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감사 의혹' 유병호 공수처 첫 소환 조사..."시간 끈 것 아냐"

[앵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이제까지 공수처가 소환을 통보했던 방식 자체가 위법했다며 의도적으로 시간을 끈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공수처는 5차례 소환에 불응해 온 유 사무총장을 상대로 질문지만 360쪽 준비해 늦은 시간까지 조사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송재인 기자!

유 사무총장,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직접 입장을 밝힌 거죠?

[기자]
유 사무총장은 피의자 조사를 10분 앞둔 오전 9시 50분쯤 공수처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간단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가족들과 주말을 행복하게 쉬길 바란다고만 말했는데요.

공수처가 지난 10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출석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은 데 대해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병호 / 감사원 사무총장 : (공수처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는데 불응한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판도 나왔습니다) 그거야 통보 방식 자체가 위법이었죠. (시간 끌기라는 지적 있었는데) 그런 거 없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이미 국회를 비롯한 공개 석상에서 감사 과정에서 위법한 일은 없었다며 단호하게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지난달엔 "도둑은 다른 곳에 있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아왔다며" 공수처 수사를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그런 만큼 오늘 조사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되죠?

[기자]
공수처는 오늘 조사에서 이제까지 제기된 의혹을 모두 확인하겠다며 360쪽에 이르는 질문지를 준비한 상태입니다.

수사팀 인력 역시 모두 출근한 상태인데, 차정현 부장검사가 유 사무총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습니다.

유 사무총장 혐의는 지난해 8월 전현희 당시 권익위원장 특별감사에 나선 경위와 시행하고 발표한 과정,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당시 유 사무총장은 감사 계기가 된 권익위 내부 직원의 제보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하며, 두 차례나 감사 기간을 연장했는데요.

그러나 정작 감사 결과는 제보 내용 13건 가운데 전 전 위원장 개인에게 주의를 내린 건 1건에 불과하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던 전 전 위원장을 '표적 감사'했던 게 아니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이 제보 내용에 과장이나 허위가 있단 걸 알고도 전 전 위원장 수사 의뢰까지 했다고 보고 공동 무고 혐의까지 적용해 수사해왔는데요.

감사를 진행할 땐 최초 제보자와 증인을 서로 다른 사람처럼 꾸미고, 최종 감사 보고서 공개에 앞서 주심 감사위원을 '패싱'했다는 의혹까지가 오늘 조사 대상입니다.

그동안 모두 20여 건의 고발이 공수처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만큼, 오늘 조사 성과에 따라 표적 감사 의혹 관련 윗선 수사 여부와 함께 공수처 수사력 논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공수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