 지금 독점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워낙 사안이 복잡하고 여러 가지 공법 설명도 간단하게 하시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끝으로 제가 이 부분을 여쭤볼게요. 지금 무량판 구조 문제 있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다 보니까 그럼 무량판 구조로 지은 아파트 가면 안 될 것 같다, 이렇게 되려 겁을 먹는 분들도 있거든요. 이 구조 자체의 문제는 아닌 거죠?

[홍성용]
그렇죠. 왜냐하면 수십년간 해외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많은 사례들이 이거보다 더 특수한 것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국내 현대건설이 실시설계까지 해 가면서 지은 게 아부다비의 루브르박물관이라고 있습니다. 그건 엄청난 크기의 지붕을 철판으로 된 탄소 금속으로 된 지붕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것도 굉장히 위험한 구조거든요. 하지만 튼튼합니다.

무량판이라고 해서 나쁜 것이 아니라 이거에 대한 안전성만 확보된다고 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어떻게 보면 이런 문제점이 부각됐기 때문에 정밀하게 조사하고 판단해서 안심할 수도 있는 건물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만약에 불안한 게 있다면 보강하면 되는 것이고요. 다만 이런 문제가 전문가 영역의 어떤 신뢰가 상실됐다는 거는 굉장히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비용 손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내가 살 아파트 정하는데 건축공법까지 막 따저봐야 되는 그런 불안한 세상에는 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철저한 감리가 필요겠네요. 지금까지 홍성용 건축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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