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 지장 없도록"...檢 내분 뇌관 잠재

대검 "수사 지장 없도록"...檢 내분 뇌관 잠재

2024.07.24. 오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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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진형 앵커, 이은솔 앵커
■ 출연 : 권민석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8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진상을 파악하라는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에 대해서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당장 협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검찰 내분이 커지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일단 대검찰청이 수사팀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는데요. 사회부 권민석 기자와 함께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안녕하세요! 이른바 총장 패싱' 사태에 대한 대검찰청의 진상 파악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진행형이고요. 일단 이원석 검찰은 지난 20일, 출근길이죠, 검찰 수사에 성역은 없다는 원칙이 김건희 여사 조사에서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공개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김 여사 조사가 미리 총장에게 보고되지 않은 전말을 확인하라며 대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는데요. 이 총장 녹취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이원석 / 검찰총장 (지난 22일) :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국민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기자]
일단 진상 파악은 대검찰청 감찰부 감찰 3과가 맡고 있고요. 정식 감찰이나 진상 조사가 아닌, 진상 파악이라고 대검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확인해 문제를 파악하고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아보자는 차원이란 겁니다. 하지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의 진상 파악에 당장 응하기 어렵다며 연기를 요청했고, 필요하다면 수사팀을 빼고 자신만 받겠다는 입장을 대검에 전달했습니다. 이게 22일부터 어제까지 이틀간 진행된 상황입니다.

