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쪽방 벗어나 '밤 더위 대피소'로...사각지대 여전

찜통 쪽방 벗어나 '밤 더위 대피소'로...사각지대 여전

2024.07.28. 오전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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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선풍기 있어도 찜통 같은 쪽방촌
지자체, 인근 목욕탕에 ’밤 더위 대피소’ 마련
"내 집에서 쉬고 싶어"…주거환경 개선 요구도
밤 더위 대피소, 고시원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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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여름, 지자체가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인근 목욕탕에 이른바 '밤 더위 대피소'를 만들었습니다.

찜통 같은 쪽방을 벗어나 쾌적한 환경에서 잠을 청할 수 있는데, 사정은 비슷하지만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도 있어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배민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밤 9시가 넘은 시간, 쪽방촌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길가에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아예 이불을 펴고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쪽방 거주민 : 잠을 못 자니까 이렇게 나와서… 이렇게 멍하니 있든지, 커피라도 한 잔 먹든지….]

그나마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어 사정이 나은 쪽방도 27도가 넘습니다.

앞으로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는 게 두려운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지자체에서는 인근 목욕탕에 '밤 더위 대피소'를 마련했습니다.

시원하게 씻고, 편안히 잠까지 잘 수 있으니 인기가 많습니다.

[쪽방 거주민 : 일단은 샤워만 할 수 있다면야 좋죠. 여기만큼 좋은 곳도 없어요. 매일 샤워할 수 있다는 게….]

그래도 내 집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게 주거 환경이 개선된다면 더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쪽방 거주민 : 불편하지 그렇게는, 여기보다 (쪽방에서) 혼자 내 멋대로 왔다 갔다 하고, 잔소리 안 듣고 하는 게 좋아요.]

하지만 이마저도 인근 고시원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창문과 선풍기가 있어도 실내 온도가 29도에 달하고, 창문마저 없으면 그야말로 찜통이지만 '밤 더위 대피소'는 쪽방 주민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시원 거주민 : 페트병에 물 담아서 가슴에다가 얹고, 겨드랑이에 끼고 그렇게 자도…. 거기는 쪽방이고 저희는 고시원이라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밤 더위 대피소 이용을 못 해요.) 사우나(밤 더위 대피소) 표라도 주시면 저희가 그걸 가지고 이용을 하죠….]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는 올여름, 더 많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배민혁입니다.


촬영기자 : 윤소정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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