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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9월 19일 (화요일)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고대문명 가야를 상징하는 유적인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013년 첫 등재 추진을 한 이후에 10년 만의 결실인데요.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타임 캡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이제 세계 속 가야로 부활한다는 기대도 큰데요.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하승철 실장 전화 연결해보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실장(이하 하승철): 네 안녕하십니까 하승철입니다.
◇ 박귀빈 :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에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45차 회의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얼마 전에 열려서 지금 현지에 계신 거잖아요. 지금 시간이 지금 오전 5시라고 하던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세요?
◆ 하승철: 네 괜찮습니다. 현재 5시 10분 정도입니다.
◇ 박귀빈 : 새벽 5시 10분에 지금 사우디 현지에서 연결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실장님 일단 축하드리고요. 지금 해외에 계셔가지고 제가 질문드리고 또 우리 실장님이 답변하기까지 조금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 청취자 여러분 좀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0년 넘게 애쓰셨는데 이런 결실을 맺게 되셨습니다. 사실 세계유산 등재될 거란 전망은 많았는데 실제 이 소식 듣고 어떠셨어요?
◆ 하승철: 네 유네스코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이코모스(ICOMOS)에서 가야고분군 등재 보고서를 아주 높게 평가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있어서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등재 결정까지는 무척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회의장에서 비로소 가야고분군 최종 등재가 결정되는 순간에 대한민국 대표단 함성과 세계 각국의 축하 박수 소리가 회의장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비로소 등재가 되었구나라는 안도가 있었습니다.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 박귀빈 : 그렇죠 지금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셨는데 지난 10년 동안의 어떤 그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쭉 흘러갔을 것 같아요.
◆ 하승철: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순간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 박귀빈 : 그렇죠. 이번에 세계유산이 된 것은 가야 고분군이라고, 이게 어떤 곳입니까? 이게 어떤 건지 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 하승철: 네 가야는 주변에 있는 중앙집권화된 고구려, 백제 신라와 달리 여러 정치 세력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가야고분은 가야 각국의 왕과 왕족 지배자들의 무덤입니다.
◇ 박귀빈 : 왕과 왕족 지배자들의 무덤이군요. 그러니까 무덤이 여러 개가 이렇게 집단으로 있어서 가야 고분군인가 봐요
◆ 하승철: 네 한 고분에 여러 개.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무덤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고분군입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제가 앞서 이 시간 시작할 때 이렇게 말씀을 드렸거든요. 이 가야 고분군이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타임 캡슐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어요. 이 무덤 안에는 어떤 유물들이 있길래. 솔직히 이런 표현들이 나오거든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하승철: 네 아시다시피 가야는 기록이 없지만 이 고분에는 당시 가야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사용했던 물건들이 적게는 수십 점 또는 수백 점이 부장되어 있습니다. 전쟁을 대비했던 칼, 갑옷, 투구 등 철제 무기들이 많이 부장되어 있고 말을 탈 때 사용했던 말 장식품 그리고 일상생활에 사용했던 그릇 등이 함께 부장되고 있고, 특히나 가야 사람들이 살던 집이나 배 모양을 본떠 만든 토기들도 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유물들을 통해서 가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타임캡슐로 불리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우리가 왕의 무덤 기존의 역사 속에 있는 다른 시대의 왕의 무덤들은 많이 이제 보고 왔긴 한데 유네스코가 이번에 가야 고분군의 어떤 가치를 어떤 부분에서 좀 주목을 한 걸까요?
◆ 하승철: 유네스코에서 이번에 이제 가야고분군이 동북아시아 고대 문명을 아주 풍요롭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소멸된 가야문명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네스코로부터 그 인정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이제 고구려, 백제, 신라 유산이 이미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이번에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전 세계가 우리나라 고대 문명의 우수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 박귀빈 : 이번에 등재된 게 가야의 고분군 7개 고분군이라고 하던데요. 또 그 안에서 출토된 여러 유물들도 아까 설명해 주셨듯이 있었고 이 7개 고분군 뭐 다 당연히 다 중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주목할 만한 고분군이라든가 유물이 있을까요?
