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점점 더 병들어갔다" 스웨덴 단원 잼버리 일기 화제

"우린 점점 더 병들어갔다" 스웨덴 단원 잼버리 일기 화제

2023.08.14. 오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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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점점 더 병들어갔다" 스웨덴 단원 잼버리 일기 화제
사진=스웨덴 잼버리 대원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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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한 스카우트 부대장이 열흘 동안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겪은 무더위와 폭우 등 열악한 환경에 대해 작성한 일기를 영국 가디언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제6호 태풍 '카눈'까지 북상하며 어려움을 겪은 새만금 잼버리가 지난 11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막을 내렸으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잼버리 대원들의 불만은 연일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가디언은 스웨덴의 한 스카우트 부대장 모아 매너스트롬(23)의 일기 내용을 공개했다. 매너스트롬은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장에 도착했을 당시 "계획보다 하루 늦게 도착했는데 캠프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폭우가 쏟아져 물이 빠져나갈 곳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상황을 적었다.

매너스트롬은 "우리는 비가 오면 침수되는 레드 존에 있어서 텐트를 쳐야 할지 말지 혼란스러웠다"며 "아직 텐트도 설치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회식으로 이동할 때는 군중이 거대하고 느리게 움직여 도착까지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군중 통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개막식을 마치고 새벽 2시에야 텐트 설치를 마쳤다고. 매너스트롬은 "매우 지치고 치열한 시작"이라고 회상했다.

다음날인 4일에는 "텐트가 너무 뜨거워 땀이 났기 때문에 오전 7시 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며 스카우트 대원들이 열사병에 걸렸다고 전했다. 이어 "대원들은 물이 부족해 어지럽고 메스꺼워 했다"며 "수돗물은 따뜻하고 쇠 맛이 났으며, 음료를 담는 아이스박스는 부족했고 스티로폼 박스 뿐이었다"고 당시의 열악한 환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후에는 더위로 인해 모든 활동이 취소돼 약간 안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5일 자 일기에서는 대부분의 활동이 취소되면서 야영지에 걱정이 퍼졌다고 적었다. 매너스트롬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점점 더 병들어갔고 우리는 그들이 누울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야 했다" "화장실은 비위생적이었다. 거기엔 모기, 딱정벌레, 나방 등 벌레가 많았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여자 화장실은 위생 제품이 쓰레기통에 넘치게 쌓이고 남자 화장실에서는 대변이 넘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거듭 불만을 쏟아냈다.

또 이 날 스웨덴 대원들은 가장 대규모 인원으로 알려졌던 영국 스카우트가 야영지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에 '모든 것이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라는 두려움을 느꼈다고도 전했다.

6일에는 한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캠프장 환경이 개선됐으나 태풍 카눈 북상으로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 8일 '플랜B' 이동을 위해 버스에 탑승한 스웨덴 대원들이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달콤씁쓸한 감정을 느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야영지를 떠난 스웨덴 스카우트들은 인근 대학에 도착하고서야 휴식 다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팝 공연에 대해 "전 세계에서 온 스카우트들이 나란히 앉아 K팝 쇼를 즐기는 등 에너지가 좋았다"며 "야영지는 이미 먼 기억처럼 느껴졌다. 스카우트들이 훨씬 더 잘하고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적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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