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적발까지 '평균 39개월'..."농협 내부 통제 허점"

횡령 적발까지 '평균 39개월'..."농협 내부 통제 허점"

2023.10.02.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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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권에서 직원들의 횡령이 매년 잇따르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농협과 지역농협에서는 지난 6년간 횡령 사고 264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협이 이런 횡령 사고를 적발하기까지는 평균 3년 3개월이 걸렸는데, 내부 통제에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YTN이 단독 보도한 경기 파주시 지역 농협 횡령 사건.

재고 관리를 담당해 온 30대 직원 A 씨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차액을 빼돌려 왔습니다.

A 씨는 이렇게 수년 동안 90억여 원을 횡령했는데, 농협 측은 최초 범행으로부터 4년이 지난 뒤에야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사건을 포함해 지난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지역 농협과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은 모두 264건입니다.

횡령액을 합치면 594억 원이 넘지만, 이 가운데 59%만 회수됐습니다.

또, 사고 액수 상위 10건으로 좁혀 보면, 농협 측이 횡령 사실을 인지해 감사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39개월로 나타났습니다.

사고를 좀 더 빨리 인지했다면, 횡령액이 불어나는 걸 막는 건 물론, 사적으로 유용하기 전에 더 많이 회수할 수 있었을 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홍문표 / 국민의힘 의원: 돈의 쓰임에 대해서 흐름을 안다면 이렇게 큰 엄청난 횡령이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시스템이 작동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농협과 축협의 이런 횡령이 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직원들의 횡령 사실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역 농협을 포함하면 수천 곳에 이르는 지점을 매일 같이 관리하기에는 인력도, 시간도 부족하다는 겁니다.

또, 전산으로 상시 감시를 하더라도 적은 금액을 장기간 빼돌리는 눈속임까지 적발해 내는 건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에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마냥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보다는 범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내부 통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이수연
그래픽: 유영준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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