◆ 하승철: 각각의 고분군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데 이번에 유네스코에서는 7개 고분군이 전체적으로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문화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의 고분군을 주목하기보다는 고분군이 보여주는 특성이 모여서 가야 전체 문명을 보여준다.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경남 김해에 있는 대성동 고분군은 가야의 성립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고 함안에 있는 마이산 고분군은 가야 전체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고령에 있는 지산동 고분군은 가야의 최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러한 각각의 고분군들의 모습이 모여서 비로소 가야 문명 전체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유네스코가 그 가치를 주목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그리고 이 가야고분군이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가요 그동안 문헌으로만 좀 전해졌던 거죠. 우리 순장이라는 매장 풍습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누군가가 죽으면 산 사람도 함께 묻어서 좀 장례를 했던 그런 매장 풍습인데 실제로 이번 가야 고분군이 그런 매장 풍습이 적용이 됐던 게 맞습니까?
◆ 하승철: 네 가야고분군의 여러 당시에 매장 풍습이 잘 남아 있어서 유네스코에서도 그 점을 주목했습니다. 우리가 가야 고분군을 발굴하다 보면 이제 순장의 모습을 이제 확인 하기도 하는데 이런 현장의 모습도 중요한 가치로 인정을 했습니다. 간단히 제가 순장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드리면 순장은 당시 살아있는 사람을 묻은 주인과 함께 매장하는 풍습입니다. 고구려, 백제 삼국에도 순장이 확인되지만 특히 가야에는 이 순장이 오랫동안 많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장이 적게는 한두 명을 순장하지만 많게는 약 40명 정도 순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가야 사람들은 사후 세계가 있어서 죽어도 살아있을 당시의 생활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사람 가야 사람들은 순장을 당연시하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에 가야에서 순장이 아주 오랫동안 유행했던 것으로 학자들은 연구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한국사에서 순장을 활발하게 했던 나라, 가야라는 말씀이신데 이번에 이것이 좀 그 역사적인 의미를 또 그 부분에서도 갖는다는 말씀이세요. 가야 시대 무덤의 경우에는 일제강점기 때 이게 도굴된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게 역사 왜곡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던데 이거는 왜 그랬습니까?
◆ 하승철: 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반도를 침략하면서 그들의 침략을 당연시하기 위해서 이제 가야 시기에 일본 야마토 왜가 한반도 남부 가야의 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입니다. 그러한 임나일본부설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 가야유적 특히 고분군을 마구 파헤쳤습니다. 그러나 가야고분군에는 그러한 증거를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이때부터 이제 가야 고분군을 파헤치면서 가야 고분군에서 왕관이나 목걸이, 귀걸이 등 값비싼 보물이 이제 출토되면서 가야고분군이 고분이 가야의 보물 창고로 알려지게 되면서 이때부터 도굴범들이 표적이 되었고 오랫동안 많이 도굴되기도 했습니다.
◇ 박귀빈 : 그랬군요. 근데 사실 가야는요 우리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에 비해서는 좀 현저히 기록이 많이 적어서 이게 사라진 역사다 이런 표현도 한다고 하던데 이게 기록이 적은 이유는 뭘까요?
◆ 하승철: 안타깝게도 가야가 다른 3국에 비해서 기록이 적습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이제 가야 기록이 적은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제 가야가 스스로 기록한 역사서가 있었는데 신라가 가야를 병합하면서 의도적으로 가야의 역사 기록을 전부 없앴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고 하나는 다른 하나는 삼국의 역사를 보면 6세기 이후로 본격적으로 자국의 역사서를 편찬하게 되는데 가야는 역사서를 편찬하기 전에 멸망했기 때문에 역사서를 편찬하지 남기지 못했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데 저는 첫 번째 가능성으로 가야가 자기 역사를 기록했지만 신라에서 이후에 아마 폐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신라가 나중에 흡수 통일을 했으니깐요. 당시의 기록도 그래서 상당히 적고 또 도굴도 많이 되고 그래서 잊혀져 있었는데. 사실 가야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으로 연구를 활발히 시작하신 게 1980년대쯤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가야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건데 그런 움직임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 하승철: 네 가야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우리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좀 늦었습니다. 1980년대부터입니다. 1960년대 70년대는 뭔가 경제적으로 좀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그나마 역사 연구는 신라 그다음에 백제에 집중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가 지방자치 체제가 시행되면서 지역에 있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가야문화권에서도 가야 유산에 대한 보존과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때부터 이루어진 조사 연구와 관심이 오늘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1980년대에 지방자치가 되면서 이제 그 지역별로 좀 뭔가 연구를 하다 보니까 가야 시대의 어떤 연구도 재조명해야 될 움직임이 있었다는 말씀이신데 이 가야가 지금의 지역으로 치면 어디 어디에 해당이 되는 거예요?
