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우울한' 한국사회 ...당신의 정신건강은 안녕하십니까

[뉴스라이더] '우울한' 한국사회 ...당신의 정신건강은 안녕하십니까

2023.09.12.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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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 이었습니다.그런데 이날 발표된 통계가 충격을 줬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7천 명 정도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겁니다. 늘어나는 자살률, 어떤 이유가 있고대책 마련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아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저는 이 숫자를 보고 상당히 놀랐어요. 올해 상반기에만 7000명 가까이, 정확히는 6936명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보도가 나온 건데. 이거 굉장히 충격적인 수치였습니다.

[백종우]
사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OECD 국가 중에 1위고요. 하루에 36명 정도의 안타까운 생명을 자살로 잃고 있는데. 문제는 통계청 공식 통계는 아니고 대응을 잘하기 위해서 경찰의 잠정치를 봤을 때 올해 6개월이 작년보다 상당히 늘었다. 그 점에 있어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난 3년 동안의 통계도 준비했는데 좀 보여주시죠. 지난 3년 동안의 통계를 보더라도 지금 스스로 세상을 떠난 분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아 보이는데. 이런 상황을 두고 이게 코로나19와 관련 있다, 이렇게 분석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세요?

[백종우]
이전에도 재난마다 다르기는 한데 일본의 동일본 대지진 때도 초반에는 같이 이겨내자라는 사회공동체의식이 있다가 2~3년이 지났는데도 현실이 나아지지 않는다라고 절망을 느낀 사람의 자살이 늘 수 있다는 건데 코로나를 연구한 여러 결과에서도 코로나 자체로 인한 사망, 또 의료 시스템이 붕괴돼서 이로 인한 사망, 만성질환의 치료가 어려워져서 생기는 사망이 1, 2, 3차 파고고 코로나는 진정이 됐는데 오히려 사회적으로 절망한다든지 외톨이, 고립된 사람들, 또 정신질환의 문제, 자살의 문제, 소진의 문제가 끔찍한 후유증으로 이 시기에 중요할 수 있다, 이렇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는 지나갔다고 하는데 이 코로나가 남긴 상처가 사람들 마음에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백종우]
맞습니다.

[앵커]
지금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마음을 살펴야 되는 시기다. 오늘 이 시간을 계기로 해서 코로나로 인해서 혹시 내 마음에도 상처가 남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고요. 요즘에 뉴스를 보면 노인층이나 청소년층은 물론이고 공무원이라든가 그리고 교사분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일단 통계 수치로 보면 연령별로 봤을 때 상반기에 스스로 세상을 떠난 분들의 절반 이상이 40대에서 60대라고 하더라고요. 중년층의 위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백종우]
우리 모든 연령대가 다 1위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60대 이상은 자살률이 10만 명당 비율이 1등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40~50대는 인구가 또 제일 많지 않습니까? 거의 절반이거든요. 그래서 숫자가 제일 많습니다. 절반 이상 차지하는 것은 이전이랑 비슷하기는 합니다. 그리고 10~30대는 다른 사망 원인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하지만 다른 나라는 아닌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자살이 사망 원인의 1위라는 점에서 모든 연령대에 하나씩 다 1위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10대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도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비율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입니까?

[백종우]
제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게 2011년 자살예방법 제정 이후로 그때 1만 5906명이었거든요. 가장 높았습니다. 많이 줄었죠. 2000명 이상 감소 추세였는데. 최근에는 청소년, 청년 계속 늘고 심지어는 비율로 따지면 청소년 자살은 40% 이상 최근에 증가해 왔습니다, 5년 사이에. 여기에 상당히 심각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쩌다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건지 이거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 봤으면 좋겠는데 우울증이 원인이다, 이렇게 분석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떻게 보세요?

[백종우]
저희가 심리부검이라고 해서 자살로 돌아가시는 분은 말할 수 없지만 그 유가족들과 동료 기록들 보고 원인을 추정했을 때 평균적으로 이게 자살은 4가지 스트레스 요인이 중첩돼서 나타나거든요. 1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복합적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 누구나 스트레스가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자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자살의 원인이 우울증이라고만 얘기하면 이 네 가지 스트레스가 연속적으로 있다가 마지막에 우울증이 있는 분들이 더 이상 희망이 없고 절망하는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더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서 저희가 10대 청소년들의 자살률도 증가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우려의 말씀을 해 주셨는데 청소년을 포함해서 2030세대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해서. 그런데 그 배경에 청년층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분석이 있어서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백종우]
해외에서도 청소년, 청년의 정신건강의 위기다. 미국에서 이런 선언을 하고 일본에서도 아동가족청을 만든 게 코로나 시기 때 가장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게 10대, 20대였습니다. 제일 자원이 적었고. 또 학교도 못 가지 않았습니까. 그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을 제일 크게 제약을 많이 받은 거죠.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피해도 큰 데다가 그중에 또 일부는 굉장히 고립되고 외톨이로 있다가 절망을 하면 우울이나 자살 문제가 되고 분노하면 범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시점이죠. 10대, 20대 정신건강의 위기가, 그런데 새로 리오프닝 이후에 학교에 갔더니 오히려 전보다 학교폭력의 문제들이라든지 관계의 문제라든지 스트레스 요인이 더 커진 상태가 되니까 이런 것들이 위기를 불러오는 게 아닌가 싶고. 청소년의 자살 우려가 5월달만 해도 어떤 라이브 방송이 SNS를 통해서 있기도 했는데. 특히 청소년은 서로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우리 사회가 다룰까. 언론, SNS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앵커]
자살 충동 주요 이유를 저희가 그래픽으로 준비를 했는데 보면서 얘기를 해 보면 10대, 20대, 30대 그리고 60세 이상의 경우에는 가장 큰 이유로 우울을 꼽았고요. 그리고 40대, 50대는 경제적인 이유를 꼽은 게 눈에 띄거든요. 이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백종우]
실제로 저 조사는 일반인들 대상 조사고 자살 사망자에 대한 경찰조사도 유사합니다. 10~30대는 우울이나 정신건강의 문제가 1위고 40~50대는 경제 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있지만 이게 하나만 있지는 않고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거꾸로 자살 문제를 볼 때 이 자살은 이런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서 일어나는 최악의 결과 중 하나거든요. 자살 문제를 잘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 어디가 비고 어디가 도움이 필요한지. 좀 더 살 만한 사회를 만드는 데 분명히 도움 되는 것들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주변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건 어떠냐, 이런 말씀으로도 이해가 되는데요. 자살 시도자 90% 이상이 사전에 신호를 보낸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알아채는 경우는 한 2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해서. 어떤 신호를 보내고 이걸 어떻게 하면 알아차릴 수 있을지.

