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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1월 2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은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 축제에 대한 언론보도를 살펴보신다고요? 사실 우리가 언론비평으로 자주 다루는 주제는 아닌데요. 왜 이 주제를 살펴보려 하셨나요?
◆ 김언경> 사실은 10년 전쯤에요. 제가 한참 정치적인 이슈와 관련된 언론보도 비평을 하고 있던 때였는데 제가 출연하던 방송국의 한 피디님이 불쑥 지역의 동물축제 관련한 언론보도 비평도 좀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분의 말씀이 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정말 기후위기와 동물권이라는 주제를 피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고작 10년이 지났는데, 그때와 지금 체감하는 것은 정말 다르고, 그러다보니 그 피디님의 제안을 깊이 있게 고민해보지 않은 제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이 주제를 택한 두 번째는 뉴닉이라는 매체에서 1월 18일 보도한 <띵동! 동물축제‘ 피자가 도착했습니다!>라는 글을 봤기 때문이에요. 사실 오늘 제가 방송하는 내용 대부분이 이 뉴닉의 글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기사가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해 알아보고,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외사례는 어떤지를 살펴보는 그런 기사거든요. 제가 평소 막연하게 궁금해 하던 것, 그러나 하나하나 따져보지 못한 것을 너무 잘 정리해준 멋진 기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뉴닉의 기사를 소개하면서, 별도로 제가 올해 언론은 산천어 축제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최휘> 네 그럼 먼저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해서 정리해보죠. 매년 1월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동물축제죠.
◆ 김언경> 화천 산천어 축제는 2003년 시작돼 올해로 21년째를 맞았다고 합니다. 매년 1월에 여리는데 올해는 28일까지 열립니다. 물에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거나, 얼음판 위에서 산천어를 낚아 올립니다. 이렇게 잡은 산천어는 행사장 근처 식당에서 구이·회 등으로 먹을 수 있답니다. 매년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려서 ‘세계 4대 겨울축제’로 불릴 정도라고 합니다. 엄청난 인기에 2011년 미국 CNN은 화천 산천어축제를 캐나다 오로라 등과 함께 ‘세계 겨울 7대 불가사의’로 선정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동물학대 논란도 빚고 있습니다.
◇ 최휘> 그렇군요. 하지만 100만 명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축제는 사실 지자체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또한 어차피 생선을 다 먹으면서, 그걸 뭘 동출학대로 보느냐는 지적도 할 것 같은데요.
◆ 김언경> 맞습니다. 지역경제에 가져오는 수익·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는 반론이 크죠. 실제로 뉴닉에서 뉴니커라고 해서 독자들에게 물었는데요. 답변하신 분의 절반 이상이 이 축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어요. 그 이유로 안 그래도 인프라나 인구 등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축제마저 없으면 지역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고요. 지역 주민의 생계 등을 생각해서 유지하길 바란다는 의견들이었어요. 실제로 화천군청에 따르면 화천 산천어축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평균 10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관광객이 축제에서 쓰고 가는 돈뿐 아니라 화천군 노인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까지 친 건데요. 2019년 기준 산천어축제로 거둔 경제적 효과는 약 1300억 원이었다고 하네요. 화천군 1년 예산 약 4500억 원의 28%에 해당하는 돈을 23일 만에 번 셈입니다. 또한, 이런 행사를 동물학대로 본다면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모든 행위가 동물학대 아니냐, 그렇게 치면 동물을 먹는 건 다 금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동물과의 관계를 문제 삼으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약, 입는 옷, 반려동물까지 모두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것. 인간과 동물 사이의 역사적 관계를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도 지적이 있다는 겁니다. 또한 동물축제가 동물학대라고 생각하지만, 없애기보다 수정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 최휘> 그런데 화천어축제 말고도 국내 동물이용축제가 또 있지요?
