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급속도로 퍼지는 럼피스킨병...고기·우유 먹어도 될까?

[뉴스라이더] 급속도로 퍼지는 럼피스킨병...고기·우유 먹어도 될까?

2023.10.24. 오전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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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화상중계 :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름도 생소한 소 럼피스킨병, 현재 국내 곳곳으로 퍼지며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진 사례는 17건으로 1,075마리가 매몰 처분됐는데요. 정황근 농리축산식품부 장관은 피해는 더 늘어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대체 럼피스킨병이 무슨 병인지, 또 막을 순 없는 건지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화상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계시죠?

[유한상]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유한상입니다.

[앵커]
럼피스킨병, 저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전파 속도가 빨라서 걱정입니다. 우선 럼피스킨병이 어떤 병입니까?

[유한상]
이 럼피스킨병이라는 것은 럼피스킨 바이러스 감염에서 나타나는 가축 전염병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되면 감염된 소들은 41도 내지 42도의 높은 열을 나타내게 되고 사료 섭취가 줄게 되고 또 과도한 침을 흘리게 됩니다. 또 외형적으로는 피부나 입, 눈, 유방, 생식기 이런 부분에 다양한 크기의 결절이 생기는 게 특징입니다. 특히 피부에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젖소의 경우는 우유 생산이 뚝 떨어져서 생산성이 감소하게 되고 임신한 동물에서는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질병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규정해서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전염병입니다.

[앵커]
제1종 가축전염병이라고 하니까 소 키우는 농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혹시 어떤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나면 우리가 키우는 소가 이 병에 감염됐구나라고 알 수 있을까요?

[유한상]
우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되면 열이 나게 됩니다. 41도 내지는 42도의 열이 나게 되고. 피부나 점막에 2~5cm의 결절이 생기게 됩니다. 또 사료를 섭취하지 않게 되고 젖소의 경우는 우유 생산량이 갑자기 급감하는 특징을 나타내는 질병입니다.

[앵커]
일단 열 나면 뭔가 의심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말씀하신 증상이 소에서 나타내게 되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습니까?

[유한상]
앞에서 말씀드린 증상이 관찰된다면 우선 관계당국에 즉각 신고를 해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서 그 검사 결과에 따라서 조치를 하는 게 필요합니다.

[앵커]
구제역이 떠오르는데 구제역과 럼피스킨병의 차이점은 혹시 어떤 부분일까요?

[유한상]
구제역은 감염돼서 외형적으로 처음에 열이 나거나 침을 흘리거나 하는 부분은 같습니다. 그러나 구제역의 경우에는 가죽이나 점막 같은 데 결절이 생기지 않습니다. 대신에 그 부위에 수포가 생기게 되면서 구강점막이나 발굽 이런 게 수포가 생기고 이것은 피부나 구강에 다양한 형태의 결절이 생기는 게 특징입니다.

[앵커]
제가 듣기로는 이 럼피스킨병이라는 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럼피스킨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분들이 정말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런데 소들이 어떻게 전염되는 걸까요?

[유한상]
이 럼피스킨병의 전염은 감염된 소를 흡혈곤충에 의해 흡혈해서 전파되는 경우가 가장 많이 있고. 감염된 동물, 감염된 동물의 분비물, 우유나 이런 것들과 직접, 간접 접촉에 의해서 전파가 됩니다.

[앵커]
모기 같은 흡혈곤충이라는 말씀이신 거고요. 만약에 소에게서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혹시 사람도 물면 사람도 감염이 되는 겁니까?

[유한상]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앵커]
다행이네요. 그러면 혹시 가축 중에 또 다른 가축에도 전파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유한상]
이 럼피스킨병 바이러스는 소, 물소 그리고 몇 종류의 야생 동물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소와 물소에서 특이적인 증상을 나타낼 뿐입니다.

[앵커]
소에게만 나타나는 거군요. 혹시 그러면 럼피스킨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를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유한상]
럼피스킨병에 걸린 소는 일단 병든 소입니다. 병든 소를 사람이 먹을 수는 없는 거고요. 이것들은 가축 전염병이나 식품위생법상으로도 병든 소를 사람이 식용으로 가공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에게까지 병든 소의 고기가 오지는 않는 거군요. 아까 젖소가 감염됐을 때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우유의 경우도 소비자에게 오지는 않겠네요. 생산성이 떨어지고 상품성이 없어서 바로 폐기가 되는 겁니까?

