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교수 자택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 알고보니 중학생 막내 딸? "냄새나서 방향제 뿌려"

목사 교수 자택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 알고보니 중학생 막내 딸? "냄새나서 방향제 뿌려"

2024.08.29. 오전 09:4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08월 29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원화변호사 (이하 이원화):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던 남성 A씨는 국내 유명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유학까지 다녀온 목사이자 겸임 교수로도 활동하던 인물이었습니다. 평생교육원을 통해 만난 여성과 결혼도 하고 한 명의 아들과 두 딸을 둬 주변에서 보기엔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완벽한 인생을 사는 듯 보였죠. 그런데 과연 그의 현실도 그랬을까요? 백골 상태로 발견된 여중생의 시신. 충격적이게도 범인은 너무나도 평범해 보였던 목사이자 교수인 아버지 A씨였습니다. 그런데 시신이 백골로 발견됐다는 건 여중생이 사망한 지 못해도 몇 개월은 훌쩍 지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A씨는 그동안 시신과 함께 살았던 걸까요? 그리고 해당 사건은 도대체 어떻게 알려지게 됐을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황근주 변호사 (이하 황근주):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여중생 시신이 백골로 발견됐는데 이 범인이 여중생의 부모였던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사건입니다. 소개를 좀 해주시죠.

◇황근주: 2016년 초에 밝혀진 사건인데요. 내용이 참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피해 아동이 2015년도 3월달부터 무단 결석을 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피해 아동의 부모에게 학교 출석을 지속적으로 독려를 했는데요. 부모는 피해 아동이 가출했다는 말만 되풀이를 하고 학교 측의 독려로 결국에는 부모가 경찰에 피해 아동의 가출을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에서 피해 아동의 주변 친구들을 탐문하면서 피해 아동이 평소에 학대를 당했다는 정황을 발견했고요. 피해 아동의 학대자가 보호자일지도 모른다고 의심을 한 경찰이 피해 아동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보니 피해 아동이 백골이 되어버린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입니다. 결국 피해 아동의 부모가 피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원화: 백골로 발견됐다는 말은 사망한 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건데, 듣기로는 시신이 부패할 때 정말 상상하기 힘든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변호사님도 검사 시절에 변사체 검시라든지 이런 데 참관을 하시면서 대충 이제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그러면 다른 곳에서 사망한 시신을 뒤늦게 옮긴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 설마 자신의 집에서 부패하고 있는 시신과 계속 함께 있었던 건가 이런 의문이 드는 사건이거든요.

◇황근주: 피해 아동은 주거지에서 사망을 한 게 맞고요. 사망한 피해 아동을 그 부모가 약 11개월 동안 방치하면서 방향제나 향초 같은 걸로 냄새를 가렸다고 합니다. 사실은 시신이 부패를 하게 되면 방향제나 향초 같은 걸로는 냄새를 가리기는 어렵거든요. 근데 이 피해 아동의 경우에는 발견 당시의 상태를 보자면 부패가 진행이 됐다기보다는 오히려 건조 쪽으로 진행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방향제나 향초 같은 걸로도 냄새가 어느 정도 가려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고 또 피해 아동의 주거지 이웃들의 말에 따르면 새벽마다 그렇게 환풍기를 돌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건조하면서 날 수 있는 냄새를 가리기 위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원화: 그게 향초나 제습제 같은 걸로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 아닐 것 같은데 아무튼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왜 사망한 거죠?