◆ 김언경> 2018년 서울대 연구팀이 생명다양성재단과 발표한 ‘국내 동물이용축제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축제 1214개 가운데 동물을 이용하고 있는 축제는 86개인데, 전체 축제의 약 7%라고 합니다. 화천 산천어축제, 청도 소싸움축제, 울산 고래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이 있습니다. 이중 동물학대로 지적을 받고 있는 사례를 보면요. 청도 소싸움축제는 소에게 강제로 싸우게 하는 것 자체가 학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요. 울산 고래축제은 고래고기 전문점을 홍보하거나,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 쇼를 여는 모습 등이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함평 나비축제는 ‘나비 날리기’에 사용되는 배추흰나비가 5월 중순이 지나야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는데요. 축제 일정 때문에 너무 일찍 자연에 나가게 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최휘> 해외에서도 투우 등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 축제들이 있잖아요.
◆ 김언경> 맞아요. 동물학대 비판을 받고 있는 축제와, 동물을 보호하도록 바뀐 축제 몇 가지 살펴보면요. 덴마크 페로제도 고래축제, 대만 싼샤 돼지축제, 스페인 황소축제 등이 있습니다. 고래를 죽여서 해변이 피로 물드는 모습, 가장 뚱뚱한 돼지를 뽑기 위해 보통 돼지의 10배 정도까지 심하게 살찌우는 행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황소 한 마리를 창과 같은 무기로 찌르고 때리며 달리는 행위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고요. 스페인 국민들이 동물학대가 이뤄지는 축제에 공공 예산이 지원돼선 안 된다는 설문을 해서 스페인의 한 지방정부는 황소축제 행사를 중단했다고도 합니다.
◇ 최휘> 우리 언론은 산천어 축제를 어떻게 보도했나요?
◆ 김언경> 한국언론재단의 빅카인즈를 통해서 2022년 1월 1일부터 24일 오후까지 산천어축제를 보도량을 살펴보면 252건입니다. 빅카인즈는 주요 언론사 56개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도량이 이 정도이고요. 네이버 뉴스검색에서 다뤄지는 보도량은 휠씬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빅카인즈로 관계어를 분석해보면 동물학대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252건 중에서 동물학대라는 단어가 중복된 기사를 찾아보면 고작 14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물학대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의 제목이 조선일보 <동물학대 논란에도...NYT ‘아시아에서 가봐야 할 TOP5 축제 중 하나.’>, 아시아경제 <“산천어축제 살생·동물학대”…“그렇다면 배추도 보호하라”> 처럼 동물학대라는 가치관을 묵살하는 듯한 것도 있었습니다. 반명 이런 가치관을 주의깊게 돌아보는 기사들도 있었어요. 경향신문의 <겨울축제 이상고온에 ‘취소 연기’ 이어져...동물학대 논란도>와 <동물학대 없는 산천어축제 간으할까...동물, 환경단체들이 화천군청 몰려간 까닭>이나 한국일보의 <‘학대 논란’ 산천어 축제...“미국 콜라 수입해 지역 경제 살리겠다는 말”> <“맨손잡이는 극도의 고통”...산천어, 송어 축제에 어류는 괴롭다> 등으로 동물학대 논란을 진지하게 다뤄준 보도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252건 중에서 고작 14건만 동물 학대라는 관점을 언급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우리 언론은 이 논의에 너무 부주의하고 깊이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14건의 기사들을 읽어보면 최소한 맨손잡기 등 동물을 가학적으로 대하는 것만이라도 시급히 중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 최휘> 일부의 보도에서 동물학대 논쟁을 다루기는 했지만, 여전히 축제 현황을 알리는 수준의 보도들이 더 많다는 것이네요. 사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다. 동물권 보호라는 주제는 너무 나와는 먼 이야기ㅁ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공존을 위한 고민을 해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장님 마지막으로 덧붙여주실 이야기는요?
◆ 김언경> 오늘 논쟁에서 꼭 지역경제와 동물권이 반대말처럼 대립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더 다양하게 마련하기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동물권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무조건 일축하려는 태도에서 조금 공부해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언론인들은 기후정의와 동물권이라는 주제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시민의 눈높이로 시민의 목소리만 따옴표 처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은 아니니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정말 절박한 기후위기의 시대에 와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이 시민에게 환경과 동물권이라는 이슈를 공론장에 펼쳐놔 줘야합니다. 산천어축제를 어떻게 보도했느냐만 보더라도 지금 언론이 이 부분에 너무 무감각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 최휘>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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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은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 축제에 대한 언론보도를 살펴보신다고요? 사실 우리가 언론비평으로 자주 다루는 주제는 아닌데요. 왜 이 주제를 살펴보려 하셨나요?
