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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닷가로,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피서지의 대명사는 뭐니뭐니해도 계곡입니다.
지저귀는 새소리 들으며 얼음장처럼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으면 이곳이 무릉도원인가 싶죠?
하지만 신선놀음도 잠시, 백숙 요금을 보면 정신이 확 듭니다.
백숙 세트가 무려 25만 원.
계곡이어서 그런가? 가격마저 등골이 서늘합니다.
목 좋은 곳마다 천막과 평상이 자리 잡고 있어서 음식을 안 시키면 계곡물에 발도 못 담급니다.
지자체와 산림청은 뭐하나 싶으실 텐데, 단속하러 나가거든요?
이런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벌금 냈으니 된 거 아니냐."
벌금 수준이 어떻길래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걸까요.
권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성수기 주말엔 하루 4천여 명이 찾는 북한산 우이동 계곡.
[지역 주민 : 원래 하천 부지가 개인 땅은 아니에요. 그런데 자기네 (식당) 바로 앞이니까 자기네 손님만 받겠다고.]
물가로 내려가는 길이 식당에 막히면서,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선 계곡 물에 발을 담그기조차 어렵습니다.
[A 씨 / 계곡 방문객 : (술이랑 이런 거 했을 때 얼마에요 한 상에?) 한 상에 30만 원. 세트가 25만 원이고 술값은 따로고.]
길만 틀어막은 게 아닙니다.
계곡 물을 끌어와 식당 안 수영장에 채워 넣기도 하는데, 여기서 나온 오염수는 별다른 여과 조치 없이 계곡으로 그대로 흘려보냅니다.
"아니지. 어떻게 그게 불법이야."
이곳 계곡에서 적발된 불법 사항은 지난해에만 60여 건.
[김경화 /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 행정 명령을 해서 자진 철거할 수 있도록 하고 만약 시정되지 않으면 처벌을.]
하지만 식당 한 곳에 부과되는 변상금은 평균 2백만 원, 손님에게 백숙 여덟 상만 팔면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순희 / 강북구청장 : 자연도 훼손되고 계곡을 찾는 사람들한테도 불편함이 있고 합동 단속반을 구성했다는 것은 저희가 계곡에 대해서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서.]
[B 씨 / 계곡 방문객 : 시민들이 계곡을 무료로 개방된 걸 이용할 수 있으면서 저렴한 가격의 식당이 준비가 돼서 취식할 건 취식하고, 물놀이는 물놀이할 수 있고 조금 이렇게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콜라 한 병과 담배 한 갑 때문에 한밤중 난동이 벌어졌습니다.
시작은 콜라였어요.
편의점에 들어선 40대 남성은 "콜라 외상을 안 해주면 죽이겠다"고 직원을 협박하더니, 담배 한 갑까지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막무가내 질주였습니다.
과속에, 신호 위반에, 역주행에, 보행자 위협까지.
순찰차 들이박고,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나서야 난동이 끝이 났습니다.
지난달 28일 밤 10시 20분쯤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입니다.
계산대 앞에 선 남성이 콜라 한 병을 내밉니다.
휴대전화 맡길테니 외상을 하겠다네요.
직원은 안 된다고 차분히 설명했죠.
난데없이 콜라를 집어 들더니 "죽여버릴 거다, 콜라로 죽일 수 있다." 협박합니다.
직원이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남성은 야무지게 담배까지 빼앗아 달아났고, 도로 위에서도 난폭 운전을 이어 갔습니다.
경찰이 출동했고 경고가 이어져도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과속하고, 신호를 위반하고, 보행자를 위협하고, 역주행까지 서슴지 않으며 도주합니다.
막다른 길이라고 난폭한 심성이 순해질까요.
순찰차를 들이받으며 저항했고, 경찰이 삼단봉으로 창문을 깬 뒤에도 도주의 꿈은 식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과 몸싸움 끝에 제압됐는데요, 음주 상태도 아니었고, 마약도 음성이라고 합니다.
