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ON] 일방통행 길을 왜 역주행했을까?...여전한 의문점들

[뉴스ON] 일방통행 길을 왜 역주행했을까?...여전한 의문점들

2024.07.03.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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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하린 앵커, 정진형 앵커
■ 출연 :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16명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지만, 짚어야 할 의문점이 많습니다. 경찰이 밝혀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또 수사의 초점은 어디가 될지 등에 대해전문가와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권용주]
안녕하세요.

[앵커]
조금 전 2시에 경찰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보셨나요?

[권용주]
봤습니다.

[앵커]
그러면 아직까지는 운전자가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그 진술밖에는 나온 게 없는 거죠?

[권용주]
그렇죠. 운전자하고 동승자 참고인 조사했을 때 급발진이었다고 얘기한 것 외에는 급발진이라고 단정하거나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거죠.

[앵커]
가속이 언제부터 됐는지에 대한 언급도 있었던 것 같은데 경찰이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는 지하 1층 주차장 나와서 출입구 쪽 턱이 있다. 그 턱부터 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밝혔단 말이죠. 호텔을 빠져나오기 직전에 가속이 됐다는 건데 턱을 넘거나 이럴 경우에 급발진일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할까요?

[권용주]
그렇게 볼 수는 없죠. 턱 넘는다고 급발진 가능성이 생긴다면 시중 도로에 있는 과속방지턱 넘을 때 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사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고. 급발진의 가능성은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정말 예측조차 되지 않는 그런 조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이 있는 것으로 지금 추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과속방지턱, 그러니까 턱과 급발진은 사실 개연성이 별로 없는 거죠.

[앵커]
가해차량의 속도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경찰은 지금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을 아끼는 입장인데 속도 자체로는 뭘 확인할 수는 없는 건가요?

[권용주]
속도는 뭘 보는 거냐면 충격을 가했을 때 충격량을 보는 거죠. 그러니까 그 짧은 거리에 어느 정도의 속도가 올라갔느냐를 가지고 판정을 해 보게 되는 겁니다. 사람이 운전했을 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으면 풀악셀링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차가 지금 시중에 알려진 것으로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올라갈 때 배기량 같은 게 있으니까 대략 5.5초가 걸린다고 지금 자동차 회사가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거든요. 그러면 그때 목격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시속 100km 정도는 된 것 같다고 말을 하잖아요. 그러면 그 거리가 대략 70m 이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100km 속도가 정말 맞다면 운전자가 그 짧은 구간에서 제어하지 못하는 속도까지 올라가게 됐다, 그걸 보려고 하는 거죠.

[앵커]
오늘 경찰 브리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답변 중 하나가 스키드마크에 관련된 부분이 아니었나 싶은데. 그런데 이 스키드마크가 정차 지점에 남아 있던 것이 처음에 확보됐다고 발표했단 말이죠. 그런데 이 자체가 뭔가 제동장치가 작동해야만 스키드마크가 발생하는 거잖아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권용주]
정차지점에서 발생한 게 처음에 스키드마크였다고 경찰이 발표를 했는데 그 얘기는 제동은 운전자가 했다라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는데, 나중에 말을 바꿨죠. 그게 스키드마크가 아니라 자동차가 부숴지면서 안에 있는 냉각수, 즉 부동액이 바깥으로 흘러나왔고 그 흔적이 남은 것이다. 이 얘기는 반대로 얘기하면 운전자는 가속페달, 즉 제동페달을 전혀 조작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석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설령 조작했다 하더라도 제동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석되는 부분이라서 아마 이 부분은 증언에만 따르고 있지만 어쨌든 그 흔적만 가지고는 나중에 원인조사할 때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해 봐야 될 겁니다.

[앵커]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권용주]
급발진이냐, 급발진이 아니냐라는 판정근거로 삼기에는 조금 애매한 측면이 있고요. 왜냐하면 지금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 어떤 걸 밟았는지를 알 수 있는 건가속페달을 밟은 건 바깥으로 뭔가 증거가 안 남죠. 그런데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면 브레이크 램프등이 들어와야 돼요. 그런데 지금 램프등이 들어왔다는 얘기가 전혀 나오고 있지 않거든요. 이렇기 때문에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은 거 아니냐, 지금 그쪽으로 얘기들이 흘러가고 있죠.

