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들이 3살 반 아이들 때리고 학대...초임교사 내부고발로 밝혀져

어린이집 교사들이 3살 반 아이들 때리고 학대...초임교사 내부고발로 밝혀져

2024.07.01. 오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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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양주에 있는 한 어린이집 교사들이 세 살배기 아이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YTN이 입수한 CCTV 영상에는 아이 얼굴을 때리거나 밀어 넘어뜨리고, 낮잠을 안 잔다며 몸으로 누르는 등 학대 정황이 선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이 학대 정황, 어린이집에 입사한 지 열흘 남짓 된 초임 보육교사의 용기 있는 내부고발로 밝혀졌는데요.

사건을 직접 취재한 사회부 양동훈 기자와 상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간단한 사건 개요부터 정리해주실까요?

[기자]
네,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신생아부터 일곱 살 반까지 운영하는 꽤 규모가 큰 어린이집인데요.

보육 환경이 열악한 양주시에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아이들을 돌봐 왔다며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던 곳입니다.

이런 어린이집에서 세 살 반 담임교사 2명과 보조 교사 1명이 자신들이 돌보는 아이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CCTV에서 학대 정황을 확인한 학부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요.

YTN에서 이 CCTV를 입수해 확인해 보니, 실제로 여러 학대 정황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앵커]
어떤 모습들이 영상에 담겨 있었나요?

[기자]
네, 영상에 담긴 모습은 피해자들이 고작 세 살배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무척 충격적이었습니다.

우선 아이 머리와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요.

앉아 있는 아이를 밀어 넘어뜨린 뒤 팔로 굴리거나, 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 아이를 몸으로 누르는 장면도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아이들이 서로 기대면서 앉아 있자 두 아이 머리를 붙잡고 힘껏 떼어 놓기도 했고요.

누워 있는 아이를 들어 올렸다가 매트 위로 팽개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앵커]
아이 부모들은 이런 학대가 장기간 이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죠?

[기자]
네, YTN이 확보한 영상은 어린이집 CCTV에 지난달 초 녹화된 내용인데요.

영상을 본 피해 아동 아버지가 딱 이틀 치만 확인하고, 그중 일부만 휴대전화로 찍은 게 이 정도입니다.

아이 아버지는 손이 떨려서 더는 녹화를 할 수 없었다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이후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현재 CCTV는 경찰이 압수해 간 상태입니다.

부모들이 모여 어린이집을 찾아가 원장과 교사들에게 정확한 학대 내용과 향후 대처를 문의하기도 했다는데요.

가해 교사 중 한 명이 '2년 전쯤부터 그랬다'고 실토했다는 학부모 증언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번 학대 사건, 초임 보육교사가 내부고발을 하면서 진상이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입사한 지 고작 열흘 남짓 된 보육교사가 부모들에게 학대 사실을 알렸습니다.

목격한 학대 상황이 너무 심각한 데다 부모들에게 바로 이야기한 건데요.

부모들은 이 초임 보육교사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더 오래 학대당했을지 모른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원장 등 어린이집 운영진이 그간 학대를 묵인하거나 은폐해온 건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습니다.

고작 열흘 일한 교사가 아는 사실을 어린이집에서는 장기간 몰랐다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긴데요.

피해 아동 중 한 명의 어머니 얘기를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피해 아동 A 군 어머니 : 솔직히 몰랐다는 말은 말이 안 되죠. 거기 가만히 앉아있으면 CCTV에 보이는데…. 그것도 아니면 교실에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바로 보일 텐데…. 그냥 알고서도 묵인했던 (것 같아요).]

YTN이 해당 어린이집을 직접 찾아가 원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문의해봤는데요.

가해 교사들을 퇴직 처리했다고만 말하고, 추가적인 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 건강이 가장 큰 걱정인데요. 부모들도 충격을 많이 받으셨을 것 같고요.

[기자]
네, 피해 아동 보호자들 모두가 아이들을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몸에 멍이 들어 오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제야 왜 그러는지 알게 됐다며 눈물을 연신 훔쳤습니다.

피해 아동 할머니 얘기 잠깐 직접 들어보시죠.

[피해자 B 군 할머니 : 최근 들어서 (손자가) 계속 밤에 깨서 한 번씩 한참 동안 경기하듯이 일어나서 잠도 못 자고, 또 물건 같은 것을 막 집어 던진다든지….]

일부 부모들은 어린이집이라는 곳 자체를 더는 못 믿겠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모 중에는 아이의 심리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아예 한 쪽이 회사에 사표를 쓴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고소장이 제출된 게 지난달 27일, 그러니까 딱 4일 전이라 아직은 수사 착수 단계입니다.

피해 아동 중 한 명의 아버지가 경기 양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바로 간단한 고소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이후 어린이집 CCTV를 바로 압수해 갔고요.

너무 어린 아동들이 입은 피해라 사건을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첩했습니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학대 가담자와 정도, 횟수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CCTV 분석이 진행되면 가해 교사들을 불러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입니다.

또 범행 정황이 드러난 3세 반뿐 아니라 다른 반에서도 학대 행위가 벌어지진 않았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겠단 입장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양동훈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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