콜라 한 병과 담배 한 갑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건데, 벌금과 기물 파손 비용만 따져봐도 너무 밑지는 계산 아닙니까?
다른 방법으로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은데요, 방침대로 엄중히 처벌해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에 오르내리는 살인 예고 글들.
불안감이 커지면서 어느어느 지역이 거론됐나를 알려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범죄지도가 한눈에 들어오죠?
대학생들이 만든 사이트인데 참 고마우면서도, 오죽 불안하면 이런 사이트까지 등장했을까, 씁쓸합니다.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잡고 보니 절반 이상은 10대였습니다.
그리고 장난이었대요.
장난이 과하면 인생이 난장판이 되는 겁니다.
경찰은 최대 징역 10년까지도 가능한 살인예비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부평 '살인 예고' 피의자 : (왜 여성만 범행 대상으로 했죠?) 죄송합니다. (최근 살인 예고 범죄를 따라 한 겁니까?) 아닙니다.]
서울 잠실역, 경기 고양시 일산중앙광장과 같이 아직 글 작성자가 붙잡히지 않은 곳은 지도에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70명에 육박합니다.
이 가운데 1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범행 동기는 "장난으로", "심심해서" 등 별생각 없이 올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10대를 검거해서 면담하고 보니까, '장난이다', '나도 남들이 나의 존재감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대다수가 이게 아주 심각한 범죄라는 걸 모른다는 거예요.]
하지만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붙잡힌 20대와 같이 실제로 흉기를 소지한 경우도 있어서, 마냥 철없는 장난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지난 5일) : 하루 이틀 사이에 게시자들을 확인·검거하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무책임한 이런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서….]
한때 해마다 몸살을 앓았던 만우절 장난 전화는 한 번만 저질러도 형사 입건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 뒤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간과 장소가 특정됐다면 협박죄를 적용하고, 이보다 형량이 높은 공무집행방해죄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범행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게 확인되면 최대 징역 10년까지 가능한 살인예비 혐의로 엄벌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흉악 범죄에 두 가지 불안감이 고개를 듭니다.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 하나.
다른 하나는 내가 피해자가 됐을 때 어디까지 방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죠.
정당방위.
그러니까 내 몸 하나, 사랑하는 사람 하나 지키기 위한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온 탓에,
요즘 정당방위에 대한 고민도 뼛속까지 와 닿습니다.
딱! 몸을 지킬 정도만 방어하라는데, 그게 대체 어느 정도라는 걸까요?
핵심은, "상대가 공격을 멈추면 나도 멈춘다." 입니다.
이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거든요?
다만, 이성적인 사고가 어려운 긴박한 상황에서도 이 논리가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선뜻 말이 앞서지 않습니다.
그간의 판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호신술이나 호신용품과 더불어 관심이 폭증한 단어, 바로 '정당방위'입니다.
형법은 현재 부당한 침해를 받고 있을 때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정당방위'를 규정합니다.
공격을 당했을 때 방어하는 행동이 불법에 해당해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정당방위 사례는 지난 2015년 군인이 남의 집에 들어가 여성을 살해한 뒤, 피해자의 예비신랑과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빼앗기며 자신도 숨진 서울 공릉동 살인 사건입니다.
당시 경찰은 살인범을 숨지게 한 행위를 두고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택할 시간이 없었다며 정당방위로 결론 내렸고, 검찰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당방위로 인정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재작년 행인이 뒤에서 경적을 울린 차량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폭행당하자, 밀치며 저항한 것과 관련해, 법원은 방어 행위를 넘어선 거라며 정당방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1992년에는 수년 동안 계부에게 성폭행당한 여성이 계부를 살해한 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미래의 위험에 대비한 거라 정당방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 탓에 법조인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수준을 넘어, 상대방이 공격을 멈췄는데도 반격을 이어가면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신민영 / 법무법인 호암 : 하나만 머리에 넣어둔다면 '방어'다. 방어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공격 의사가 있으면 안 된다. 이것만 기억하시면 현실적인 행동 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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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로,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피서지의 대명사는 뭐니뭐니해도 계곡입니다.