◆ 김언경> 사실은 10년 전쯤에요. 제가 한참 정치적인 이슈와 관련된 언론보도 비평을 하고 있던 때였는데 제가 출연하던 방송국의 한 피디님이 불쑥 지역의 동물축제 관련한 언론보도 비평도 좀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분의 말씀이 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정말 기후위기와 동물권이라는 주제를 피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고작 10년이 지났는데, 그때와 지금 체감하는 것은 정말 다르고, 그러다보니 그 피디님의 제안을 깊이 있게 고민해보지 않은 제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이 주제를 택한 두 번째는 뉴닉이라는 매체에서 1월 18일 보도한 <띵동! 동물축제‘ 피자가 도착했습니다!>라는 글을 봤기 때문이에요. 사실 오늘 제가 방송하는 내용 대부분이 이 뉴닉의 글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기사가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해 알아보고,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외사례는 어떤지를 살펴보는 그런 기사거든요. 제가 평소 막연하게 궁금해 하던 것, 그러나 하나하나 따져보지 못한 것을 너무 잘 정리해준 멋진 기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뉴닉의 기사를 소개하면서, 별도로 제가 올해 언론은 산천어 축제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최휘> 네 그럼 먼저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해서 정리해보죠. 매년 1월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동물축제죠.
◆ 김언경> 화천 산천어 축제는 2003년 시작돼 올해로 21년째를 맞았다고 합니다. 매년 1월에 여리는데 올해는 28일까지 열립니다. 물에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거나, 얼음판 위에서 산천어를 낚아 올립니다. 이렇게 잡은 산천어는 행사장 근처 식당에서 구이·회 등으로 먹을 수 있답니다. 매년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려서 ‘세계 4대 겨울축제’로 불릴 정도라고 합니다. 엄청난 인기에 2011년 미국 CNN은 화천 산천어축제를 캐나다 오로라 등과 함께 ‘세계 겨울 7대 불가사의’로 선정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동물학대 논란도 빚고 있습니다.
◇ 최휘> 그렇군요. 하지만 100만 명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축제는 사실 지자체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또한 어차피 생선을 다 먹으면서, 그걸 뭘 동출학대로 보느냐는 지적도 할 것 같은데요.
◆ 김언경> 맞습니다. 지역경제에 가져오는 수익·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는 반론이 크죠. 실제로 뉴닉에서 뉴니커라고 해서 독자들에게 물었는데요. 답변하신 분의 절반 이상이 이 축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어요. 그 이유로 안 그래도 인프라나 인구 등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축제마저 없으면 지역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고요. 지역 주민의 생계 등을 생각해서 유지하길 바란다는 의견들이었어요. 실제로 화천군청에 따르면 화천 산천어축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평균 10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관광객이 축제에서 쓰고 가는 돈뿐 아니라 화천군 노인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까지 친 건데요. 2019년 기준 산천어축제로 거둔 경제적 효과는 약 1300억 원이었다고 하네요. 화천군 1년 예산 약 4500억 원의 28%에 해당하는 돈을 23일 만에 번 셈입니다. 또한, 이런 행사를 동물학대로 본다면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모든 행위가 동물학대 아니냐, 그렇게 치면 동물을 먹는 건 다 금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동물과의 관계를 문제 삼으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약, 입는 옷, 반려동물까지 모두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것. 인간과 동물 사이의 역사적 관계를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도 지적이 있다는 겁니다. 또한 동물축제가 동물학대라고 생각하지만, 없애기보다 수정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 최휘> 그런데 화천어축제 말고도 국내 동물이용축제가 또 있지요?
