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도 무용지물? 사망자만 7명...피해 키운 원인은

에어매트도 무용지물? 사망자만 7명...피해 키운 원인은

2024.08.23. 오전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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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정섭 앵커, 조예진 앵커
■ 전화연결 :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제저녁 경기도 부천의 호텔에서 큰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습니다. 전문가 연결해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교수님 나와계시죠?

[공하성]
공하성입니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사고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23명이 호텔 객실에 묵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사상자가 19명. 대부분이 투숙객이라서 피해가 있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이렇게 생긴 이유 무엇이라고 봐야 될까요?

[공하성]
호텔이 2000년대 초에 지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스프링클러는 11층은 돼야지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호텔은 9층 건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초기 소화에 효과적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요. 또 방화문도 편리를 위해서 개방해 두었다든가 하면 유독가스가 쉽게 유입돼서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합동감식을 해 봐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알 수 있겠지만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처음 불이 난 시각, 저녁 7시 39분입니다. 신고 접수 후 4분 만에 소방차 도착했는데 비교적 신속한 출동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데도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화재 초기 대응이 어려웠던 겁니까?

[공하성]
맞습니다. 우리나라 소방관들 같은 경우에 현재 7분 정도 도착을 하고 있거든요. 화재 신고 시점부터 화재 현장 도착까지. 4분 만에 도착했다는 것은 상당히 빠른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비교적 오래되다 보니 그 당시에는 방염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20여 년 전에 방염을 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20년 가까이 지났기 때문에 방염 성능이 완전히 없어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많은 가연물로 대부분이 이루어졌지 않았을까, 이렇게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서 문도 나무로 되어 있고 또 바닥에 카펫이라도 깔려 있다고 하면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화재 초기 대응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저희가 이번 화재와 관련해서 에어매트가 굉장히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 부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사망자 중에 남녀 1명씩, 2명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는데 안타깝게도 사망을 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다고 봐야 할까요?

[공하성]
아마도 머리부터 떨어졌다든지 당황한 나머지 입을 벌리고 뛰어내렸다든지 잘 뛰어내렸는데 에어매트를 벗어나서 뛰어내렸다든지 이런 원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제보영상을 보니까 에어매트가 처음에는 제대로 설치가 되어 있는데 요구조자가 뛰어내리면서 뒤집히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공하성]
에어매트가 뒤집혀지면 거기에 뛰어내렸다고 하더라도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되고 그 위치에 뛰어내렸을 때 최적의 충격, 흡수 능력을 발휘해서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거거든요.

[앵커]
소방 관계자 브리핑에서도 처음에는 제대로 설치됐다가 피해자가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뒤집혔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를 더 정확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대피 과정에서 이렇게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나요?

[공하성]
일반적으로 뛰어내리는 충격으로 잘 뒤집히지 않는 것이 에어매트인데요. 에어매트를 상황에 따라서 평평한 곳에 설치를 하지 않고 경사가 진 곳에 설치되어 있다든지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지속적으로 뛰어내린다든지 하면 에어매트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앵커]
에어매트로 뛰어내릴 때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라는 게 있을까요?

[공하성]
입을 꼭 다무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손은 가슴 쪽으로 모으고 뛰어내리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또한 엉덩이부터 뛰어내리는 것이 보다 안전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정면으로 떨어지기보다는 약간 뒤로 돌아서 뒤로 떨어지는 식이 안전할까요?

[공하성]
보통은 뒤로 뛰어내린다고 하면 에어매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뛰어내리되 다리를 최대한 들면 엉덩이부터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기억해 놔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어매트도 구조를 위해서 깔았지만 현장 당시 사다리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거든요. 이 사다리차를 펼치지 못한 이유가 있을까요?

[공하성]
설치 공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설치를 못했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다리차를 설치하려면 사다리차 아우트리거라고 해서 아우트리거를 펼쳐야 하는데 이 아우트리거는 사다리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차체 양쪽을 확장시키는 거거든요. 그걸 확장을 시키려면 최소한 6m 정도는 공간이 있어야 됩니다. 그런 공간이 나오지 않으면 설치하기가 쉽지 않고. 또한 경사가 많이 져 있다고 하면 사다리차를 설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또 사상자들 대부분이 발화지점에서 가까운 호텔 8층, 9층에서 주로 발견됐는데 그만큼 대피할 시간이 없었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공하성]
8층에서 화재가 났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화재는 유독가스와 화재는 위로 확산이 되기 때문에 8층과 9층이 상당히 위험한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그 상태에서는 주로 8층과 9층에 있는 사람들은 옥상으로 대피를 해야 되는데. 그 호텔에 옥상이 없었을 수도 있고 옥상이 있었는데 옥상 문을 잠가놔서 옥상으로 대피하려고 했는데 대피를 못하는 그런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호텔의 투숙객이기 때문에 그만큼 건물 구조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들이 화재 피해 원인을 키웠을 수 있겠네요.

