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16살 연하' 알바생과 바람난 남편...가게 정보 인터넷에 올리니 '명예훼손'

[조담소] '16살 연하' 알바생과 바람난 남편...가게 정보 인터넷에 올리니 '명예훼손'

2024.08.20. 오전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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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4년 8월 20일 (화)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규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더 늦기 전에’... 이 말은 저마다 다르게 들릴 겁니다. 가슴에 꿈을 품고 살아온 사람에겐, 바로 지금 도전해보라는 ‘응원’으로, 건강을 돌보지 않았던 사람에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경고’로... 마음 따로 말 따로인 사람에겐 솔직해질 수 있는 ‘주문’처럼 들리겠죠. 응원도 되고, 경고도 되고, 또 주문도 되는 말, ‘더 늦기 전에.’ 여러분은 어떤 걸 하고 싶으신가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바로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규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규리 변호사(이하 김규리)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규리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자... 오늘의 고민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 사연자 : 저와 남편은 8년 연애 후 결혼했지만 결혼 1년만에 협의이혼했습니다. 남편은 서울 대학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어린 여학생 알바생과 자주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저도 남편 가게를 자주 오가며 알바생들과 친분이 있었고 여학생과 남편의 나이 차가 16살이나 나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대담하게 여직원과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심지어 새벽에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문자로 했고 이 일로 남편과 크게 다툰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해당 사건이 시발점이 되어 협의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혼 후에도 이따끔 전 남편 SNS를 보다가 우연히 여직원 SNS계정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에서 여직원과 전남편의 다정한 사진 여러 장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전 남편도 여직원과 교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협의이혼 전에 전남편과 함께 찍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이 여럿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인터넷 카페에 3차례에 걸쳐 전남편이 이혼 전부터 불륜했다는 게시글을 작성했습니다. 저는 남편이나 상대 여성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남편과 상대 여성 나이, 저와의 결혼식 일자, 신혼집 위치 등을 공개했습니다. 또 남편의 음식점 상호는 밝히지 않았으나 음식점의 종류와 위치를 적었고 상대 여성의 SNS 사진을 캡쳐해 얼굴 부분을 모자이크한 후 올렸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전남편과 상대 여성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습니다. 전남편은 이혼 후 만났을 뿐인데 제가 거짓말까지 하면서 자신과 상대 여성을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억울합니다. 전남편의 불륜이 사실이 아니라면 제가 더 크게 처벌 받는지 궁금합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이 인터넷에 전 남편의 불륜에 대한 내용을 담은 글을 작성하여 게시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먼저 살펴볼까요?

◆ 김규리 : 네, 우선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그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이때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하는 정도로 특정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머리글자나 이니셜만을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를 아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라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이번 사연의 경우는 어떨까요?

◆ 김규리 : 우리 사안의 경우, 비록 사연자분이 인터넷에 게시한 게시글에 전 배우자나 상대 여성의 성명 등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 대상의 연령이나 직업, 심지어 전 배우자가 운영하는 가게의 위치나 종류, 혼인 및 이혼 이력, 그리고 상대 여성이 SNS에 올린 사진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피해자들을 전혀 모르는 일반 대중은 알 수가 없겠지만, 적어도 피해자들의 지인 내지 주변 사람의 경우에는 그 피해자들을 특정하여 지목하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해당 게시글이 피해자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여 특정한 것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에는 처벌이 더 무겁죠?

◆ 김규리 : 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의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모두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더 무겁게 형을 정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을 기준으로 비교해보자면, 제70조 제1항의 사실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는데, 동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 사실인지 허위사실인지 알 수가 없거나, 적어도 허위사실인지 몰랐을 경우에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일까요?

◆ 김규리 :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그 적시하는 사실이 허위여야 할 뿐만 아니라, 행위자가 그와 같은 사실을 적시함에 있어 적시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 조인섭 : 우리 사안의 경우는 어떤가요?

◆ 김규리 : 우리 사연자분의 경우, 말씀주신 내용만으로는 남편의 불륜이 사실인지 허위사실인지 알 수는 없겠습니다만, 설사 해당 사실이 허위사실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연자분이 이를 허위의 사실로 인식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전 배우자가 줄곧 해당 여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벽 시간에도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를 사연자분이 알게 되면서 전 배우자의 이성 문제가 주된 갈등의 원인이 되어 협의이혼까지 이른 경우로 보여지는데요. 사연자분이 전 배우자와 이혼하기 전부터 전 배우자의 불륜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이혼 이후 곧바로 전 배우자가 그 의심의 대상이 되었던 여성과 실제 교제를 하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던 것이기 때문에, 사연자로서는 당연히 이혼 전부터 전 배우자가 사연자를 속이면서 서로 교제하였던 것으로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연자가 해당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전 배우자로부터 배신당하였다는 생각이 동기가 되어 게시글을 작성하기까지 된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고요.

◇ 조인섭 : 사연자분이 말씀하신 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적어도 사연자분이 알고 계시는 게, 허위라는 걸 인식하고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거네요?

◆ 김규리 : 네 맞습니다. 덧붙이자면,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 즉 범의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며, 이름을 적지 않아도 주변인이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전남편과 상대 여성 이름은 없으나, 자세한 정보가 포함되어 피해자들의 지인이 이를 통해 알 수 있으므로 명예훼손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경우 사실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허위 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해당 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남편과 해당 여성의 친밀한 관계로 인해 협의이혼에 이르렀고 이혼 전부터 불륜을 의심했기 때문에 남편의 불륜을 허위로 인식했다고 보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또한 사연자분이 적은 글이 허위인지 아닌지 상관없이 사연자분이 허위라고 알고 글을 썼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지금까지 김규리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규리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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