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그랬다"…유기견 상습 학대한 20대, 항소심서 형량 늘어

"재미로 그랬다"…유기견 상습 학대한 20대, 항소심서 형량 늘어

2024.02.08.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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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그랬다"…유기견 상습 학대한 20대, 항소심서 형량 늘어
MBC 보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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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을 입양한 뒤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숨지게 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아울러 집행유예 기간 보호관찰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도 받으라고 명령했다. 검찰이 낸 치료감호 청구는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강원도 춘천시 자신의 자택에서 유기견 8마리를 입양해 상습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무료 분양받은 새끼 강아지들에게 물과 사료를 주지 않거나, 발로 차고 던지는 방식으로 학대했다. 2022년 12월 2일에는 강아지 한 마리를 강물에 담갔다가 꺼내기를 반복하고, 머리 부위를 때린 뒤 다시 집으로 데려와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또 휴대전화로 고통스러워하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 사실은 유기견 임시 보호자가 분양한 강아지의 근황을 묻자 A씨가 "몇 시간 만에 잃어버렸다"고 답한 것에 의심을 품고 경찰에 고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같은 해 11월에는 "강아지 울음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 당시 그는 범행 이유에 대해 "재미로 학대했다", "그러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는 동물 학대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학대를 멈추지 않았고, 반려견 임시보호자에게 '잘 키우겠다'고 안심시킨 뒤 다음 날 별다른 이유 없이 잔혹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그 이후에 또 다른 반려견 2마리를 데려와 검거 전까지 학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계획·반복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생명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도 찾아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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