지저귀는 새소리 들으며 얼음장처럼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으면 이곳이 무릉도원인가 싶죠?
하지만 신선놀음도 잠시, 백숙 요금을 보면 정신이 확 듭니다.
백숙 세트가 무려 25만 원.
계곡이어서 그런가? 가격마저 등골이 서늘합니다.
목 좋은 곳마다 천막과 평상이 자리 잡고 있어서 음식을 안 시키면 계곡물에 발도 못 담급니다.
지자체와 산림청은 뭐하나 싶으실 텐데, 단속하러 나가거든요?
이런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벌금 냈으니 된 거 아니냐."
벌금 수준이 어떻길래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걸까요.
권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성수기 주말엔 하루 4천여 명이 찾는 북한산 우이동 계곡.
[지역 주민 : 원래 하천 부지가 개인 땅은 아니에요. 그런데 자기네 (식당) 바로 앞이니까 자기네 손님만 받겠다고.]
물가로 내려가는 길이 식당에 막히면서,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선 계곡 물에 발을 담그기조차 어렵습니다.
[A 씨 / 계곡 방문객 : (술이랑 이런 거 했을 때 얼마에요 한 상에?) 한 상에 30만 원. 세트가 25만 원이고 술값은 따로고.]
길만 틀어막은 게 아닙니다.
계곡 물을 끌어와 식당 안 수영장에 채워 넣기도 하는데, 여기서 나온 오염수는 별다른 여과 조치 없이 계곡으로 그대로 흘려보냅니다.
"아니지. 어떻게 그게 불법이야."
이곳 계곡에서 적발된 불법 사항은 지난해에만 60여 건.
[김경화 /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 행정 명령을 해서 자진 철거할 수 있도록 하고 만약 시정되지 않으면 처벌을.]
하지만 식당 한 곳에 부과되는 변상금은 평균 2백만 원, 손님에게 백숙 여덟 상만 팔면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순희 / 강북구청장 : 자연도 훼손되고 계곡을 찾는 사람들한테도 불편함이 있고 합동 단속반을 구성했다는 것은 저희가 계곡에 대해서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서.]
[B 씨 / 계곡 방문객 : 시민들이 계곡을 무료로 개방된 걸 이용할 수 있으면서 저렴한 가격의 식당이 준비가 돼서 취식할 건 취식하고, 물놀이는 물놀이할 수 있고 조금 이렇게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콜라 한 병과 담배 한 갑 때문에 한밤중 난동이 벌어졌습니다.
시작은 콜라였어요.
편의점에 들어선 40대 남성은 "콜라 외상을 안 해주면 죽이겠다"고 직원을 협박하더니, 담배 한 갑까지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막무가내 질주였습니다.
과속에, 신호 위반에, 역주행에, 보행자 위협까지.
순찰차 들이박고,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나서야 난동이 끝이 났습니다.
지난달 28일 밤 10시 20분쯤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입니다.
계산대 앞에 선 남성이 콜라 한 병을 내밉니다.
휴대전화 맡길테니 외상을 하겠다네요.
직원은 안 된다고 차분히 설명했죠.
난데없이 콜라를 집어 들더니 "죽여버릴 거다, 콜라로 죽일 수 있다." 협박합니다.
직원이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남성은 야무지게 담배까지 빼앗아 달아났고, 도로 위에서도 난폭 운전을 이어 갔습니다.
경찰이 출동했고 경고가 이어져도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과속하고, 신호를 위반하고, 보행자를 위협하고, 역주행까지 서슴지 않으며 도주합니다.
막다른 길이라고 난폭한 심성이 순해질까요.
순찰차를 들이받으며 저항했고, 경찰이 삼단봉으로 창문을 깬 뒤에도 도주의 꿈은 식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과 몸싸움 끝에 제압됐는데요, 음주 상태도 아니었고, 마약도 음성이라고 합니다.
