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버스로"...전장연은 왜 버스를 타나?

"지하철에서 버스로"...전장연은 왜 버스를 타나?

2023.08.02.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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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 제의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달부터 버스 탑승 시위에 돌입했습니다.

서울시가 휴전을 약속해 놓고, 실제로는 국가보조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전장연을 압박하고 있다는 건데요,

왜 전장연이 이번엔 버스에 오르게 됐는지, 서울시의 입장은 무엇인지 안동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저상버스 출입문에서 수직 리프트가 내려오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휠체어에 탄 채 차례로 버스에 오릅니다.

지난해 12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 제의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던 전장연이 지난달부터 시위 장소를 출퇴근 시간 버스로 옮겼습니다.

전장연은 사실상 휴전은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될 때까지 시위를 유보해 달래서 받아들였더니, 오히려 국가보조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전장연을 압박한다는 겁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 장애인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갈라치고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녀사냥 하듯이 이렇게 몰아세우는 것들을 멈추고….]

버스를 선택한 건,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대중교통이기 때문입니다.

저상버스에 수직 리프트가 설치돼 있어도, 고장 나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고, 수도권을 벗어나면 저상버스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유진우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 저상버스가 와도 리프트가 안 내려와서 한 세대 정도 보내고 그러거든요. 저상버스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러면 비장애인과 비교해도 한 세배 넘게 걸린단 말이에요.]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전장연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의 장애인 관련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버스 행동에 나선 거라고 반박합니다.

그러면서, 시민의 일상을 발목 잡는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전장연과 서울시의 물밑 협상이 반년 넘게 공전하는 사이, 버스 탑승 과정에서 연행되거나 체포되는 활동가가 속출하는 등 갈등은 재점화하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매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민들만 양측의 해묵은 대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그래픽 : 범희철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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