◆ 김언경> 2018년 서울대 연구팀이 생명다양성재단과 발표한 ‘국내 동물이용축제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축제 1214개 가운데 동물을 이용하고 있는 축제는 86개인데, 전체 축제의 약 7%라고 합니다. 화천 산천어축제, 청도 소싸움축제, 울산 고래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이 있습니다. 이중 동물학대로 지적을 받고 있는 사례를 보면요. 청도 소싸움축제는 소에게 강제로 싸우게 하는 것 자체가 학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요. 울산 고래축제은 고래고기 전문점을 홍보하거나,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 쇼를 여는 모습 등이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함평 나비축제는 ‘나비 날리기’에 사용되는 배추흰나비가 5월 중순이 지나야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는데요. 축제 일정 때문에 너무 일찍 자연에 나가게 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최휘> 해외에서도 투우 등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 축제들이 있잖아요.
◆ 김언경> 맞아요. 동물학대 비판을 받고 있는 축제와, 동물을 보호하도록 바뀐 축제 몇 가지 살펴보면요. 덴마크 페로제도 고래축제, 대만 싼샤 돼지축제, 스페인 황소축제 등이 있습니다. 고래를 죽여서 해변이 피로 물드는 모습, 가장 뚱뚱한 돼지를 뽑기 위해 보통 돼지의 10배 정도까지 심하게 살찌우는 행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황소 한 마리를 창과 같은 무기로 찌르고 때리며 달리는 행위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고요. 스페인 국민들이 동물학대가 이뤄지는 축제에 공공 예산이 지원돼선 안 된다는 설문을 해서 스페인의 한 지방정부는 황소축제 행사를 중단했다고도 합니다.
◇ 최휘> 우리 언론은 산천어 축제를 어떻게 보도했나요?
◆ 김언경> 한국언론재단의 빅카인즈를 통해서 2022년 1월 1일부터 24일 오후까지 산천어축제를 보도량을 살펴보면 252건입니다. 빅카인즈는 주요 언론사 56개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도량이 이 정도이고요. 네이버 뉴스검색에서 다뤄지는 보도량은 휠씬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빅카인즈로 관계어를 분석해보면 동물학대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252건 중에서 동물학대라는 단어가 중복된 기사를 찾아보면 고작 14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물학대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의 제목이 조선일보 <동물학대 논란에도...NYT ‘아시아에서 가봐야 할 TOP5 축제 중 하나.’>, 아시아경제 <“산천어축제 살생·동물학대”…“그렇다면 배추도 보호하라”> 처럼 동물학대라는 가치관을 묵살하는 듯한 것도 있었습니다. 반명 이런 가치관을 주의깊게 돌아보는 기사들도 있었어요. 경향신문의 <겨울축제 이상고온에 ‘취소 연기’ 이어져...동물학대 논란도>와 <동물학대 없는 산천어축제 간으할까...동물, 환경단체들이 화천군청 몰려간 까닭>이나 한국일보의 <‘학대 논란’ 산천어 축제...“미국 콜라 수입해 지역 경제 살리겠다는 말”> <“맨손잡이는 극도의 고통”...산천어, 송어 축제에 어류는 괴롭다> 등으로 동물학대 논란을 진지하게 다뤄준 보도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252건 중에서 고작 14건만 동물 학대라는 관점을 언급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우리 언론은 이 논의에 너무 부주의하고 깊이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14건의 기사들을 읽어보면 최소한 맨손잡기 등 동물을 가학적으로 대하는 것만이라도 시급히 중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 최휘> 일부의 보도에서 동물학대 논쟁을 다루기는 했지만, 여전히 축제 현황을 알리는 수준의 보도들이 더 많다는 것이네요. 사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다. 동물권 보호라는 주제는 너무 나와는 먼 이야기ㅁ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공존을 위한 고민을 해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장님 마지막으로 덧붙여주실 이야기는요?
◆ 김언경> 오늘 논쟁에서 꼭 지역경제와 동물권이 반대말처럼 대립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더 다양하게 마련하기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동물권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무조건 일축하려는 태도에서 조금 공부해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언론인들은 기후정의와 동물권이라는 주제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시민의 눈높이로 시민의 목소리만 따옴표 처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은 아니니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정말 절박한 기후위기의 시대에 와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이 시민에게 환경과 동물권이라는 이슈를 공론장에 펼쳐놔 줘야합니다. 산천어축제를 어떻게 보도했느냐만 보더라도 지금 언론이 이 부분에 너무 무감각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 최휘>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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