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치매 인구 100만 시대...사회가 함께 극복할 방법은?

[뉴스라이더] 치매 인구 100만 시대...사회가 함께 극복할 방법은?

2023.09.21. 오전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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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망각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하죠.나쁜 기억만 지워버리고잘 살면 좋겠는데,좋은 기억까지 지워지면 이것만큼 또 슬프고 힘든 게 없습니다. 그래서 치매는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9월 21일, 오늘은 치매 극복의 날입니다.

사회가 함께 '치매'를 극복해 나갈 방법, 무엇이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제 나이가 40대가 됐는데 이제 40대가 되니까 누구누구 부모님이 아프시더라, 이런 소리가 들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다른 건 다 감당하겠는데 치매만큼은 안 걸리고 싶다, 이런 말씀도 하시고요. 이게 사실 모두의 바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 수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고 올해 통계로만 보면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 가까이 될 것이다, 이런 관련 통계도 나왔더라고요.

[정순둘]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 치매 환자 수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가 보통 치매 유병률이라고 해서 노인 인구 중에 몇 퍼센트가 치매에 걸리는가를 보면 대략 10% 정도를 이야기합니다. 10명 중에 1명이죠. 그래서 올해만 해도 100만을 예상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앞으로 2060년이 되면 300만이 넘는다든가 그 노인의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치매에 걸리는 노인도 늘어난다고 봐야 되는 거죠.

[앵커]
머지않은 미래인 것이고, 저 연도를 계산해 보면 20년 뒤에 저도 어쩌면 걸릴 수도 있는. 그러니까 남의 얘기가 아니라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소리입니다. 요즘 핸드폰 보면 실종 경보 문자가 자주 울리잖아요. 그래서 열어보면 치매 노인들의 실종 소식을 자주 알리는 알람입니다.

배회하는 치매 환자들이 늘고 있고 또 가족들의 경우는 우리 엄마, 우리 아빠 혹은 우리 가족 누구, 애타게 찾고 있거든요. 이거 겪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고통과 두려움인데 환자들이 겪는 문제 중에 가장 큰 고민이 바로 배회 문제라면서요?

[정순둘]
네, 주로 배회 문제는 치매 환자가 초창기보다는 조금 더 진행이 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이고요. 주로 해가 진 이후나 저녁에 배회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선다운 신드롬이다, 이렇게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배회하는 환자가 집으로 잘 찾아오실 경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이분들이 집을 잘 찾지 못하는 실종 건수가 늘고 있다는 것이고요.
그런데 실종이 매해 1만 건이 넘게 보고가 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많은 건수의 실종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중에 한 1%는 실제로 숨진 이후에 발견된다라고 하는 점에서 가족들의 마음을 더 힘들게 하는 사건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실종 사망자 3명 중 2명이 치매 환자라고도 나와 있기도 하고요. 선다운 신드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치매 환자들이 해가 지고 난 저녁, 밤에 나가는 특별한 이유나 원인이 있습니까?

[정순둘]
그런 원인보다는 아무래도 해가 없을 때 나가게 하는 그런 원인들이 있을 것 같고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렇게 불리우고 있어요. 주로 오전보다는 야간 시간으로.

[앵커]
그러면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두고 계신 분들은 특별히 해가 지는 시간을 좀 더 유념할 필요가 있으시겠네요?

[정순둘]
그렇게도 바라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실종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실 골든타임이라는 게 있잖아요. 길어질수록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까. 골든타임이라고 하면 치매 환자에게는 어느 정도 시간이 골든타임일까요?

[정순둘]
사실 딱 정해져서 골든타임이 여기까지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보통 경찰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48시간 이내에 찾지 못하면 장기적인 실종 상태다, 이렇게 분류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보통 치매 실종에 대한 신고가 들어가면 한 11시간 이내에는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한 24시간 정도가 치매 실종 환자를 찾는 골든타임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만약에 치매 가족이 집 밖을 나서면 매일같이 가족들이 찾아나서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은 일이고. 왜냐하면 가족들도 일상생활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직장도 가야 되고 학교도 가야 되고. 그래서 더더욱 치매 환자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제도적으로 돕는 장치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순둘]
지금 GPS를 활용해서 하는 것이 배회 감지기라는 게 있어요. 그것을 손목에 찬다든가 목걸이로 차서 이분들이 어디에 있으신지를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장치가 있고 또 그 장치에서 보내는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서 깔 수 있도록, 그 가족들이. 자신의 부모님들이 어디에 계시는지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경찰청에서 치매 환자 지문 사전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등록해 놓으면 배회하고 있는 어르신이라든가 이분들이 이 지문하고 일치하는지를 볼 수 있겠죠. 그리고 또 하나는 옷에다가 치매 환자라고 하는 인식표를 부착해서 배회하시는 분들을 이웃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모르는 분들이 보시고 연락을 해 드릴 수 있는 그런 인식표 같은 것도 배부하고 있습니다.

[앵커]
배회 감지기, 인식표 같은 부분들. 이런 지원 서비스들이 실제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는 건가요?

[정순둘]
실제로 GPS 기반으로 해서 배회를 감지하는 기구 같은 경우에는 보통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치매 환자 실종되었을 때 찾는 시간이 한 1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배회 감지기를 하고 있을 경우에는 한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거의 한 10분의 1 수준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효과가 입증이 되었고 이것을 사용한다면 실종을 방지할 수 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얼마 전에 길을 잃은 치매 어르신이 있었는데 집배원께서 발견해서 귀가를 도왔던 일이 화제가 됐거든요.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정순둘]
그렇습니다. 사실은 치매가 환자들과 가족들만 당면한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이웃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고 앞에서 말씀하셨지만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치매안심마을이라든가 치매파트너 같은 것들을 육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치매파트너는 뭔가요?

