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버젓이 처방된 '키크는 약' 효능·효과 확인 안 됐다

병원서 버젓이 처방된 '키크는 약' 효능·효과 확인 안 됐다

2023.10.25.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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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버젓이 처방된 '키크는 약' 효능·효과 확인 안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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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일명 '키 크는 약'과 '키 크는 주사'에 대한 효능 및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는 일명 '키 크는 약',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 바이오의약품은 총 24개다. 그러나 24개 바이오의약품은 터너증후군 등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환자를 대상으로만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험은 없었다.

김 의원은 그런데도 국내 대학병원, 일반병원, 성장클리닉 등에서 해당 약품과 주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방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1년부터 23년 9월까지 국내에서 저신장증 관련 환자는 3년 누적 약 7만 8,218명이다. 이들 대부분 건강보험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는 터너증후군, 뇌하수체기능저하(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 성인성장호르몬결핍증), 주로단신과관련된선천기형증후군(프라더윌리증후군, 누난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이들 중 약 3만 2,698명(41.8%)이 성장호르몬 바이오의약품(키 키는 주사)을 30만 7,000개를 급여 처방받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국 5,761개 의료기관에 공급된 해당 성장호르몬 의약품은 약 1,066만 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 급여혜택을 받고 처방된 30만 7,000개를 제외한 1,035만 개(97%)는 저신장증이나 기타 관련 질병이 없는 일반 소아 및 청소년들의 키 성장을 위해 비급여 처방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렇게 시중에서 처방되고 있는 성장과 관련된 바이오의약품 모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효능, 효과가 확인된 바 없는데도 마치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의료기관들에서 오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인에게 임상시험조차 한 적 없는 성장호르몬 바이오의약품이 마치 성장하는 일반 소아나 청소년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광고 및 처방하고 있는 병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의 초기 허가 목적과 다르게 오남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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