[유한상]
그렇습니다. 그래서 감염된 소에게서 생산되는 여러 가지 고기라든지 우유 이런 것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식품 체인상 소비자에게 갈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앵커]
럼피스킨병 제가 찾아보니까 1929년에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병이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100년 전이지 않습니까?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서 이 병이 발생한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유한상]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이 질병은 아프리카에서만 풍토병으로 발생했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쯤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010년까지 중동지역에 발생하다가 그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던 질병들이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 러시아를 통해서 동남아 지역에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얼마나 퍼져 있을까 또 앞으로 얼마나 퍼질까가 문제인데요. 서해안을 중심으로 퍼졌는데, 처음에는. 이제 충북 음성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게 됐습니다. 내륙으로 퍼진 모양새인데 혹시 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유한상]
지금 우리나라 럼피스킨병 바이러스 발생 상황에 대해서 가장 문제가 바이러스가 언제 들어왔는지, 어떻게 들어왔는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습니다. 이걸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서 지금 현재 얼마나 확산돼 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발생 상황, 최근 며칠 동안에 갑자기 많이 발생한 상황을 보면 꽤 오래전에 적어도 한 달이나 한 달 반 전에 우리나라에 바이러스가 들어왔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요. 들어온 경로도 한 경로 이상으로, 몇 가지 경로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이 럼피스킨병의 병 특성을 봤을 때 아마도 우리나라의 많은 지역에 이 바이러스가 확산돼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이미 럼피스킨병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는군요.

[유한상]
그렇습니다.

[앵커]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분석하시기로는 그 시점은 한 달 전쯤,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전국으로 이미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리를 하겠습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건 결국 백신인 것 같습니다.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다음 달 초까지 170만 마리분을 도입해서 접종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겁니까?

[유한상]
현재 럼피스킨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위험지역에 있는, 확산이 우려될 수 있는 그런 지역에 신속한 백신접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교수님, 백신 접종 후에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 3주 정도가 걸린다고 하잖아요. 혹시 너무 늦은 건 아닙니까?

[유한상]
이 백신 접종은 늦은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해야 되는데. 항체가 생성되는 데 3주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일반적인 방역, 즉 전염원을 찾아내는, 감염경로를 빨리 찾아내서 없애는 그런 방법과 주기적인 소독, 흡혈곤충의 구제, 차단 방역 이런 것들을 해서 더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앵커]
다행히도 백신은 정부가 미리 수입해 놓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조금 아쉬운 점은 왜 미리 접종하지 않았던 걸까라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유한상]
현재 우리나라에 사육되고 있는 소는 한 400만 두 정도 됩니다. 정부에서 확보된 백신은 54만 두분입니다. 전염병이라는 게 어느 지역에서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나라의 전체 숫자에 맞는 백신이 있으면 전체적으로 접종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고. 또 항체가 형성돼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2~3년 가기는 하지만 영구적으로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생 시기에 맞춰서 접종을 하는 게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정부는 매몰 처분에 대해서 100%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하니까 혹시 축산농가에서도 발병이 의심되면 바로 신고하시고 빠른 조치를 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축산농가에서 주의해야 할 점, 끝으로 여쭙고 싶습니다. 이게 흡혈해충으로 전파되는 전염병이니까 해충을 제거하면 도움이 되는지. 축산농가에서는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를 짚어주십시오, 교수님.

[유한상]
럼피스킨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발생한 지 며칠 되지는 않지만 급격하게 많은 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축산농가에서도 많은 걱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우선 능동적인 임상관찰을 통해서 감염 개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감염원을 차단하고 또 일상적인 방역, 주기적인 소독이라든지 흡혈곤충의 구제라든지 또 외부에서부터의 동물 유입이나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차량, 사람들의 유입을 막는 차단 방역을 철저히 실시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축산농가의 시름이 커진 상황에서 피해가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님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말씀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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