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브런치 즐기려 소아과 오픈런" 의협 연구원장 글 논란

"엄마들 브런치 즐기려 소아과 오픈런" 의협 연구원장 글 논란

2023.12.06.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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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젊은 엄마들이 일찍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 오픈 시간에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6일 의협이 발간한 계간 의료정책포럼에 기고한 글에서 우 원장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진단을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는 과거 우리나라에 응급환자 분류·후송을 담당하는 '1339 응급콜'이 법 개정에 따라 119로 통폐합되면서 생긴 일"이라며 "법 개정 이후 전문성이 없는 소방대원이 응급환자를 대형병원으로만 보내니 경증 환자가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 가까이 차지하게 됐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뺑뺑이'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저출산으로 소아 인구가 감소하면서 소아과 의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최근 젊은 엄마들이 소아과 진료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 등에서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면서 동네 소아과가 문을 닫는 경우도 늘어났고,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어서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주장했다.

우 원장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진료 횟수(14.7회), 인구 1천명당 병상수(12.7병상) 등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점을 들며 의료 공급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우 원장은 200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의료비 지출구조 및 결정요인에 대한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인구 1천명당 의사 1명이 늘어나면 1인당 의료비는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보 재정 파탄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학병원 수도권 분원을 무한정 증설하고, 그 병상을 운영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를 무한정 늘리면 건보 재정은 국민연금보다 훨씬 앞서서 파탄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장은 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의사 진료 보기가 가장 쉬운 나라"라며 "외래 진료 한 번 하려면 수 주간 대기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10분 이내 동네의원에서 전문의 진료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고, 선진국들이 다 겪는 수술 대기도 전혀 없다"라고도 했다.

우 원장의 '소아과 오픈런이 브런치 탓'이라는 글이 퍼지면서 맘카페에서는 "아이가 아프면 어린이집을 보내지 못 한다. 무슨 브런치를 먹냐?", "평일에 오픈런해서 병원 간 뒤 가정보육하면서 하루종일 같이있는데 말도 안 나온다"는 반응 등이 나왔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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