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조3천억 대' 도박사이트 총책, 보석 청구..."나는 바지사장"

단독 '1조3천억 대' 도박사이트 총책, 보석 청구..."나는 바지사장"

2024.03.06. 오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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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에서 1조3천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국내에 송환돼 재판을 받던 총책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거된 후에도 현지 사법체계를 악용해 국내 송환을 2년이나 피했는데, 자신은 '바지사장'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홍민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고급 주택에 소총으로 무장한 현지 경찰특공대가 들이닥칩니다.

주택을 수색한 특공대는 주택 밖 수풀에서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숨어있던 남성을 체포합니다.

지난 2021년 9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40대 총책 김 모 씨가 현지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김모씨 / 피의자(지난 2021년 체포 당시) : 알겠습니다. 저 신발 좀…. 안 도망갈 테니까요.]

김 씨는 현지 조직원에게 이사와 팀장 등 여러 직책을 맡기고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를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직원만 2백여 명, 2년 동안 입금받은 돈은 무려 1조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검거된 뒤에도 우리나라로 곧바로 송환되지 않았습니다.

현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기소되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추방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자신이 피의자인 허위 사건을 계속 만들어낸 겁니다.

우리 경찰과 외교부, 국가정보원은 현지 당국을 설득한 끝에 검거 2년여 만인 지난해 8월 김 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모씨 / 피의자(지난해 8월 국내 송환 당시) : (12시 21분에 본인 체포 영장 집행할 겁니다. 김○○ 씨 맞으시죠?) 네.]

검찰은 김 씨가 40억여 원을 불법 수익으로 챙기고, 14억 원은 친척 계좌 등을 통해 '자금세탁'한 혐의까지 조사해 지난해 9월, 김 씨를 구속기소 했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김 씨는 지난달,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석 심사에서 김 씨 측은 총책이 아닌 '바지사장'일 뿐이라며, 여러 계좌에서 중복된 금액을 제외하면 1조3천억 원 역시 과장된 액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석방돼도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김 씨가 검거 뒤에도 국내 송환을 방해한 점 등을 들며 해외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의 보석 여부와 함께, 추가 기소된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할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그래픽 : 김효진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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