◇황근주: 수사를 해본 결과 피해 아동의 아버지인 A씨는 새어머니하고 함께 피해 아동이 가출을 했다는 이유로 장시간에 걸쳐서 피해 아동에게 체벌을 가했던 것 같습니다. 이 피해 아동에 대한 부검 결과를 보면 대퇴부 즉, 허벅지 쪽에 다량의 내부 출혈이 있었던 흔적이 발견됐거든요. 부검 결과를 놓고 보면 장시간 체벌로 인해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쇼크로 사망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화: A씨에게 자식이 3명이 있었다고 하는데 셋 다 아버지와 살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황근주: 피해 아동의 아버지인 A씨는 개신교 목사이자 신학대학 겸임교수였는데요. 첫 번째 결혼으로 1남 2녀를 두었고, 그중에 막내딸이 이 사건 피해 아동입니다. 피해 아동의 모친은 피해 아동이 5살 되던 무렵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고요. A씨는 2년 후에 재혼을 했습니다. 재혼한 여성, 즉 피해 아동의 새어머니는 초혼이었습니다. 이후 A씨와 세 남매는 뿔뿔이 흩어져서 생활을 했는데요. 피해 아동은 새어머니하고 몇 년 동안 같이 생활을 하다가 서로 사이가 많이 틀어졌나 봅니다. 그래서 새 어머니의 여동생에게 맡겨졌습니다. 이 새 어머니 여동생에게는 피해 아동 또래 딸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함께 키우면 좀 잘 키울 수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새 이모라고 해야 될까요? 이 사람도 피해 아동을 학대했던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학대를 견디지 못했던 피해 아동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쯤에 가출을 해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을 찾아갔는데요. 선생님은 피해 아동을 다시 새 이모네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새 이모네 집에는 A피해 아동을 기다리고 있었고요. A씨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능합니다. A씨는 체벌이라는 명목으로 피해 아동을 폭행했고, 피해 아동은 재차 가출을 해서 다시 초등학교 선생님 집에 찾아갑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집에 안 계셨나 봅니다. 선생님 집에 들어가지를 못하니까 그 집 아파트의 경비원이 피해 아동을 다시 새 이모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이게 새 이모 눈에 피해 아동이 곱게 보일 리가 없겠죠. 그래서 새 이모가 이번에는 피해 아동을 A씨와 새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A씨와 새어머니는 돌아온 피해 아동을 아침 7시부터 거의 다음 날 새벽까지 하루 종일 때렸던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피해 아동이 잠을 자던 중에 사망을 했습니다.

◆이원화: 우발적인 싸움이라든지 폭력이 있었던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냥 단순히 체벌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으니까 그래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한번 추가적으로 말씀해주시죠.

◇황근주: 이 사건에서 수사된 내용을 보면 새 이모, A씨 그리고 새 어머니까지 피해 아동에 대해서 수시로 체벌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것 같습니다. 아까 경찰이 피해 아동의 주변을 탐문하다가 학대 정황을 발견했다고 했잖아요. 피해 아동이 사망하기 약 일주일 전에 처음 가출을 해서 처음에는 친구네 집을 찾아갔는데 그때에도 이미 피해 아동의 손바닥이나 종아리에는 심하게 멍이 들어 있었고 피해 아동도 많이 맞았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 시간적 흐름을 보면 피해 아동은 일주일 정도 되는 기간에 두 번에 걸쳐서 가출을 했다가 복귀를 한 거거든요. 처음 가출 자체도 보호자들의 체벌 때문에 가출한 것 같고요. 평소에도 훈계를 빙자해서 너무 심한 체벌이 자주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원화: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를 만큼 때린다는 게 도대체 어떤 건지 감히 상상도 안 되거든요.

◇황근주: 이 피해 아동이 사망하고 거의 11개월가량 지나서 발견이 됐기 때문에요. 뼈하고 표피를 제외한 부분은 이미 건조가 심하게 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사망 당시에는 어땠는지 좀 더 구체적인 상태 확인은 어려웠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퇴부 쪽에 대량 출혈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이 됐고요. 결국에는 그 출혈로 인해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이 됐습니다.

◆이원화: 아니 근데 사망한 아이가 여중생이라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학교에 다닌다는 이야기인데 이 아이가 며칠 동안 학교에 안 나온다 그러면 학교에서 연락이 왔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안 됐나 보죠?