콜라 한 병과 담배 한 갑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건데, 벌금과 기물 파손 비용만 따져봐도 너무 밑지는 계산 아닙니까?
다른 방법으로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은데요, 방침대로 엄중히 처벌해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에 오르내리는 살인 예고 글들.
불안감이 커지면서 어느어느 지역이 거론됐나를 알려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범죄지도가 한눈에 들어오죠?
대학생들이 만든 사이트인데 참 고마우면서도, 오죽 불안하면 이런 사이트까지 등장했을까, 씁쓸합니다.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잡고 보니 절반 이상은 10대였습니다.
그리고 장난이었대요.
장난이 과하면 인생이 난장판이 되는 겁니다.
경찰은 최대 징역 10년까지도 가능한 살인예비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부평 '살인 예고' 피의자 : (왜 여성만 범행 대상으로 했죠?) 죄송합니다. (최근 살인 예고 범죄를 따라 한 겁니까?) 아닙니다.]
서울 잠실역, 경기 고양시 일산중앙광장과 같이 아직 글 작성자가 붙잡히지 않은 곳은 지도에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70명에 육박합니다.
이 가운데 1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범행 동기는 "장난으로", "심심해서" 등 별생각 없이 올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10대를 검거해서 면담하고 보니까, '장난이다', '나도 남들이 나의 존재감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대다수가 이게 아주 심각한 범죄라는 걸 모른다는 거예요.]
하지만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붙잡힌 20대와 같이 실제로 흉기를 소지한 경우도 있어서, 마냥 철없는 장난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지난 5일) : 하루 이틀 사이에 게시자들을 확인·검거하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무책임한 이런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서….]
한때 해마다 몸살을 앓았던 만우절 장난 전화는 한 번만 저질러도 형사 입건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 뒤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간과 장소가 특정됐다면 협박죄를 적용하고, 이보다 형량이 높은 공무집행방해죄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범행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게 확인되면 최대 징역 10년까지 가능한 살인예비 혐의로 엄벌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흉악 범죄에 두 가지 불안감이 고개를 듭니다.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 하나.
다른 하나는 내가 피해자가 됐을 때 어디까지 방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죠.
정당방위.
그러니까 내 몸 하나, 사랑하는 사람 하나 지키기 위한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온 탓에,
요즘 정당방위에 대한 고민도 뼛속까지 와 닿습니다.
딱! 몸을 지킬 정도만 방어하라는데, 그게 대체 어느 정도라는 걸까요?
핵심은, "상대가 공격을 멈추면 나도 멈춘다." 입니다.
이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거든요?
다만, 이성적인 사고가 어려운 긴박한 상황에서도 이 논리가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선뜻 말이 앞서지 않습니다.
그간의 판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호신술이나 호신용품과 더불어 관심이 폭증한 단어, 바로 '정당방위'입니다.
형법은 현재 부당한 침해를 받고 있을 때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정당방위'를 규정합니다.
공격을 당했을 때 방어하는 행동이 불법에 해당해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정당방위 사례는 지난 2015년 군인이 남의 집에 들어가 여성을 살해한 뒤, 피해자의 예비신랑과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빼앗기며 자신도 숨진 서울 공릉동 살인 사건입니다.
당시 경찰은 살인범을 숨지게 한 행위를 두고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택할 시간이 없었다며 정당방위로 결론 내렸고, 검찰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당방위로 인정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재작년 행인이 뒤에서 경적을 울린 차량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폭행당하자, 밀치며 저항한 것과 관련해, 법원은 방어 행위를 넘어선 거라며 정당방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1992년에는 수년 동안 계부에게 성폭행당한 여성이 계부를 살해한 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미래의 위험에 대비한 거라 정당방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 탓에 법조인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수준을 넘어, 상대방이 공격을 멈췄는데도 반격을 이어가면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신민영 / 법무법인 호암 : 하나만 머리에 넣어둔다면 '방어'다. 방어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공격 의사가 있으면 안 된다. 이것만 기억하시면 현실적인 행동 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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