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의대반' 버젓이 광고...법도 못 막는 '의대 광풍'

'초등의대반' 버젓이 광고...법도 못 막는 '의대 광풍'

2024.07.07. 오전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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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고교 수학 풀이’…초등의대반 성행
초등 1·2학년 대상 의대반 강좌도 개설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지방 도시에도 의대반 개설
초등의대반 단속에도 선행학습 광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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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뒤 학원가에서는 초등 의대 준비반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심지어 초등 1, 2학년부터 받아 평균 5~6년씩 선행을 하는데, 초등 의대반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가 문제입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초등학교 5학년이 6개월 만에 고등학교 2학년 수학까지 풀 수 있다!'

한 초등 의대반 학원 광고입니다.

무려 14배 속도로 선행 학습을 하는 겁니다.

심지어 초등 1,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있습니다.

여름방학 특강은 이미 마감, 의대 증원이 결정된 뒤 열기는 더 뜨거워졌습니다.

[초등 의대반 학원 관계자 : 애들이 한 번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만큼 정확하게 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어서 (입학 테스트에서) 체크해 보고…]

국내 최고의 학원이 몰려 있다는 서울 강남구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초등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비단 강남뿐이 아닙니다.

의대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면서 유리한 지역으로 평가된 충남과 강원 등지에도 초등 의대반이 성행합니다.

[신소영 /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공동대표 : 대치동뿐만 아니라 울산이나 충남 읍·면단위 지역까지 광역화되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학원의 선행학습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 분위기로 학원가가 들썩였던 지난 2월, 시·도 교육청이 이 법에 근거해 초등 의대반 단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진 건 없습니다.

보란 듯이 선행학습 광고도 여전합니다.

시민단체들이 앞장서 '초등 의대반 금지법'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일요일 학원 휴무제 논의조차 5년째 지지부진한 게 현실입니다.

[조희연 / 서울시교육감 (지난 2일) : 증상은 치유해야겠는데, 이 증상에 대해서 100% 반대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복합적 요인에 의해 되어 있는 거잖아요. 고민들이 좀 있습니다.]

저출생 문제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는 사교육 없는 지역과 학교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들이 의대에 가겠다며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는 현실 속에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디자인 : 이나은



YTN 염혜원 (hye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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