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슈] 세종대왕도 울고 갈 아파트 이름

[왓슈] 세종대왕도 울고 갈 아파트 이름

2023.10.08. 오전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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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파트에 사시나요? 아파트에 사신다면 살고 있는 아파트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성로 / 개포동 : (어느 아파트 거주하세요?) 상록 스타힐스요]

[김수연 / 개포동 : 여기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살아요]

[배기호 / 개포동 : 뒤에 보이시는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에 살고 있습니다. 뜻까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냥 조금 고 퀄리티, 하이급 이라고 알고 있어요]

[김수연 / 개포동 : 시공사 : 잘 모르겠어요. 여기를 보더라도 대각선으로 자이 아파트가 있는데 뒤에 붙어 있는 이름만 다르고 그래서 많이 혼돈될 때가 많이 있어요.]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인근에 공원이나 숲이 있다면 파크와 포레, 강과 바다가 있으면 리버와 오션.

그 지역의 첫 분양을 강조하는 퍼스트 등 아파트 이름에서 다양한 외국어가 사용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가 있는 지역명에 건설사 상표, 주변 환경, 특색 등을 넣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심지어 외국 위인들의 이름을 딴 아파트까지 등장했는데 이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식료품 가게 이름은 로컬푸드마켓입니다.

여기에 사는 아이들조차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이름의 뜻을 알지 못했는데요

[(링컨이 무슨 뜻인지 알아?) 잘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 종암 아파트를 시작으로 처음에는 현대, 쌍용 등 지역명과 건설사 이름 등 단순하고 쉬운 이름들을 사용했었습니다.

하지만 IMF 경제 위기를 겪게 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자 정부는 1998년 분양가 자율화 등 규제 완화와 주택 경기 부양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주택 시장의 경쟁이 다시 활성화되고 외국어 이름으로 된 아파트가 등장했는데 오늘날에는 한글로 된 아파트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부분이 외국어 이름입니다.

202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이름을 우리말로 개선하는 것에 대해 66.4%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말 아파트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친근하다.

외국어 이름은 흔해서 싫다. 발음하기 어려워 불편하다는 답변이 있었고

외국어 아파트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세련되어 보인다. 고급스럽다. 국제화 시대에 어울린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김덕호 /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 : 영어로 지으니까 아파트 가치가 올라간다. 실제 그럴지 그거는 한번 고민을 해볼 부분이 있죠 무슨 뜻인지 모르고 이 아파트 명을 받아들이는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센트럴 파크 이것만 해도 전국에 보면 수십 군데가 있을 것 같아요 순우리말로 된 특징화 된 아파트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어떤 지역적인 특성이라든가 또 도시 환경도 살리고 또 국제화에 관련돼서 우리 한국을 알리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에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을 쉽게 부르고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을 짓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추진할 계획이지만 아파트 이름에 법적 규제를 적용할 근거가 없고 재산권 침해라는 반발이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아파트 이름에 꼭 외래어와 외국어를 써야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정서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외래어와 외국어 사용이 오히려 집이라는 의미를 축소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제작 : 이승창
AD : 박채민
내레이션 : 안동준
도움: (사)국어문화원연합회

#한글날 #아파트 #펫네임 #건설사



YTN 이승창 (leesc74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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