[앵커]
저희가 아까 스키드마크 관련된 부분 이야기하면서 교수님께서 정정을 잘 해 주시기는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스키드마크라고 발표됐지만 이후에 이게 다시 스키드마크가 아니라 부동액이나 엔진오일 냉각수가 흐를 때 생기는 유류물의 흔적이다, 이렇게 정정해서 발표를 했다는 말이죠. 그걸 두고 교수님께서는 앞서 나왔던 그 스키드마크 자국이라면 급발진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닌가.

[권용주]
그렇죠. 그때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았고 분명히 브레이크가 작동을 했다고 판정이 되는 건데.

[앵커]
정정된 이 의미는 뭐냐 하면 급발진에 다시 가능성이 실리는 것 아니냐.

[권용주]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데 여기서 보는 건 그외에 브레이크 램프등이 점등됐느냐, 이것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거죠.

[앵커]
의문점이 이거 한 가지가 아니잖아요. 일단 역주행 거리가 200m에 달하는데 물론 시내 거리가 원방향으로 가는 게 헷갈릴 때가 있지만 어떻게 200m 넘게 역주행을 했는지, 왜 그랬는지 가장 궁금한데요. 추정되는 원인이 있을까요?

[권용주]
저도 이 부분에 생각이 많은데 역주행을 왜 했느냐를 두고는 두 가지 추론 정도가 가능할 겁니다. 첫 번째는 운전자가 그 길이 일방통행이라는 걸 몰랐을 경우. 그런데 인근 상인들 말에 따르면 가끔 역주행하는 차가 있다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왜냐하면 과거에 양방향 도로였거든요. 그러다가 실제 일방통행으로 바뀌었는데 만약 그 도로가 생소하신 분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발생할 수 있죠. 그런데 호텔에서 나오면 좌측 상단에 크게 진입금지라는 표시가 눈에 확 띕니다. 물론 밤이니까 안 보였다라고 얘기를 해도 운전을 직업으로 삼는 분이기 때문에 그걸 못 볼 리는 만무하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보는 거고요.

두 번째는 방향을 미처 전환할 틈도 없이 주차장에서 이미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이루어졌고 속도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면 방향 전환을 미처 할 수 없었을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일어나니 오른쪽으로 가야 되는데 못 가고 그냥 바로 돌진해서 진입했을 때가 있을 텐데 이게 지금 운전자가 급발진이라고 주장을 하는 부분인 거죠.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라는 것을 운전자가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라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때는 얼마든지 휠을 돌려서 무언가 방향 전환을 했다면 이렇게 큰 인사사고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추정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아까 말씀하셨던 부분이 밤중이었고 표지판도 있지만 그런데 이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들도 가끔 길이 헷갈려서 잘못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더라고요.

[권용주]
거기가 아무리 운전을 직업으로 업으로 삼아도 초행길이거나 그러면 충분히 그럴 수 있죠. 그래서 경찰에서 주목하는 건 내비게이션을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목적지를 설정을 주차장에서 나오기 전에 했다면 분명히 내비게이션은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라고 알려줬을 거예요. 그러면 보통 운전하는 사람은 내비게이션을 따라가게 되어 있죠. 그런데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활성 장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보통 요즘은 휴대폰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많이 쓰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앵커]
사고 과정도 의문입니다. 사고 직후에는 인도에 있던 행인을 덮치기 전에 먼저 BMW와 소나타 차량을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그런데 경찰 조사 결과 그게 아닌 걸로 나왔죠?

[권용주]
순서가 바뀐 거죠. 그러니까 먼저 행인을 치고 그다음에 나가서 자동차 두 대를 추돌하고 그다음에 서서히 멈춘 것으로 이렇게 지금 되는데. 첫 번째 인도에 돌진하기 전 영상 많이 보셨겠지만 갑자기 뛰어서 지나가는 행인이 한 명 계셨잖아요. 그분을 피해서 약간 왼쪽으로 진입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그대로 돌진한 것 같은데 만약에 운전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그 순간에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이게 설령 급발진이라 하더라도 보통 사람은 운전할 때 어떤 상황이 되면 본능적으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방향을 회피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대로 인도 쪽으로 돌진했다는 게 지금 운전 판단 상식으로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죠.

[앵커]
그러니까요. 경찰수사에서 가장 먼저 밝혀야 할 부분은 뭐라고 보십니까, 교수님?