◆ 하승철: 가야가 지금으로 치면 경남 지역이 한 70% 정도 해당되고 부산 서부 지역 그리고 경북 고령군 그다음에 전북 그다음에 남원 그리고 전라남도 호남 동부 지역도 일부 가야의 영역에 포함됩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우리 실장님께서도 지금 경남에 계신 거잖아요
◆ 하승철: 네네 그렇습니다.
◇ 박귀빈 :예 8703번님이 해외에서 들려오는 훈훈한 사투리 정겹습니다. 이렇게 들으시면서 문자를 주셨어요. 너무 너무 정겹고 정말 경남 지역 부산 서부 이런 것들 가야 지역 일대 이제 앞으로 좀 더 더 연구가 진행 돼야 되지 않을까 좀 이런 기대도 해보는데 앞으로 또 다른 고분군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 하승철: 우리가 지금 파악하고 있는 가야의 고분군은 1천 곳이 넘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조사도 못하고 아직 보존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고분군이 많습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고분군에 필적하는 고분군도 아직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고분군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 보존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제 생각에는 향후 세계유산에도 또 다른 고분군이 등재될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이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됐습니다. 이렇게 이 위상에 걸맞은 보존과 관리도 필요할 것 같은데 사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남은 일도 있죠?
◆ 하승철: 세계유산 등재는 이제 보존과 연구 가야사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고대 동아시아 문명의 다양한 가치를 보여주는 가야 고분을 아주 높게 평가하면서 7개 고분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 조직도 마련하고 그리고 보존 관리 의사결정에 지역 공동체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야고분군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중국 일본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고 서로 연대하고 함께 연구하는 기반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예 알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사라진 잊혀진 역사 그 가야를 지금의 현지 우리에게 더 보여질 수 있도록 그 기회를 많이 좀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우디 현지에서 지금 현재 시간이 아까 오전 새벽 5시 조금 넘은 시간이라고 하셨어요. 실장님 오늘 이른 시간에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추진단 실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실장님 고맙습니다.
◆ 하승철: 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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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3년 9월 19일 (화요일)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고대문명 가야를 상징하는 유적인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013년 첫 등재 추진을 한 이후에 10년 만의 결실인데요.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타임 캡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이제 세계 속 가야로 부활한다는 기대도 큰데요.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하승철 실장 전화 연결해보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실장(이하 하승철): 네 안녕하십니까 하승철입니다.
◇ 박귀빈 :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에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45차 회의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얼마 전에 열려서 지금 현지에 계신 거잖아요. 지금 시간이 지금 오전 5시라고 하던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세요?
◆ 하승철: 네 괜찮습니다. 현재 5시 10분 정도입니다.
◇ 박귀빈 : 새벽 5시 10분에 지금 사우디 현지에서 연결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실장님 일단 축하드리고요. 지금 해외에 계셔가지고 제가 질문드리고 또 우리 실장님이 답변하기까지 조금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 청취자 여러분 좀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0년 넘게 애쓰셨는데 이런 결실을 맺게 되셨습니다. 사실 세계유산 등재될 거란 전망은 많았는데 실제 이 소식 듣고 어떠셨어요?
◆ 하승철: 네 유네스코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이코모스(ICOMOS)에서 가야고분군 등재 보고서를 아주 높게 평가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있어서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등재 결정까지는 무척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회의장에서 비로소 가야고분군 최종 등재가 결정되는 순간에 대한민국 대표단 함성과 세계 각국의 축하 박수 소리가 회의장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비로소 등재가 되었구나라는 안도가 있었습니다.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 박귀빈 : 그렇죠 지금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셨는데 지난 10년 동안의 어떤 그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쭉 흘러갔을 것 같아요.
◆ 하승철: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순간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 박귀빈 : 그렇죠. 이번에 세계유산이 된 것은 가야 고분군이라고, 이게 어떤 곳입니까? 이게 어떤 건지 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 하승철: 네 가야는 주변에 있는 중앙집권화된 고구려, 백제 신라와 달리 여러 정치 세력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가야고분은 가야 각국의 왕과 왕족 지배자들의 무덤입니다.
