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갈 때 됐어요"...46억 횡령한 '건보 팀장' 필리핀서 덜미

"집에 갈 때 됐어요"...46억 횡령한 '건보 팀장' 필리핀서 덜미

2024.01.11.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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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건강보험공단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무려 46억 원을 횡령해 해외로 달아났던 40대 남성이 필리핀에서 붙잡혔습니다.

경찰 추적을 피해 여러 리조트를 돌며 1년 넘게 호화생활을 했는데 여자친구가 올린 SNS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박정현 기자!

먼저 어떤 사건이었는지 정리해주시죠.

[기자]
횡령 사실이 확인된 게 지난 2022년 9월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실의 팀장으로 있던 44살 최 모 씨가 돈에 손을 댄 겁니다.

범행은 여러 달에 걸쳐서 있었는데 초반에는 1억 원 정도 빼돌리다가 마지막엔 42억 원을 한꺼번에 본인 계좌로 빼내기도 했습니다.

모두 46억 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의료기관으로 갈 요양급여를 전산상으로는 지급됐다고 표시하고,

실제로는 본인 계좌로 이체하는 수법이었는데 수개월 동안 건강보험공단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이 확인됐을 땐 이미 최 씨는 휴가를 내고 해외로 도망친 다음이었습니다.

횡령 금액이 컸기 때문에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랬던 이 팀장, 결국 필리핀에서 잡힌 거죠?

[기자]
도주한 지 무려 1년 4개월 만이었는데요.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고급리조트에서 잡혔습니다.

지금 나오는 화면이 검거 당시 모습입니다.

반팔, 반바지에 짐 가방을 들고 있었습니다.

우리 경찰과 현지 이민청이 최 씨를 함께 붙잡았습니다.

최 씨는 당시 멍한 표정으로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검거 당시 화면 보겠습니다.

[최 모 씨 : (이민청에서 오셨대요. 왜 왔는지 아시죠?) 네. (집에 가실 때 됐어요, 이제) ….]

[앵커]
경찰이 1년 넘게 최 씨를 추적한 끝에 붙잡았다고요.

그 과정도 순탄치 않았을 거 같은데요?

[기자]
검거 상황부터 설명을 해드리면요.

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 시간만 5시간이라고 합니다.

자칫 경찰이 왔다는 게 들통이 나면 검거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리조트에 있는 걸 확신하는 데는 한 달 가까이 걸렸는데 치열한 눈치싸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 씨가 리조트 관계자를 포섭한 정황을 확인했고요.

이에 경찰은 더 조심스럽게 주변을 탐문하면서 오히려 세탁물을 수거하는 직원을 포섭해서 최 씨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리조트에 묵고 있다는 단서는 최 씨 여자친구의 SNS 기록에서 잡았습니다.

경찰은 최 씨 주변인들의 SNS를 확인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뭔가가 확인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가상화폐 거래소 접속 기록도 최 씨를 추적하는 근거가 됐습니다.

[앵커]
최 씨는 1년 넘게 필리핀에서 뭘 하고 있었던 겁니까?

[기자]
최 씨가 잡히긴 했지만 신병이 아직 우리 경찰로 넘어온 게 아니라서 제대로 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보면, 1년 4개월 동안 6~7차례 정도 거처를 옮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찰이 파악한 것만 이 정도니까 훨씬 더 많이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 씨가 골프를 친다는 첩보도 있었고요,

마지막에 붙잡힌 곳도 마닐라에 있는 고급 리조트로 확인됩니다.

최 씨가 은신하면서 도망쳤다기보단 숙소를 자주 옮기면서 호화생활을 즐겼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횡령한 돈은 다 썼다고 합니까?

[기자]
일단 마지막에 묵었던 숙소에서 현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횡령한 돈이 어디 있는지 정도를 물어봤다고 하는데,

최 씨가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경찰 관계자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가상화폐 계좌에 돈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최 씨가 횡령한 돈은 46억 원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7억 원 정도를 회수한 상태입니다.

나머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입니다.

최 씨가 국내로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현지 이민청과 협조만 잘 되면 길면 보름 정도 뒤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박정현 (yskim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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