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나타난 박쥐…전문가 “겨울잠 자러 가다 잠시 쉰 듯”

ⓒ연합뉴스

서울 도심 한복판에 박쥐가 나타났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9시경 서울 합정역 인근 아파트 15층에서 박쥐가 방충망에 매달려 있다가 주민에게 발견됐다.

주민 조 모 씨는 “아파트가 도심에 자리 잡고 있고 근처의 숲이나 동굴도 없는데 박쥐가 나타나 놀랐다. 박쥐가 여러 바이러스를 옮기는 동물이라고 해서 뜰채로 쳐서 날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박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청 관계자도 박쥐 출몰 신고가 들어온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박쥐 전문가는 이 같은 출현에 대해 박쥐가 보통 10월부터 그다음 해 5월까지 동면기를 맞는데 올해도 겨울잠을 자러 가는 도중에 잠시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선숙 국립 생태원 박사는 연합뉴스에 “사진 속 박쥐는 집박쥐나 안주애기박쥐로 추정된다. 아파트의 방충망은 박쥐의 발톱으로 매달리기 편하고 평평해서 박쥐가 임시 잠자리로 택하는 장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집박쥐는 민가 지역에 사는 박쥐로 건물, 콘크리트 틈에 살기 때문에 주거 지역에서 목격된다. 산림이나 동굴이 주 서식지인 안주애기박쥐도 11월 말에서 12월 민가에서 자주 목격되는 종이다.

한편 박쥐를 발견하면 손으로 만드는 등 직접 대처하기보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야생동물 특성상 병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YTN 곽현수 (abroad@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