◇ 박귀빈 : 왕과 왕족 지배자들의 무덤이군요. 그러니까 무덤이 여러 개가 이렇게 집단으로 있어서 가야 고분군인가 봐요
◆ 하승철: 네 한 고분에 여러 개.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무덤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고분군입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제가 앞서 이 시간 시작할 때 이렇게 말씀을 드렸거든요. 이 가야 고분군이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타임 캡슐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어요. 이 무덤 안에는 어떤 유물들이 있길래. 솔직히 이런 표현들이 나오거든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하승철: 네 아시다시피 가야는 기록이 없지만 이 고분에는 당시 가야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사용했던 물건들이 적게는 수십 점 또는 수백 점이 부장되어 있습니다. 전쟁을 대비했던 칼, 갑옷, 투구 등 철제 무기들이 많이 부장되어 있고 말을 탈 때 사용했던 말 장식품 그리고 일상생활에 사용했던 그릇 등이 함께 부장되고 있고, 특히나 가야 사람들이 살던 집이나 배 모양을 본떠 만든 토기들도 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유물들을 통해서 가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타임캡슐로 불리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우리가 왕의 무덤 기존의 역사 속에 있는 다른 시대의 왕의 무덤들은 많이 이제 보고 왔긴 한데 유네스코가 이번에 가야 고분군의 어떤 가치를 어떤 부분에서 좀 주목을 한 걸까요?
◆ 하승철: 유네스코에서 이번에 이제 가야고분군이 동북아시아 고대 문명을 아주 풍요롭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소멸된 가야문명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네스코로부터 그 인정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이제 고구려, 백제, 신라 유산이 이미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이번에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전 세계가 우리나라 고대 문명의 우수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 박귀빈 : 이번에 등재된 게 가야의 고분군 7개 고분군이라고 하던데요. 또 그 안에서 출토된 여러 유물들도 아까 설명해 주셨듯이 있었고 이 7개 고분군 뭐 다 당연히 다 중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주목할 만한 고분군이라든가 유물이 있을까요?
◆ 하승철: 각각의 고분군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데 이번에 유네스코에서는 7개 고분군이 전체적으로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문화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의 고분군을 주목하기보다는 고분군이 보여주는 특성이 모여서 가야 전체 문명을 보여준다.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경남 김해에 있는 대성동 고분군은 가야의 성립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고 함안에 있는 마이산 고분군은 가야 전체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고령에 있는 지산동 고분군은 가야의 최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러한 각각의 고분군들의 모습이 모여서 비로소 가야 문명 전체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유네스코가 그 가치를 주목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그리고 이 가야고분군이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가요 그동안 문헌으로만 좀 전해졌던 거죠. 우리 순장이라는 매장 풍습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누군가가 죽으면 산 사람도 함께 묻어서 좀 장례를 했던 그런 매장 풍습인데 실제로 이번 가야 고분군이 그런 매장 풍습이 적용이 됐던 게 맞습니까?
◆ 하승철: 네 가야고분군의 여러 당시에 매장 풍습이 잘 남아 있어서 유네스코에서도 그 점을 주목했습니다. 우리가 가야 고분군을 발굴하다 보면 이제 순장의 모습을 이제 확인 하기도 하는데 이런 현장의 모습도 중요한 가치로 인정을 했습니다. 간단히 제가 순장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드리면 순장은 당시 살아있는 사람을 묻은 주인과 함께 매장하는 풍습입니다. 고구려, 백제 삼국에도 순장이 확인되지만 특히 가야에는 이 순장이 오랫동안 많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장이 적게는 한두 명을 순장하지만 많게는 약 40명 정도 순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가야 사람들은 사후 세계가 있어서 죽어도 살아있을 당시의 생활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사람 가야 사람들은 순장을 당연시하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에 가야에서 순장이 아주 오랫동안 유행했던 것으로 학자들은 연구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한국사에서 순장을 활발하게 했던 나라, 가야라는 말씀이신데 이번에 이것이 좀 그 역사적인 의미를 또 그 부분에서도 갖는다는 말씀이세요. 가야 시대 무덤의 경우에는 일제강점기 때 이게 도굴된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게 역사 왜곡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던데 이거는 왜 그랬습니까?