◇황근주: 피해 아동이 사망한 시점이 3월 17일, 즉 새 학기가 시작하고 얼마 안 된 시점입니다. 더군다나 피해 아동은 막 중학교 1학년이 되었기 때문에요. 입학한 것 자체도 얼마 안 된 시점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피해 아동이 자기 보호자들에게 학대를 당했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A씨하고 새어머니에게 피해 아동이 계속 결석을 한다고 알리긴 알렸는데요. A씨와 새어머니는 피해 아동이 가출했다 대답만 반복을 했는데 추가적으로 학교에서 가정 방문을 하거나 교육청에다가 장기 결석 학생이라고 통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학교 입장에서는 학교의 그런 교육권보다는 보호자들의 보호가 우선한다라고 판단을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원화: 아니 그러면 이 사건이 어떻게 알려지게 된 거죠? 본인들이 자수한 건 아닐 것 같고 학교에서도 이걸 거를수 있는 시스템이 당시에 없었다고 하면 어떻게 알려졌습니까?

◇황근주: 사실은 2015년 12월달에요. 인천에서 11살이었던 초등학생 여아가 친아버지와 동거녀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서 가출에서 인근 슈퍼마켓으로 피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 아동은 제대로 음식도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에 무려 2년 동안 학대를 당한 상태에서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장기 결석 아동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를 했고요. 그 조사 과정에서 이번 피해 아동에 대한 조사도 실시가 되었고, 경찰이 친구들로부터 피해 아동의 신체에 멍자국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피해 아동 주거지를 압수수색해서 발견한 사건입니다. 피해 아동이 사망하고 11개월 가까이 방치를 해 뒀기 때문에요. 아마 이때 발각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수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원화: 어쩌면 영원히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네요. 완전 범죄가 될 수도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황근주: 사실 언제까지 숨길 수 있었겠나 싶은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피해 아동이 처음 가출했을 때 초등학생 때 선생님께 찾아왔다고 했잖아요. 그때 선생님이 피해 아동을 새 이모의 집으로 인계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면 적어도 피해 아동이 사망하는 결과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원화: 이 부분이요. 방송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께서도 꼭 유념하시면 좋을 대목 같거든요.보통 아이가 엄마한테 혼났다 폭행당했다 했을 경우 우리나라 정서상 아이를 달래서 다시 그 집에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아동학대에 노출돼 있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간신히 용기를 내서 세상에 손을 내밀고 그 지옥에서 벗어났는데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다시 그 지옥불로 아이를 밀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별거 아니다 생각할 게 아니라 경찰서나 상담소에 보낸다든가 적어도 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싶거든요.

◇황근주: 네 맞습니다. 이 사건이 있은 다음에도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서 많은 사건들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수의 아동학대가 가정 내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나 국가에서도 가정 내 아동 학대에 대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원화: 바로 재판에 넘겨졌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 재판 결과가 혹시 어떻습니까?

◇황근주: 이게 상당히 드문 일인데요. 법원에서는 검찰 구형보다 높게 선고를 했습니다. 검찰에서는 최종적으로 피해 아동의 아버지인 A씨에게는 징역 15년, 새어머니에게는 징역 12년을 구형을 했는데요. 법원에서는 A씨에게는 징역 20년 새 어머니에게는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사건에서는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되기 마련인데요.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A씨와 새어머니의 죄질이 지극히 불량하다라고 본 겁니다.특히 A씨와 새어머니는 피해 아동이 평소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않았고 수시로 가출을 했으며 도벽도 있었기 때문에 엄하게 훈육할 필요성이 더 이 사건도 그런 훈육의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어떻게 보면 책임을 회피하는 그런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요.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독서대회나 그림 그리기 같은 다수의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학급 부반장과 반장을 하기도 한 아주 똑똑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그리고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도벽에 대해서도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점까지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A씨와 새어머니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이원화: 가해자들은 인정하고 반성했나요?

◇황근주: A씨와 새어머니는 1심 판결이 선고된 지 4일 만에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를 했는데요. 항소심에서는 피해 아동의 도약을 입증하겠다 A씨의 친족과 A씨가 운영하던 교회 신도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항소심 재판부도 가해자들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았고요. 가해자들에 대한 형량은 최종적으로 상고심을 거쳐서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이원화: 오늘은 자신의 집에서 여중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년 가까이 시신을 방치했던 부천 백골 여중생 시신 사건 살펴봤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