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방으로 불법 입양...밭에 암매장 [앵커리포트]

오픈채팅방으로 불법 입양...밭에 암매장 [앵커리포트]

2024.06.04.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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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기 키워줄 분 없나요?"

지난해 2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대구에 사는 30대 아기 엄마가 쓴 글이었습니다.

남편 없이 홀로 아기를 키울 자신이 없자 이런 식으로 대신 키워줄 사람을 찾았던 겁니다.

마침 경기도 동두천에서 동거하던 남녀가 채팅에 응했고, 자신들이 아이를 키우겠다며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입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기, 1년여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확인해보니 집도 아니고 포천시에 있는 한 밭에 몰래 암매장돼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경찰 조사 결과는 이렇습니다.

입양 뒤 아기가 건강 상태가 나빠졌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제적 능력도 없고, 병원에 데려가면 불법 입양 사실이 들통날까 봐 그랬다는 건데요.

결국, 아기는 집에서 숨졌습니다.

경찰은 입양된 지 2주 안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끔찍한 동거 남녀의 범행, 예방접종 기록이 추적의 중요한 단서가 됐습니다.

출생 신고가 돼 있었지만, 정기 예방접종을 오랫동안 하지 않자 구청이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100일 넘는 수사 끝에 꼬리가 잡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3년 전 일을 떠올리게 합니다.

20대 여성이 중고 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신생아를 20만 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려 국민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아기는 단순히 좋아한다고 데려와 키우고, 싫증 나면 아무렇게나 버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또한, 신생아를 거래하는 행위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아동 매매 범죄라는 사실,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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