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 무차별 폭행 당하는데… 순찰차 그대로 지나쳐

연합뉴스

지난 주말 전북 전주에서 50대 남성이 10대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 현장을 경찰이 그대로 지나쳤다가 10분이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공개된 당시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지난 28일 오후 10시 2분쯤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인도에서 50대 남성 A씨가 길을 가던 B양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A씨는 B양을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는가 하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도록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당기기도 했다. 폭행은 8분가량 이어졌다.

이때 폭행 현장 옆으로 경찰 순찰차가 지나가지만, 그대로 지나친다. A씨의 폭행은 지나가던 주민이 제지하고 나서야 멈췄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폭행이 끝난 뒤였다.

경찰은 신고받은 위치가 왕복 6차로 맞은편이라 실제 사건 현장과 달라서 혼선을 겪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SBS에 "원래 현장하고 반대편으로 시스템상 도착 위치가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여학생이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나한테 한 말인 줄 알았다. 나를 비웃는 것 같아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특수상해 및 폭행 혐의를 검토했지만, A씨의 폭행 정도가 심한 것 등을 고려해 살인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