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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08월 30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여러분은 혹시 분명 내 눈으로 뭔가 보긴 했는데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게 맞나 싶어 보고 또다시 보게 됐던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충북 영동에 살고 있던 A씨에겐 그날의 기억이 그랬습니다. 마을의 한 저수지에서 있었던 일이죠. 그날 저수지에서 주민 A씨가 발견했다는 그것은 바로 한 남성의 B씨의 시신이었습니다. 신원을 파악한 결과 해당 남성은 강남 경찰서 소속의 경찰관이었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경찰은 정황상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좀처럼 납득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오히려 경찰이 이 사건을 어떻게든 빨리 종결시키고 싶어 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했죠. 그리고 하나 둘 석연치 않은 증거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유족들 눈엔 자살보다 타살 혐의점이 더 많아 보였던 이 사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의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황근주 변호사(이하 황근주):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매주 금요일 미제 사건 소개해 드리고 있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사건 같은 경우는 경찰에서는 미제로 분류하지 않는 사건일 것 같아요. 하지만 유족들 입장에서는 미제다,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건 아닐까 싶거든요.
◆황근주: 네 그렇습니다. 유족들 입장에서는 도무지 납득이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경찰서 강력계 소속 형사 B씨가 지역 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유착을 조사하다가 행방이 묘연해져서 실종 신고를 했는데 이틀 만에 충청북도 영동군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서 시신으로 발견이 됐거든요. 그런데 경찰은 단순 자살로 사건을 처리했고 과연 자살이 맞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이 많습니다.
◇이원화: 도대체 강남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강력반 형사가 왜 충북 영동의 저수지에서 그것도 사망한 채로 발견됐냐 굉장히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싶거든요. 혹시 범죄자를 쫓다가 문제가 생겼다거나 그런 건 아닐까요?
◆황근주: B씨의 행적을 살펴보면요. B씨는 시신으로 발견되기 3일 전인 2010년 7월 26일에 강남에서 지인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그 지인의 집에서 잠을 잔 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려다가 충북 영동군 부근에서 교통사고를 내거든요. 그런데 B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사람이 단순히 아는 지인이 아니라 경찰의 정보원이었다고 합니다.영동군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된 B씨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도중에 화장실에 간다며 몰래 빠져나온 것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행적입니다. 그리고 3일 뒤인 2010년 7월 29일 충북 영동에 있는 저수지에서 B씨의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일단 자살로 추정을 했고요.
◇이원화: 왜 자살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황근주: 당시 사건은 충북 영동경찰서에서 수사를 했는데요. 영동경찰서 측은 B씨가 과도한 음주를 한 탓에 지각을 했고 상사의 문책이 두려워져서 아무런 목적 없이 부산으로 향하다가 교통사고까지 냈는데 문제는 숙취로 인한 음주운전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B씨가 병원 진료 도중에 지각에다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문책이 두려워져서 도주한 다음에 자살했다 라는 취지로 발표를 했습니다. 근데 이게 보통 자살로 사망하시는 분들은 사전부터 징후들이 어느 정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가정 문제라든지 여자친구 문제라든지 금전관계라든지 또 최근에는 과도한 업무 부담 이런 것들이요. 그런데 B씨의 경우에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이 안 됐습니다. B씨한테 잠깐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긴 했는데 사망하기 한참 전에 이미 헤어졌고요. 그 뒤로 다른 여성을 만난 적도 없고요. 즉 B씨의 주변을 살펴봐도 자살을 할 만한 이유가 전혀 발견이 안 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영동경찰서는 음주운전 가능성을 얘기를 했지만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간 직후 했던 채혈 검사 결과를 보면요. 여기에도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원화: 어떤 거죠?
◆황근주: 교통사고가 나서 B씨가 병원에 후송된 직후에 체열 검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01% 미만이었습니다. 이거는 체내 알코올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봐야하고요. 이 정도 수치라면 대사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숙취로 인한 음주운전이라는 영동경찰서 얘기도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사건의 경우에는 유가족들이 부검을 요청할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왜 사망을 했는지 납득이 안 가니까요. 하지만 경찰은 처음에는 부검을 말렸습니다.
◇이원화: 부검을 굳이 말릴 이유가 있나요? 심지어 가족도 아닌데요.
