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이 꺼내 든 비자금 카드 먹혔다...재판부 "인정"

[앵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을 둘러싼 2심 판단의 주요 잣대 가운데 하나는 바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입니다.

재판부는 비자금 유입은 물론 SK 성장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 역할까지 한 것을 인정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관장이 결혼한 건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지난 1988년 9월.

이때 맺은 '사돈의 연'으로 경제계 안팎에선 특혜 시비가 이어졌습니다.

1992년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당시 선경이 허가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지만, 비판 여론이 일어 사업권을 자진 반납해야 했습니다.

사업 진출은 결국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인 1994년에야 이뤄졌습니다.

노소영 관장 측은 2심 선고를 앞두고 SK 성장 과정에 부친의 비자금 등이 큰 영향력을 끼쳤다고 주장했습니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300억 원, 사위인 최 회장에게 32억 원 등 모두 343억 원을 전달했다는 게 노 관장 측 입장입니다.

나아가 이 비자금이 1992년 증권사 인수와 1994년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SK에 비자금이 유입된 적이 없으며 이는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때도 확인됐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최 회장이 혼인 이후 SK 주식을 취득했고 노 관장의 기여도 인정된다",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 회장의 부친에게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이동통신 등 SK의 사업 진출 과정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봤습니다.

2심이 판단한 재산 분할 규모가 1심보다 20배 넘게 급증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영상편집:한경희

디자인:기내경




YTN 이대건 (dglee@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