◆ 하승철: 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반도를 침략하면서 그들의 침략을 당연시하기 위해서 이제 가야 시기에 일본 야마토 왜가 한반도 남부 가야의 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입니다. 그러한 임나일본부설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 가야유적 특히 고분군을 마구 파헤쳤습니다. 그러나 가야고분군에는 그러한 증거를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이때부터 이제 가야 고분군을 파헤치면서 가야 고분군에서 왕관이나 목걸이, 귀걸이 등 값비싼 보물이 이제 출토되면서 가야고분군이 고분이 가야의 보물 창고로 알려지게 되면서 이때부터 도굴범들이 표적이 되었고 오랫동안 많이 도굴되기도 했습니다.
◇ 박귀빈 : 그랬군요. 근데 사실 가야는요 우리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에 비해서는 좀 현저히 기록이 많이 적어서 이게 사라진 역사다 이런 표현도 한다고 하던데 이게 기록이 적은 이유는 뭘까요?
◆ 하승철: 안타깝게도 가야가 다른 3국에 비해서 기록이 적습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이제 가야 기록이 적은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제 가야가 스스로 기록한 역사서가 있었는데 신라가 가야를 병합하면서 의도적으로 가야의 역사 기록을 전부 없앴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고 하나는 다른 하나는 삼국의 역사를 보면 6세기 이후로 본격적으로 자국의 역사서를 편찬하게 되는데 가야는 역사서를 편찬하기 전에 멸망했기 때문에 역사서를 편찬하지 남기지 못했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데 저는 첫 번째 가능성으로 가야가 자기 역사를 기록했지만 신라에서 이후에 아마 폐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신라가 나중에 흡수 통일을 했으니깐요. 당시의 기록도 그래서 상당히 적고 또 도굴도 많이 되고 그래서 잊혀져 있었는데. 사실 가야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으로 연구를 활발히 시작하신 게 1980년대쯤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가야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건데 그런 움직임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 하승철: 네 가야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우리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좀 늦었습니다. 1980년대부터입니다. 1960년대 70년대는 뭔가 경제적으로 좀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그나마 역사 연구는 신라 그다음에 백제에 집중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가 지방자치 체제가 시행되면서 지역에 있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가야문화권에서도 가야 유산에 대한 보존과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때부터 이루어진 조사 연구와 관심이 오늘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1980년대에 지방자치가 되면서 이제 그 지역별로 좀 뭔가 연구를 하다 보니까 가야 시대의 어떤 연구도 재조명해야 될 움직임이 있었다는 말씀이신데 이 가야가 지금의 지역으로 치면 어디 어디에 해당이 되는 거예요?
◆ 하승철: 가야가 지금으로 치면 경남 지역이 한 70% 정도 해당되고 부산 서부 지역 그리고 경북 고령군 그다음에 전북 그다음에 남원 그리고 전라남도 호남 동부 지역도 일부 가야의 영역에 포함됩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우리 실장님께서도 지금 경남에 계신 거잖아요
◆ 하승철: 네네 그렇습니다.
◇ 박귀빈 :예 8703번님이 해외에서 들려오는 훈훈한 사투리 정겹습니다. 이렇게 들으시면서 문자를 주셨어요. 너무 너무 정겹고 정말 경남 지역 부산 서부 이런 것들 가야 지역 일대 이제 앞으로 좀 더 더 연구가 진행 돼야 되지 않을까 좀 이런 기대도 해보는데 앞으로 또 다른 고분군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 하승철: 우리가 지금 파악하고 있는 가야의 고분군은 1천 곳이 넘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조사도 못하고 아직 보존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고분군이 많습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고분군에 필적하는 고분군도 아직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고분군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 보존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제 생각에는 향후 세계유산에도 또 다른 고분군이 등재될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이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됐습니다. 이렇게 이 위상에 걸맞은 보존과 관리도 필요할 것 같은데 사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남은 일도 있죠?
◆ 하승철: 세계유산 등재는 이제 보존과 연구 가야사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고대 동아시아 문명의 다양한 가치를 보여주는 가야 고분을 아주 높게 평가하면서 7개 고분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 조직도 마련하고 그리고 보존 관리 의사결정에 지역 공동체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야고분군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중국 일본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고 서로 연대하고 함께 연구하는 기반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예 알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사라진 잊혀진 역사 그 가야를 지금의 현지 우리에게 더 보여질 수 있도록 그 기회를 많이 좀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우디 현지에서 지금 현재 시간이 아까 오전 새벽 5시 조금 넘은 시간이라고 하셨어요. 실장님 오늘 이른 시간에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추진단 실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실장님 고맙습니다.
◆ 하승철: 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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