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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임 교사 2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교사 이영승 씨의 장례식날 일부 학부모는 '죽은 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찾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MBC에 따르면 이 씨를 죽음으로 내몬 학부모 항의와 민원이 이 씨의 장례식 당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가 사망한 직후인 지난 2021년 12월 8일, 이 씨의 휴대전화에는 5학년 4반 장기결석 학생의 어머니에게서 '감기로 조퇴한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부재중전화 2통이 걸려 왔다.
다음날까지 답이 없자 해당 학부모는 교무실에 쫓아와 이 씨를 찾았다. 동료 교사가 이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자 "거짓말하지 말라"며 난동을 부린 이 학부모는 직접 확인하겠다는 이유로 장례식장까지 찾아갔다.
해당 학부모는 "인사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조문은 하지 않았으며, 방명록 작성을 놓고는 유족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냐"는 유족의 일침에 "저한테 화내시는 거냐. 저 아시냐", "제가 못 올 데를 왔냐"고 쏘아붙였다.
장례식 방문 목적을 묻는 MBC 전화에는 "모르겠다. 전화하지 말라"며, 기자를 역으로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이 씨의 부임 첫해인 2016년에는 담임을 맡은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는 일이 발생해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금 200만 원을 지급했으나, 학부모가 이 씨에게 돈을 더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학교 측은 휴직하고 군 복무 중이던 이 씨에게 직접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후 해당 학부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 씨에게 다시 연락해 성형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동료 교사는 당시 이 씨가 평소와는 다르게 폭음을 하며 "지금 또 학부모가 연락을 한다. 제가 그분하고 합의 안 할 거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씨가 목숨을 끊기 전날에는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의 부모가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고 요구하며 화를 내는 일도 있었다.
해당 학부모는 MBC에 "요즘 엄마들처럼 별거 아닌 일에 쪼르르 학교 가서 '이거 고쳐주세요. 저거 고치세요.' 이렇게 떠넘기듯이 한 게 아니다. 선생님이 원래 하시는 일이 그거잖냐"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 씨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서른 살 생을 마감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13일 MBC에 따르면 이 씨를 죽음으로 내몬 학부모 항의와 민원이 이 씨의 장례식 당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가 사망한 직후인 지난 2021년 12월 8일, 이 씨의 휴대전화에는 5학년 4반 장기결석 학생의 어머니에게서 '감기로 조퇴한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부재중전화 2통이 걸려 왔다.
다음날까지 답이 없자 해당 학부모는 교무실에 쫓아와 이 씨를 찾았다. 동료 교사가 이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자 "거짓말하지 말라"며 난동을 부린 이 학부모는 직접 확인하겠다는 이유로 장례식장까지 찾아갔다.
해당 학부모는 "인사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조문은 하지 않았으며, 방명록 작성을 놓고는 유족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냐"는 유족의 일침에 "저한테 화내시는 거냐. 저 아시냐", "제가 못 올 데를 왔냐"고 쏘아붙였다.
장례식 방문 목적을 묻는 MBC 전화에는 "모르겠다. 전화하지 말라"며, 기자를 역으로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이 씨의 부임 첫해인 2016년에는 담임을 맡은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는 일이 발생해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금 200만 원을 지급했으나, 학부모가 이 씨에게 돈을 더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학교 측은 휴직하고 군 복무 중이던 이 씨에게 직접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후 해당 학부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 씨에게 다시 연락해 성형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동료 교사는 당시 이 씨가 평소와는 다르게 폭음을 하며 "지금 또 학부모가 연락을 한다. 제가 그분하고 합의 안 할 거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씨가 목숨을 끊기 전날에는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의 부모가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고 요구하며 화를 내는 일도 있었다.
해당 학부모는 MBC에 "요즘 엄마들처럼 별거 아닌 일에 쪼르르 학교 가서 '이거 고쳐주세요. 저거 고치세요.' 이렇게 떠넘기듯이 한 게 아니다. 선생님이 원래 하시는 일이 그거잖냐"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 씨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서른 살 생을 마감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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