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보니 주식 수저? '0세 배당 소득자' 1년 새 3배

태어나보니 주식 수저? '0세 배당 소득자' 1년 새 3배

2023.10.17.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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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주식배당을 받은 '0세'의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식을 이용한 증여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부의 편중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4년간 지방청별 미성년자 배당소득 현황'을 분석한 결과 0세 배당소득자는 7425명으로, 전년(2439명)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했다.

2017년 '0세 배당소득자'는 219명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무려 33배로 뛰었다. 2018년(373명)과 2019년(427명)에도 500명을 넘지 않았지만, 2020년부터 급증세가 시작됐다.

전체 미성년자(0~18세) 가운데 배당소득자(2021년 귀속분)도 67만 3,414명으로, 2020년 27만 9,724명에서 2배를 훌쩍 넘었다. 역시 2017년에는 16만 7,234명, 2018년 18만 2,281명, 2019년 17만 2,942명 등으로 보합세였지만 2020년부터 급격히 늘었다.

국세청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는 주식 가격이 폭락했지만 이후 2021년까지 상승장이 유지된 배경도 미성년자의 주식 보유량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식이나 부동산 등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을 자녀에게 미리 증여하면 가치 상승분은 자녀에게 귀속돼 절세효과가 발생한다.

10년마다 성인 자녀는 최대 5천만 원, 미성년 자녀는 최대 2천만 원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면제받는다. 예컨대 자녀가 0세일 때 2,000만 원을 증여세 없이 증여했다면 10세부터는 다시 최대 2천만 원을 증여세 없이 줄 수 있다.

국세청은 2020년에 미성년자 배당소득자가 갑자기 급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2021년 1월부터 증여세와 소득세를 모두 내도록 세법 개정이 예고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기존에는 증여세와 소득세 중 하나만 내면 됐기 때문에 법 개정 전에 많은 부모가 주식 증여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주영 의원은 "부의 대물림과 소득 불평등이 매년 심화되는데, 양극화 완화 의지라곤 보이지 않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 더 극심한 불평등을 몰고 올까 우려된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재분배는 조세정책의 핵심인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고 관련 제도에 빈틈은 없는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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