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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4년 동안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해 온 무료 급식소가 건물에서 쫓겨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당장은 거리에서 도시락을 나눠주는 걸로 무료 급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날이 추워지는 겨울엔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줄을 서서 도시락을 하나씩 받은 이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거리는 이내 거대한 식당이 됩니다.
노인들은 이 도시락을 받기 위해 배식 1시간 반 전부터 길 위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습니다.
마땅한 곳을 못 찾은 사람들은 도시락을 챙겨 서울역으로, 탑골공원으로 옮겨 가기도 합니다.
[류정순 / 74살 : 가정에서 이런 거 해먹을 형편도 안 되고 주로 서울역에 와서 끼니를 때우는 거예요. 아침을 안 먹다시피 하는 거죠.]
34년째 노숙인과 노인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해 온 '참좋은 친구들' 급식소.
최근 십여 년 동안은 인근 건물에 터를 잡아 운영해 왔는데, 지난 4월, 식기 하나 못 챙긴 채 떠나야 했습니다.
급식소에 건물을 팔기로 약속했던 건물주가 지병을 얻으면서, 아들이 다른 사람에게 건물을 넘긴 게 발단이 됐습니다.
새 주인은 자신이 치른 매입금액의 두 배를 내면 단체 측에 건물을 팔겠다고 제안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명도 소송을 내 승소했고, 용역업체를 불러 강제 퇴거 조치도 마쳤습니다.
결국, 건물에서 쫓겨난 단체는 노숙인들을 찾아다니며 도시락을 나눠 주다가, 지난달 초, 옛 급식소 건물 앞 거리로 다섯 달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전엔 날마다 수백 명에게 세 끼를 챙겨줬던 것과 달리, 지금은 일주일에 사흘, 120명에게, 그것도 저녁 한 끼만 줄 수 있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게다가 날은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 언제까지 야외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신석출 / 참좋은 친구들 이사장 :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했던 자리가 갑자기 나오게 되니까 잠자는 자리가 어렵고…. 이분들도 여기서 하루에 세 끼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자기의 애로사항을 다 얘기합니다. 또 치료를 하고 싶어 하고….]
'참좋은 친구들'을 포함해 노숙인 대상 무료 급식소는 전국에 49곳.
따뜻한 밥 한 끼 도움이 절실한 이는 느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고 후원은 오히려 줄어들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허기와 외로움을 달래주던 따뜻한 밥상 역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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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동안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해 온 무료 급식소가 건물에서 쫓겨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당장은 거리에서 도시락을 나눠주는 걸로 무료 급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날이 추워지는 겨울엔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줄을 서서 도시락을 하나씩 받은 이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거리는 이내 거대한 식당이 됩니다.
노인들은 이 도시락을 받기 위해 배식 1시간 반 전부터 길 위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습니다.
마땅한 곳을 못 찾은 사람들은 도시락을 챙겨 서울역으로, 탑골공원으로 옮겨 가기도 합니다.
[류정순 / 74살 : 가정에서 이런 거 해먹을 형편도 안 되고 주로 서울역에 와서 끼니를 때우는 거예요. 아침을 안 먹다시피 하는 거죠.]
34년째 노숙인과 노인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해 온 '참좋은 친구들' 급식소.
최근 십여 년 동안은 인근 건물에 터를 잡아 운영해 왔는데, 지난 4월, 식기 하나 못 챙긴 채 떠나야 했습니다.
급식소에 건물을 팔기로 약속했던 건물주가 지병을 얻으면서, 아들이 다른 사람에게 건물을 넘긴 게 발단이 됐습니다.
새 주인은 자신이 치른 매입금액의 두 배를 내면 단체 측에 건물을 팔겠다고 제안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명도 소송을 내 승소했고, 용역업체를 불러 강제 퇴거 조치도 마쳤습니다.
결국, 건물에서 쫓겨난 단체는 노숙인들을 찾아다니며 도시락을 나눠 주다가, 지난달 초, 옛 급식소 건물 앞 거리로 다섯 달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전엔 날마다 수백 명에게 세 끼를 챙겨줬던 것과 달리, 지금은 일주일에 사흘, 120명에게, 그것도 저녁 한 끼만 줄 수 있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게다가 날은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 언제까지 야외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신석출 / 참좋은 친구들 이사장 :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했던 자리가 갑자기 나오게 되니까 잠자는 자리가 어렵고…. 이분들도 여기서 하루에 세 끼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자기의 애로사항을 다 얘기합니다. 또 치료를 하고 싶어 하고….]
'참좋은 친구들'을 포함해 노숙인 대상 무료 급식소는 전국에 49곳.
따뜻한 밥 한 끼 도움이 절실한 이는 느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고 후원은 오히려 줄어들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허기와 외로움을 달래주던 따뜻한 밥상 역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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