[백종우]
굉장히 중요한 말씀인데 맞습니다. 저희가 자살 사망자분들의 심리부검 인터뷰의 결과 94% 정도가 죽고 싶다는 걸 언어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죠. 죽고 싶다. 너무 괴롭다. 희망이 없다. 이렇게 말도 하고요. 또 행동적 신호. 평소와 달리 밤에 잠을 못 자면 낮에 조는 사람도 있고요. 그다음에 감정조절이 안 돼서 짜증을 내는데 사실은 속으로 굉장히 우울해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다음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떨어지니까 제대로 일을 못하는 거죠. 학업도 떨어지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자살을 생각하는 위기에 빠진 사람이 나쁜 학생, 나쁜 직장인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쟤는 게으른 거 아니야? 의지가 부족한 거 아니야? 그런데 속으로는 굉장히 위기에 빠져 있는 상태가 있을 수 있거든요. 거기에 상황적 요인인 스트레스가 중첩된 건데. 그래서 그런 신호를 보낸 분들이 사실 93~94%인데 이거를 신호인지 알게 되는 것들이 자살 유가족이 정확히는 심리부검을 한 날이었던 거죠. 나중에 알게 되죠.

[앵커]
돌아보니 그랬더라.

[백종우]
그래서 해외에서도 자살 예방에 굉장히 중요한 정책 중에 하나가 이것을 생명지킴이 교육이라고 하는데. 자살의 경고 신호를 국민 누구나, 특히 리더들이 앞장서서 교육을 받고 우리 주변에 그런 위기에 처한 사람이 있을 때 빨리 발견해서 적절한 도움을 주면 분명히 자살 예방할 수 있다. 이렇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어떤 기사를 보니까 신체적으로 불편하다고 호소를 많이 하면서 병원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났다고 하던데.
[백종우]
맞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이 정신과보다는 본인의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을 치료하기 위해서 정신과를 방문하는 비율보다 내과나 가정의학과나 마음이 아플 때 몸도 아픈 거죠. 그다음에 또 하나는, 특히 1인 가구 같은 경우는 혼자서 열심히 일하면서 살려고 하다가 몸이 다쳤을 때 정말 위기가 오거든요. 실업, 여러 가지 경제적 어려움으로 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래서 자살 위기에 빠진 사람을 잘 발견하려면 병의원이나 의료시스템에서도 몸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돌볼 수 있고 자살 위기를 물어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앵커]
최근에 교권침해 문제가 또 많이 불거지면서 선생님들의 우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진단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스스로 세상을 떠나시는 분들의 소식이 전해지기도 해서. 집단의 우울감이나 트라우마도 신경을 써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백종우]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에 따라 자살의 원인은 나중에 조사해도 굉장히 다양한데 이런 시기에는, 한편으로 우리가 베르테르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거죠. 이것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눈으로 봤을 때 우리가 때로는 다른 분들에게도 굉장히 우울해하고 트라우마를 미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 정말 중요한 일을 하시는 분인데 더 이상 이렇게 돼서는 안 되겠다.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일어날 때는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이런 보도를 경험하면 마치 내 일 같거든요. 그러면 나도 이 상황을 벗어날 길은 죽음밖에 없다. 이런 생각에 빠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지금 자살률이 1위면서 어느새 사회가 핵가족화가 돼서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한 사람의 숫자가 OECD 국가 중에 꼴등이 됐습니다.

그랬던 나라들이 사실 북유럽 국가들도 1980년대 중반 자살률이 우리보다 더 높았거든요. 그다음부터 사회가 오히려 이럴 때 꼭 가족이 아니라도 공동체를 회복하고 서로가 서로의 위기 때 관심을 가져주고 돕고 필요하다면 정신건강 관련한 서비스를 받게 하고 지금 자살률이 3분의 1 이하로 줄었거든요. 이런 위기를 좀 더 살 만한 사회로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야 될 시점이고 마음에 투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렇게 우울감을 느끼거나 위기라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수 있는데 극복할 수 있는 팁이라고 해야 될까요, 조언이라고 해야 될까요? 뭐가 있을까요?

[백종우]
절망에 빠졌을 때는 길이 안 보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돌아가신 분들은 분명히 수많은 여러 가지 도움 받을 길이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힘드신 분는 1393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꼭 통해서 내가 지금 처한 여러 위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꼭 연결되셨으면 합니다.

[앵커]
우울감이나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으신 분들. 혹은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으시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그리고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번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화번호가 있으니까요. 연락해서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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