[권용주]
저는 일단 이 자동차가 이동하는 모든 과정, 경로. 경로에 짧은 거리에 속도가 얼마나 올라갔고 방향이 얼마나 틀어졌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파악을 해 봐야 되고요. 왜냐하면 교통사고는 보통 흔히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인적 요소와 물적 요소거든요. 인적 요소는 운전자가 흔히 얘기하는 음주를 했느냐, 이런 것들은 지금 안 나오고 있으니까 순간적으로 인지적 판단이 저하됐을 수도 있으니 그런 부분들을 조사해 봐야 되고요. 또 한 가지는 물적 판단인데요. 물적 판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과수가 검사를 하고 있으니까 조금 기다려봐야겠죠.

[앵커]
가해자 블랙박스 내용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데 블랙박스 오디오 내용이 중요하다면서요?

[권용주]
왜냐하면 보통 이게 진짜 급발진 현상이 발생한 상황이라면 보통의 대화들은 어, 차가 왜 이래? 어어어, 이거 브레이크 안 들어. 이렇게 당황을 합니다. 이게 혼자 운전할 때도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동승자가 있었단 말이죠. 그러니까 동승자가 오히려 왜 그래, 왜 그래? 할 텐데 그냥 어, 어, 어 하고 끝나버리는 거죠. 그렇게 되면 어어어 하다가 운전을 왜 그렇게 해라는 건지, 차가 왜 이래라고 하는 건지를 사실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앵커]
일부 언론에서는 사고 차량 EDR, 그러니까 사고기록장치 분석 결과에서 가속페달이 작동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기도 했거든요. 이 EDR이 뭔지 일단 설명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권용주]
그러니까 EDR이 뭐냐 하면 이벤트 데이터 리코더라고 해서 여기서 이벤트는 사고를 의미합니다. 데이터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5초 동안에 운전자가 했던 행동들, 예를 들면 가속페달을 밟았느냐, 아니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느냐. 이런 것들을 기록하는 장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EDR은 지금 일부 언론에서 90% 가속한 걸로 나오고 있다고 하는 건 그만큼 운전자가 실제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추정하는 부분인데 최근에 논란은 뭐냐 하면 EDR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낼 수 있느냐, 이런 논란도 있습니다.

[앵커]
그것도 믿을 수 없는 겁니까?

[권용주]
이를테면 정말 예측하지 못하는,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일어났을 때 이미 소프트웨어는 자기 정신이 아닌데 얘가 기록하는 이 데이터가 신뢰할 수 있느냐라는 것 때문에 EDR 자체가 무언가 자동차 또는 운전자의 오조작을 밝혀주는 장치로만 보기는 조금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거죠.

[앵커]
EDR과 관련된 설명을 해 주셨는데 어쨌든 EDR만 봤을 때는 가속페달이 작동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자체를 믿을 수 있느냐.

[권용주]
그러니까 지금 그걸 가지고 제조사는 분명히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느냐라고 하는 중요한 증거가 되는 거고요. 그런데 운전자들은 늘 나는 밟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록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급발진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속도가 보통 얼마까지 나올 수 있는 겁니까?

[권용주]
보통 개도율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얼마나 많이 열리냐라고 하는데. 보통은 풀악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가속페달을 발끝으로 끝까지 눌렀을 때 그 정도의 속도가 나오는 거여서. 그래서 이번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0m 이내의 일방통행로는 100m가 조금 넘는 거리인데 그 사이에 실제로 시속 100km까지 도달 가능한 속도라는 거죠, 그 거리만 봐도. 그렇기 때문에...

[앵커]
그 말인즉슨 뭔가 급발진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한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권용주]
그걸 무게를 둔다기보다는 그게 급발진 인지 아닌지는 여러 가지 정황도 같이 봐야 합니다. EDR 데이터도 봐야 되지만 CCTV의 장면들도 봐야 하니까 그걸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죠.

[앵커]
그런데 사고 차가 지난 5월에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이상이 없었다고 하거든요. 지금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갑자기 급발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건가요?

[권용주]
흔히 급발진으로 판정된 사례는 없으나 급발진 의심사고라는 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내 차가 급발진당해서 사고를 냈습니다라고 의심해서 신고하는 건수가 해마다 조금 있어요. 그런데 그게 자동차 종합검사에서 문제가 됐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왜냐하면 자동차 종합검사는 리얼앰프, 즉 제동등이 등화장치가 잘 들어오느냐, 그다음에 배기가스가 정상적으로 배출되느냐 이런 걸 검사하는 거지. 엔진을 해부해서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 이런 걸 보지는 않습니다.

[앵커]
대략적인 검사만 진행된 것이다라고 보신 거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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