[정순둘]
치매파트너는 지역 주민들이 치매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치매안심센터라는 곳에서 교육을 하고 이분들이 자원봉사도 하시고 여러 가지 도우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고요. 그리고 또 치매안심마을이라고 하면 그 마을에서 치매 환자들을 우리가 좀 더 보호하고 관심을 갖겠다.

예를 들면 서울시 동대문구 같은 경우에 그런 일이 있더라고요.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그 주변에 있는 택시에서 GPS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치매 환자들을 찾고 보호해 주는 그런 활동을 하는 거죠. 울타리 같은 그런 역할을 해 주는 거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이렇게 혹시라도 배회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계시지 않는지에 대한 것들을 찾아보는 노력, 함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동대문구 아이디어 좋네요. 택시기사님들이 도로 위에 항상 다니고 계시니까 혹시라도 길을 잃은 어르신이 계시면 바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길 가다가 어르신의 움직임이 뭔가 좀 이상하다.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도와드려야 될 것 같다라는 관심이 참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모습을 특징적으로 이웃들이 인지하면 좋겠습니까?

[정순둘]
보통은 그냥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라고 이야기하고요. 그런데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은 방향 감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없다라든가 목적 없이 길을 가는 것 같은 그런 모습들을 통해서 우리가 캐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방향감각이라고 하면 어르신이 길을 가다가 신호에 상관없이 길을 건너신다든가 이런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순둘]
맞습니다. 보통 배회하시거나 실종되시는 분들을 보면 사실은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르니까 그런 신호라든가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가는 경우도 있고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 같은, 산속 길을 간다라든가 이런 부분도 볼 수 있죠.

[앵커]
그렇군요. 이 문제는 치매 환자를 누가 곁에서 돌봐야 하는 문제인가와도 직결이 되곤 합니다. 사회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이웃들도 많이 도와주면 너무나 좋겠습니다마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이웃들이 정말 많잖아요. 가족들의 경우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에 현실적으로 치매 환자가 있는 가족들이 택하는 방법은 잠금장치를 집에 설치를 한다거나 혹은 직장을 포기한다거나 이렇게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고들 하더라고요.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까?

[정순둘]
사실 그렇게 자신의 일을 포기하면서 돌봐야 하는 그런 상황에 직면하는 건 사실인데요. 이러한 가족의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해서 국가에서 여러 가지 장치들을 만드는 것이고요. 그 대표적인 것들 중에 하나가 치매관리종합계획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어떻게 하면 이런 가족들을 도울까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고요. 그 대표적인 것이 치매안심센터입니다.

그래서 치매안심센터가 전국적으로 200여 개가 있으면서 그곳에서 치매 환자 가족들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요. 그다음에 치매 환자에 대한, 이분이 치매다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진단을 하고 또 이분들이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통해서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고요.

그리고 또 지역사회에 있는 노인복지관이라든가 주간보호센터 같은 것들이 있어서 치매 가족들이 꼭 집에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갖추고는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치매안심센터라는 게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요양원과는 다른 개념인 거죠? 치매 환자의 가족들을 도와주는 센터인 겁니까?

[정순둘]
두 사람들을 다 도와주는 거죠. 치매 환자와 치매 가족을 다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데요. 치매 환자 입장에서는 앞에서도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배회하는 문제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일단 치매 환자로 등록을 하고 이분들의 상태를 점검해 주는 역할을 하는 거고요. 가족들에게는 필요한 정보를 주면서 치매 환자가 어떤 식으로 그 기능이 약화되어 갈 때 거기에 대한 대안을 해야 될지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해 주는 거죠.

[앵커]
가족들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사실 또 다른 문제점 중에 하나는 가족이 없는 분들도 있으시잖아요. 독거노인 부분인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치매마저 걸리게 되면 이분들을 관리해 줄 분들이 전혀 없는 건데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위한 시스템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정순둘]
혼자 사신다고 해도 치매안심센터에서 케어를 할 수는 있는데 이분들이 혼자 고립되어 있을 경우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이 경우에는 저희가 고독사 예방에 대한 기본계획이 되어 있거든요. 거기에서 동주민센터에서 주로 그렇게 고립되어 있는 분들을 찾아나서게 되고요.

찾아나서게 되면 이분들을 앞에서 말씀드린 치매안심센터에 연결해 드린다거나 또는 주간보호센터로 연결해 드리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되신 분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역사회의 관심이라고 하셔서 이 질문 끝으로 드려보고 싶습니다. 최근에 본 기사인데 일본에서는 치매 노인을 고용하는 카페가 있더라고요. 제가 굉장히 인상적으로 들었던 한마디가 잊어도, 틀려도 괜찮아입니다. 저는 이 말 한마디가 그렇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아마 우리 사회에 필요한 한마디가 아닐까 싶은데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세요? 치매 노인들도 사회 안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남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정순둘]
그 카페에서 하루종일 어르신이 봉사를 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갖고 계시지는 않으셔서 일시적으로 하시게 한다고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치해 환자 같은 경우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그대로 우리가 인정해 주고 틀릴 수 있다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면 우리 사회가 치매와 함께 갈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누구나 다 죽는데, 죽는 날까지 어떻게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것이냐, 이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부모님에게 잊어도 틀려도 괜찮습니다라고 한마디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함께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서 치매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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