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죽일것 같았다"...BBC 다큐로 본 버닝썬 사태

"저를 죽일것 같았다"...BBC 다큐로 본 버닝썬 사태

2024.05.20.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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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를 죽일것 같았다"...BBC 다큐로 본 버닝썬 사태
ⓒBBC 코리아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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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이 2019년 '버닝썬' 사태를 다시 짚어보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19일(한국시간) BBC 월드 서비스는 탐사보도팀 'BBC Eye'가 제작한 새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버닝썬 관련 K팝 스타들의 성추문 취재에 나섰던 스포츠서울 박효실, SBS 강경윤 기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번 BBC 다큐에는 그간 보도로 알려진 사실도 있지만, 새롭게 알려진 사실도 담겼다. 버닝썬 사태를 다룬 BBC 다큐로 새롭게 알려진 사실을 짚어봤다.

'故구하라, 버닝썬 경찰 유착 관계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

걸그룹 카라(KARA) 멤버였던 구하라가 '버닝썬 게이트' 취재 당시 경찰 유착 관계를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이 속한 단톡방에 나오는 '경찰'의 존재가 가장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고 강경윤 기자는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구하라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했다.

구하라는 연습생 때부터 최종훈과 친한 사이였고, 승리와 정준영과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는 동생이 최종훈에게 '네가 알고 있는 것을 강 기자에게 말하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구 씨는 구하라와 최종훈이 스피커폰으로 통화할 때 옆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구하라는 최종훈에게 '그대로 기자님한테 얘기해.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정준영 단톡방'에 나오는 '경찰총장'(경찰청장의 오기)은 경찰 윤규근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강 기자는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윤규근이라는 실제로 있는 인물이라고 최종훈이 입 밖으로 꺼내게 도와준 것"이라며 "구하라 씨는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 (구 씨가)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라고 했다"고 했다. 당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은 2021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벌금 2,000만 원이 확정됐다.

'버닝썬 피해자의 폭로'

2019년 버닝썬에서 한 남성이 주는 마약이 든 술을 마신 뒤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 피해자는 인터뷰에서 "저를 죽일 것 같았다. 제가 고통스러워하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행위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니까 무서웠다"고 밝혔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집에 보내달라고 빌었고, 해당 남성은 사진을 찍으면 보내주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는 "웃으라고 하는데 웃음이 안 나오고, 얼굴을 가리고 싶었는데 얼굴을 못 가리게 하니까 그냥 브이를 했다"며 "그렇게 급하게 방에서 나오게 됐다. 근데 사실 기억이 흐릿하다"고 말했다. 이후 피해자는 성폭행 사실을 신고했으나, 남성은 함께 찍은 사진을 증거로 내밀며 성관계가 합의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남성의 출국이 허가됐다고 한다.

'추가로 공개된 단톡방 멤버들의 만행'

다큐에는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의 메시지를 재구성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단톡방 멤버들은 대구에서 열린 정준영의 팬사인회 전날 한 호텔에서 만취 상태인 피해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했다. BBC에서 재구성한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술에 취해 있던 여성은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단톡방 멤버들은 "놀랐다", "뇌진탕에 걸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준영은 "진짜 웃겼다", "살면서 가장 재밌는 밤이었다"고 말했다.

승리가 술 취한 여성의 손목을 잡아끌며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손목이 잡힌 여성은 싫다는 듯 저항했지만, 승리는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다. 이후 계속해서 여성을 끌어당겼다.

버닝썬·단톡방 사태의 주요 인물들은 현재 모두 만기 출소한 상태다. 승리는 상습도박과 성매매처벌법(성매매·성매매 알선·카메라 등 이용 촬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등 총 9개 혐의를 받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승리는 여주 교도소에서 형기를 살다 지난해 2월 9일 만기 출소했다.

최종훈은 1심에서 5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참작돼 2년 6개월로 감형됐고, 2021년 11월 형을 마치고 만기 출소했다. 정준영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과 같은 해 3월 대구 등지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2015년 말 연예인들도 들어와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여성과의 성관계를 몰래 불법촬영한 영상을 전송·공유한 혐의로 징역 5년과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 5년 취업제한이 선고됐다. 이후 지난 3월 출소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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