[공하성]
쉽지 않습니다. 어느 쪽으로 나가야지 계단으로 나가는지조차도 아마 몰랐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더 크지 않았는가 이렇게 판단됩니다.

[앵커]
그리고 이 호텔이 9층짜리고 당시에 23명 정도 묵었는데 19명 정도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8층 이하, 7층부터 저층 객실이 비워져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고 고층부에 몰려 있었던 점인데. 이런 부분도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공하성]
그렇습니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계단을 통해서 1층으로 대피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인데 고층에 사람들이 많이 투숙해 있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1층으로 내려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인명피해를 더 키우지 않았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객실 투숙 중 밀집도도 영향을 미친 것 같고. 그리고 보통 사망자들이 발견된 곳이 곳곳이기는 하더라고요. 객실도 있고 계단, 복도 여러 군데에서 발견됐는데. 결국에는 익숙하지 않은 호텔에서 비상구 대피장소를 찾지 못한 어려움이 컸을까요?

[공하성]
그랬을 수 있습니다. 유독가스가 건물 내로 가득 차면 가시거리가 상당히 짧아집니다. 아마 1m 앞도 거의 안 보이는 그런 상황이 됐을 겁니다. 그 상황에서 계단이 어디 있는지 이런 것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요. 또한 유독가스가 한 모금만 마셔도 몸이 경직되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발생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피를 훨씬 더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판단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유독가스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유독가스가 유독 빠르게 퍼지는 건물 구조가 따로 있을까요?

[공하성]
기본적으로 호텔 이런 곳에는 계단 입구에 방화문이 대부분 설치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방화문을 열어놓았다고 하면 객실 내에서 화재가 났을 때 쉽게 복도를 통해서 계단으로 유입되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전층으로 유독가스가 아주 쉽게 확산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아무래도 호텔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불에 잘 붙는 침구류 같은 것들이 타면서 불이 번졌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것들이 유독가스를 많이 일으켰던 원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공하성]
그렇습니다. 매트리스라든지 이불, 카페트, 이런 것들이 불에 나면 일산화탄소라든가 이산화탄소 유독한 가스가 발생되는데요. 이런 가스들은 산소공급을 차단해서 질식할 위험이 상당히 높고요. 호흡곤란이나 의식상실, 이런 것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앵커]
또 초반부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호텔 외관만 봐도 오래된 건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내장재나 외장재 그리고 가연물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도 피해가 커진 이유가 될 수 있겠죠?

[공하성]
네,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망하는 원인은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거든요. 이렇게 오래된 건물 같은 경우는 유독가스가 유독 많이 발생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앵커]
그리고 저희가 첫 질문을 드리면서 교수님께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 굉장히 주목을 해 주셨는데 이 부분이 현재 초기 진화 대응에 있어서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죠?

[공하성]
맞습니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그다음에 스프링클러가 바로 작동돼서 소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화재경보기는 아마 울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의식이 아직은 그렇게 높지 않다 보니까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일단 바로 대피를 하지 않습니다. 불이야라든가 경고방송을 하면 그때 대피를 하기 때문에 그러면 대피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그때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었다면 초기 소화에 성공하지 않았을까, 이런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앵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는 게 의무가 아니었다고 해도 화재 발생 가능성은 어떤 건물이든 늘 있는 건데, 다른 대처방안이라도 마련되어 있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공하성]
소화기 정도는 설치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주 긴급한 상황에서 소화기로 진화를 하기는 또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리고 법상 스프링클러가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2003년에는 11층 이상이어야 설치가 의무였는데. 2017년부터 6층 이상의 신축건물마다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되었는데 이런 숙박업소 같은 경우 소급적용이 안 되는 부분일까요?

[공하성]
맞습니다. 현재는 병원이라든가 어린아이들이 거주하는 시설 아니면 나이드신 분들이 거주하는 이런 시설에는 소급적용하고 있는데요, 일부를. 아직까지 숙박업소에는 소급적용하지 않고 있다 보니까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화재가 초저녁에 발생했다 보니까 또 화재 발생 전에 한 투숙객이 타는 냄새가 난다, 그래서 방을 바꿔달라, 이런 요구가 있었다는 제보가 또 있었거든요. 만약에 호텔 측에서 탄 냄새가 난다는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했다면 화재 피해 규모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추정도 할 수 있는데. 지금 합동감식을 통해서라도 호텔 측의 대피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겠죠? [공하성]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을 때 바로 119에 신고를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러면 소방서에서 출동해서 원인을 빨리 분석할 수도 있었고 그러면 초기 진압을 해서 인명피해가 거의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앵커]
사전에 먼저 119에 신고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에 대해서 주목해 주셨습니다. 합동감식이 이루어질 예정인데 앞으로 밝혀야 할 부분,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요?

[공하성]
화재 원인이 어떤 것이냐. 전기적인 원인이냐, 방화냐, 실화냐 이런 것들을 정확히 파악하면 재차 이런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이라도 합동감식이 이뤄져서 화재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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