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한 달에 한 번꼴 산업재해?...SPC 안전관리 거듭 논란

[취재앤팩트] 한 달에 한 번꼴 산업재해?...SPC 안전관리 거듭 논란

2023.08.09.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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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8일) 경기도 성남의 한 제빵 공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크게 다쳤는데요.

그런데 이 공장, 바로 SPC 계열사인 샤니의 제빵 공장입니다.

지난해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부터 지난달 손가락 골절까지, 유독 SPC 계열사에서만 노동자 산업재해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강민경 기자!

[기자]
네, 사회부입니다.

[앵커]
우선 다친 노동자 상태는 좀 어떤가요?

사고 발생 당시에는 심정지까지 왔다고 해서 걱정이 됩니다.

[기자]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다친 노동자는 50대 여성 A 씨입니다.

10년 차 숙련 노동자였는데, 위아래도 움직이는 2층 규모의 대규모 이동형 반죽 통에 배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심폐 소생술을 받으며 사고 발생 30여 분만에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는데요.

다행히 병원에서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습니다.

현재는 수술까지 무사히 마쳐,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런 공장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2인 1조 근무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요.

사고 당시 이 안전 수칙이 지켜졌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2인 1조 근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A 씨와 함께 일하던 동료 B 씨는 5년 차 직원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다친 A 씨는 기계 아래쪽에서, 반죽을 다른 통에 쏟아 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경찰은 동료 B 씨가, A 씨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작동 버튼을 눌러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경찰은 동료 B 씨를 포함해 공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 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도 나서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성남 샤니 공장은 상시노동자가 50명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입니다.

[앵커]
그런데 유독 SPC 계열사에서 이런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언론에 알려진 사고들, 한 번 정리해주시겠어요?

[기자]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벌어진 사망사고가 있습니다.

SPL은 빠리바게트에 빵과 반죽 등을 납품하는 계열사인데, 이곳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졌습니다.

당시 이 여성은 밤샘 야간 근무 막바지에 혼자 소스를 나르다가 참변을 당했는데요.

소스 배합기 덮개를 열면 기계가 자동으로 멈추는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에도 SPL 공장에서의 사고는 끊이질 않았습니다.

지난 4월 40대 남성 노동자가 2도 화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고요.

5월에는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 체인에 팔을 크게 다쳤습니다.

곧이어 6월엔 30대 남성 노동자가 기계를 고치다가 손가락이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고가 난 경기 성남 샤니 빵 공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10월, 그러니까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 발생 후 얼마 되지 않아 4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고요.

지난달 12일에는 5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마찬가지로 기계에 끼어 골절되기도 했습니다.

어제(8일) 사고는 심지어, 손가락 골절 사고 발생 한 달도 되지 않아 같은 공장에서 발생한 건데요.

유독 SPC 계열사에서 이렇게 노동자 산업재해가 끊이질 않으니 SPC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사고가 터질 때마다 SPC 측의 대응도 늘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인가요?

[기자]
네, SPL 사망사고 당시 SPC 측은 사고 다음날에도 공장 가동을 이어가고 고인의 빈소에 빵을 놓고 가는 등, 여러 태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국민적 공분이 커져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가 되어서야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 비판 여론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이번 사고와 관련해 SPC 그룹은, 반죽통 사고를 인지한 즉시 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고요.

긴급 회의를 통해 현장 CCTV를 분석해 사고가 발생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무리 2인 1조 근무를 했다고 해도 SPC에서만 유독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건,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난해 사망사고 후 SPC 측에서는 어떤 안전 대책을 마련했나요?

[기자]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은 지난해 직원 사망 사고 직후, 3년 동안 총 1천억 원을 투자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안전장비 도입과 시설 보수, 작업환경 개선에 약 165억 원을 투자했다고 SPC 측은 홍보했습니다.

SPL 사고 발생 직후 허영인 회장의 대국민 사과 발언부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허영인 / SPC 그룹 회장(지난해 10월) :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허 회장의 발언이 무색하게, SPC 계열사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죠.

안전관리 시스템 여부를 넘어, 노동자 산재에 대한 회사 차원의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노동계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지난달 12일 샤니 공장 손가락 골절 사고의 경우, 본사인 SPC는 사고 발생 후 119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9에 신고하면 그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 있으니 현장 책임자가 빠르게 조치했다는 게 SPC 측의 설명이지만요.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기업이 노동자 안전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과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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