[앵커]
모두 더 이상의 사태 악화는 바라지 않는 것 같은데 앞서 보도로도 전해드렸지만 이 지검장의 일정 연기 요구에 대해서 대검찰청의 입장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진상 파악을 담당한 대검 감찰부 입장인데요. "중앙지검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차분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이게 대검 감찰부 입장입니다. 또, 지검에서 수사 결과를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 역시 감안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장 반발이 터져 나온 중앙지검 수사팀을상대로 진상 파악을 강행하기보다 속도를 조절해 추가 확전을 막겠단 의도로 보입니다.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서 진상 파악을 계속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때문에 조사 대상에서 일선 검사는 배제하고, 수사 지휘 라인인 중앙지검 1차장, 4차장과 중앙지검장까지만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물론 대검이 하자는 대로 중앙지검이 당장 협조할지는 현재로썬 미지수입니다. 대검의 진상 파악에 반발해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수사하던 김경목 부부장검사가 22일 사표를 제출했고요. 이원석 총장은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취지가 아니라며 사표를 반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조금 전 검찰 공지가 나왔는데, 이 총장이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 직접 사직 의사 철회와 복귀를 당부했고 김 부부장은 현안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와 처리를 위해 복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결국 일단은 갈등을 수습하는 모양새로 가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이 총장이 지시한 진상 파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중앙지검 수사팀 반발이 거세고, 이창수 지검장은 수사팀 동요를 막기 위해 대검 조사에 당장 협조할 수 없단 입장입니다. 어떻게 제3의 장소에서 김 여사를 조사하게됐는지, 경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제 대검 감찰부가 중앙지검 지휘부 면담 조사를 시도했단 보도도 나왔는데요. 대검 감찰부장이 이 지검장을, 감찰과장들은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 1, 4차장 면담을 요구했지만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이 지검장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상 파악을 미뤄달라고 대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아 사실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일단 대검과 중앙지검 모두 사태 악화는 바라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갈등 수위를 조절하지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김 여사 조사를 미리 보고받지 못했고, 대검의 진상 파악도 지연된다면 이원석 총장으로서는 상관으로서 영이 안 서는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기자]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0일, 김 여사 측과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시 반부터 시작된 조사는 다음 날 1시 20분, 새벽에 끝났고요. 이 조사에 대한 합의는 하루 전인 19일에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 총장이 김 여사 조사를 이창수 지검장에게 보고받은 건 20일 밤 11시 20분입니다. 조사가 시작되고 10시간 흐른 뒤였고 전날 김 여사 측과 검찰이 조사에 합의한걸 고려하면 거의 이틀간 보고 패싱을 당한 겁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총장 지휘권이 배제돼 있고 김 여사 측이 조사 사실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조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사전 보고가 어려웠단 게 중앙지검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이 총장이 수차례 조사는 비공개로 하되 반드시 검찰청에서 조사하라고 했던 원칙적 지시를, 수사팀이 지키지 않은거여서 최소한 보고는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오는 9월 15일 퇴임을 앞둔 이 총장이 임기 말에 가장 휘발성 강한 김 여사 사건 처리를 푸시하다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직 영부인으로 첫 조사를 받은 김 여사도사법 리스크를 줄이지 못하고 검찰의 특혜를 받았단 비판을 받고 있고검찰청 소환이 아닌, 제3의 장소를 택한 검찰도 휴대폰을 반납한 채 출장 조사를 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습니다. 이 총장 역시 영부인 조사에 관해 사후 보고를 받으며 체면을 구겨 모두가 상처를 입었단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원인을 두고 봤을 때는 애초부터 검찰총장에게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지휘권이 박탈된 상황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단 의견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자]
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장의 지휘권이 박탈된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10월입니다. 당시 윤석열 총장이었고요. 당시 윤석열 총장이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을 직접 지휘할 경우 수사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뤄진 결정입니다. 그런데 그 후 지금까지 4년이 흘렀고, 법무부 장관은 박범계, 한동훈, 박성재 장관으로 3차례, 검찰총장은 2차례나 바뀌었습니다. 사건과 직접 관계인이 없는데도 지금까지 도이치 수사에서 총장이 배제된 건 납득하기 어렵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박성재 장관에게 도이치 사건의 수사지휘권 복원을 요구했지만거부당했고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총장의 지휘권을 복원하는 것 역시 장관의수사지휘권 발동에 해당해 극도로 제한돼야 한다는 게 법무부 입장입니다. 이 총장 역시 임기 말에 수사지휘권 복원을요청해 실기한 게 아니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총장이 지휘권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른바 패싱 논란은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총장이 이보다 훨씬 전에 법무부에 지휘권 복원을 요구했더라도 그게 수용됐을지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총장이 이른바 패싱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죠. 총선이 끝난 후인 지난 5월, 이원석 총장은 지휘권을 가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당시 이원석 총장의 녹취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이원석 / 검찰총장 (지난 5월 7일) :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서울중앙지검의 일선 수사팀에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또 처분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분들께서 수사 경과와 수사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기자]
이 발언이 있고 불과 며칠 만에 당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창진 1차장, 고형곤 4차장이 인사 발령이 났습니다. 명품백을 맡고 있던 1차장, 도이치 사건을맡고 있던 4차장에 지검장까지 모두 교체된 겁니다. 이 총장은 박성재 장관에게 당시 인사 연기해 달라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고 이 총장 의견이 묵살된 채 인사가 강행됐습니다. 그때 새로 임명된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취임 일성으로 김 여사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무성한 뒷말을 낳게 됐습니다. 이 지검장의 당시 녹취도 들어보겠습니다.

[이창수 / 서울중앙지검장 (지난5월 16일) : 인사와 관계없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제대로 잘 진행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하고 잘 협의해서 사건의 실체와 경중에 맞는 올바른 판단이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친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됐던 이원석 총장이 이 정도까지 각을 세울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검찰 내분이 더 확대되진 않을지이런 부분이 관심이 가거든요.

[기자]
일단 대검과 중앙지검 모두 파열음이 커지는 걸 경계하고 있어서 갈등을 조절하지 않겠냐 이런 전망이 크고요. 퇴임을 50여 일 앞둔 이 총장이 거취까지 고민할 거란 시각도 많지 않습니다. 당장 대통령실이 이 총장을 겨냥해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단 비판을 내놓았는데 사석에서 만나본 이 총장은 검찰의 정치화를 극도로 경계하는 사람입니다. 남은 기간 원만한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는 게 현실적이지, 총장직까지 걸 경우 검찰 조직이 격랑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 사건 수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은 큽니다. 두 사건 모두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한 만큼처분 결과에 따라 검찰도, 정치권도 엄청난 파장을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권민석 기자였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YTN 권민석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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