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방 머물며 항암 치료"...애타는 암투병 환자들

"환자방 머물며 항암 치료"...애타는 암투병 환자들

2024.02.25. 오전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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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항암 치료 등을 위해 서울로 올라올 경우 이른바 '환자방'에 머물며 치료를 받곤 합니다.

하루하루 절박한 심정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의료 공백 장기화 우려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병원 주변 항암 환자들을 윤성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4기 식도암 판정을 받은 65살 박광지 씨는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와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통원 치료를 위해 잡은 10평 남짓한 방에서 뉴스를 챙겨보는 게 최근 주요 일과가 됐습니다.

의료 공백 사태에 남은 치료와 수술이 기약 없이 밀리진 않을까 한숨만 나옵니다.

[박광지 / 식도암 환자(경남 창원시 거주) : 환자 입장에선 굉장히 괴롭죠. 안 그렇습니까. 다 살기 위해서 여기까지 올라오고 하는 건데. 어떨 때는 눈물도 나고, 울고 싶고 이래도 옆에 보호자가 있으니까, 보호자가 더 안타까워할까 싶어서 울지도 못하죠.]

서울까지 올라와 투병하는 박 씨를 돌보는 언니 역시 울분을 쏟아냅니다.

[박성영 / 보호자 : 저희가 여기 계속 있어야 할지, 내려갔다가 또 금방 올라와야 할지 이런 문제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여러 가지 고통도 있고….]

박 씨처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치료를 받는 다른 환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심 모 씨 / 폐암 환자(광주광역시) : 수술할 때까지 하루하루가 정말 속이 타 들어갑니다. 정부에서는 국민을 위해서 의대생을 증원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결론적으로는 피해는 아픈 국민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주요 병원 인근에 위치한 이른바 '환자방'은 통원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묵는 곳입니다.

한 달에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데 지방에서 서울을 매일 오가기 어려운 환자들이 찾곤 합니다.

국립암센터 앞에 있는 주택가 골목입니다.

일반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건물들 사이 '환자방'이라고 간판을 내건 곳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치료가 취소되거나 기약 없이 미뤄지자 환자방 예약 문의도 뜸해졌습니다.

[환자방 주인 : 자기네들도 오고 싶어도 그런 사연이 있어서 못 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의대생 정원 확대를 놓고 의료계가 반발하면서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

목숨을 잇기 위해 투병하는 암 환자들은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길 손 놓고 기다리는 실정입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촬영기자;이영재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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