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의 외주화 넘어 '이주화'..."교육도 없이 현장 내몰아"

위험의 외주화 넘어 '이주화'..."교육도 없이 현장 내몰아"

2024.06.27.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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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희생자는 대부분 외국인 이주노동자로 일용직 신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말이나 근무 장소가 익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실제 이주노동자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화성 화재 참사로 숨진 노동자들은 대부분 외국인이었습니다.

공장 관계자는 참사 직후 고개를 숙이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안전 교육을 철저하게 해 왔다고 항변했습니다.

[박중원(지난 25일) / 아리셀 본부장 : 현장 곳곳에 비상대피 매뉴얼과 비상대피 지도를 그려놓고 저희가, 그걸 통해서 교육을 철저히 해왔습니다.]

하지만 화재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CCTV 화면을 보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조선호(지난 24일) / 경기소방재난본부장 : 이분들이 외국인 근로자가 많습니다. 일용직이 대부분이고, 그러다 보니까 공장 내부 구조나 이런 데서 익숙지 않았던 점도 인명 피해가 늘어난 요인이 되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A 씨도 10년 넘게 한국에서 일하며 제대로 된 안전교육 경험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제조업체 다섯 곳을 옮겨 다녔는데, 형식적인 교육이라도 있었던 건 한 곳뿐으로, 그마저도 한국어로 진행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 중 크게 다친 일도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 한국말이 어려우니까 잘 못 들었어요. 이해 잘 못 했어요. 다른 공장에선 그런 거 안 했어요. 안전 교육 같은 거 안 들었어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외국인 취업자 수는 92만 명가량으로, 전체 취업자의 3.2%를 차지했는데,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수년째 10%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전과 관련한 제대로 된 통계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김달성 /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이주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자 (비율)은 내국인들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연구자들이 자료를 내놓고 있는데, 최근 통계는 정부에서 내놓는 것이 없어요.]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위험의 이주화'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

죽으러 한국에 온 게 아니라는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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