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사장 추락' 치료 중 '암'으로 사망..."업무상 재해"

단독 '공사장 추락' 치료 중 '암'으로 사망..."업무상 재해"

2024.06.28. 오전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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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던 중, 암에 걸려 숨진 50대 남성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암 발병과 추락 사고는 무관하다며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 생각은 달랐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A 씨는 43살이던 지난 2008년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온몸이 마비되고 뇌까지 손상됐습니다.

가족의 보살핌 속에 힘든 병상 생활을 버텼지만 2018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암으로 끝내 숨졌습니다.

[A 씨 아내 :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들을 의존하게 되니까… 우리 딸 같은 경우는 13년을 직장에서 큰일이 아닌 이상은 걔는 주말을 그냥 버렸어요. 아빠를 위해서.]

아내는 A 씨가 업무상 재해로 숨졌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려면 업무 중 사고로 숨졌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하는데, A 씨는 추락 사고가 아니라 개인적 질병인 암으로 사망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불복해 이어진 법정 다툼에서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며 아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이후 A 씨의 기대 여명이 건강한 사람보다 짧은 11년 정도로, 숨질 당시 이미 다 한 것 같다는 주치의 소견을 주목했습니다.

대다수 전문가가 사고와 암이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A 씨가 기대 여명 무렵 사망했단 점에서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 선 근 / 유족 측 소송대리인 : 직접적인 사인은 설사 위암이라고 하더라도 그 위암의 발생 혹은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3년 넘는 다툼 끝에 A 씨 유족은 이런 판결을 받아냈지만, 일하다가 죽거나 다쳐도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지 못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하는 건설 노동자가 많습니다.

[박세훈 / 한국노총 섬유건설노조 총괄본부장 : 생계가 막막하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국가가 좀 공정하게 해서 보살펴 줘야 하지 않나….]

법원에서 폭넓은 판단이 나오더라도, 소송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공단이 먼저 인정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촬영기자 : 이동규 류석규
디자인 : 이나영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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