◆황근주: 보통은 경찰에서 부검을 하겠다고 하더라도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검을 하게 되면 시신에 손을 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경찰이 부검을 반대하니까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미심쩍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부검을 하기는 했는데 부검 결과에도 이상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부검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황근주: 부검을 해보니까 B씨 앞머리 쪽하고 정수리 쪽에서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발견이 됐고요. B씨의 목 부분에는 압박성 표피 박탈, 다시 말해서 살갗이 살짝 벗겨진 흔적이 있었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끈 같은 것으로 목을 조르면 자국이 남잖아요. 그거를 우리가 삭흔이라고 하는데 그런 자국이 있었습니다. 이걸 봐서는 누군가가 B씨를 폭행한 다음에 목을 조른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고요. 거기다가 추가적으로 검출된 약물이 있는데 디펜히드라민이라는 약물입니다. 이 약물이 수면 유도제의 일종인데요. 우리가 감기약 먹으면 졸린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그럴 때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물론 디펜히드라민이라는 약물이 치사량 수준으로 검출된 건 아니었지만 B씨의 신체에서 이 약물이 검출이 될 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B씨가 그 약물을 처방받은 적도 없고 교통사고가 나서 갔던 병원에서도 B씨에게 해당 약물을 투여한 사실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B씨의 마지막 행적, 즉 병원에서 나가는 B씨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서두르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졸음을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한 모습이라고는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B씨의 폐에서는 플랑크톤도 발견이 됐는데요. 이 플랑크톤도 좀 이상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시신이 발견된 게 저수지였으니까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된 게 그렇게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데요. 뭐 어떤 부분일까요?
◆황근주: 저수지에서 시신이 발견됐으니까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된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는데요. 문제는 이 플랑크톤이 폐에서만 발견이 됐다는 겁니다. 만약에 B씨가 저수지에 빠져서 익사를 한 것이라면 폐에 들어간 플랑크톤이 모세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까지 퍼져야 되거든요. 그리고 사람이 물에 빠졌으면 그 저수지 물이 기도로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식도로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요. 위에서도 발견이 되고요. 그런데 폐에서만 발견이 됐다는 거는 B씨가 사망을 한 다음에, 이미 호흡이 멈춘 다음에 저수지에 유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암시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B씨는 저수지에 딸린 낚시터에서 발견이 됐는데 B씨가 발견된 낚시터는 그 높이 자체도 어른 허리 정도밖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B씨가 실수로 물에 빠졌으면 스스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그런 깊이였다고 합니다. B씨가 만약에 경찰 주장대로 자살하려고 했다면 굳이 저수지까지 찾아가서 자살할 이유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그 저수지는 B씨가 후송된 병원에서 걸어서 30분이 넘게 걸리는 곳이고 길도 복잡해서 굳이 간다면 택시를 탔을 것 같은데 여기가 무슨 유명한 관광 명소도 아니고 동네 주민들이 알음알음해 오는 곳인데 아무런 연고도 없는 B씨가 굳이 여기까지 찾아가서 자살을 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원화: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않고 자기가 스스로 링거를 뽑고 급하게 나간 부분 이 부분이 굉장히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거든요. 보통의 경우라면 이럴 리가 없잖아요.
◆황근주: B씨는 교통사고만으로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고 자체가 가볍지는 않았지만요. 먼저 B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3차로를 가로질러서 중앙분리대까지 들이받은 다음에 멈췄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B씨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후송된 병원에서 일단 CT라든지 엑스레이 그리고 혈액 검사를 하기는 했는데 B씨는 타인의 부축을 받지 않고 스스로 보행이 가능할 정도의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스스로 링거를 빼버리고 병원 측에는 알리지도 않은 채 급하게 병원을 빠져나간 겁니다. 더 이상한 거는 B씨가 병원을 빠져나간 다음 날에 B씨의 가족이라며 어떤 젊은 남성이 병원으로 전화를 해서 B씨가 무서워서 나갔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원화: 가족들 중에 이런 전화했다는 사람이 없었습니까?
◆황근주: 가족들은 B씨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후송된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가족이 전화를 하지 않았고요. 사건 발생 전날에 B씨가 경찰 정보원이랑 술을 마셨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당시에 B씨가 강남 유흥업소의 유착관계를 수사 중이었고, 지인들 말에 따르면 수사를 제지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B씨의 사망 사건을 수사하면서 경찰이 B씨의 가족에게 자살한 거라고 진술을 실질적으로 유도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더군다나 아까 경찰이 B씨의 부검을 반대했다고 했잖아요. 반대를 한 인물이 나중에는 클럽 버닝썬 수사의 총책임자가 됐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B씨가 강남 유흥업소와 경찰 간의 유착관계를 수사하려다 입막음을 당한 게 아니냐 라는 의문이 제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원화: 사망한 날 어딘가를 가고 있었잖아요. 당초 가려고 했던 곳은 어디였나요?이걸 알면 뭔가 단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황근주: B씨의 행적을 살펴보면 B씨는 2010년 7월 26일에 경찰의 정보원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려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 거잖아요. 그럼 B씨는 왜 술을 마신 다음날 경찰서로 출근하지 않고 부산으로 가려고 했는지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B씨와 같이 술을 마신 정보원이 부산에 있던 다른 정보원을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B씨가 부산에 있다는 다른 정보원을 만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낸 게 아닐까 추측을 합니다. 당시 B씨 차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에도 부산에 있는 모 정비소 주소가 입력이 돼 있었는데요. 그 정비소하고 부산 정보원의 자택 거리가 1km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B씨는 대체 어떤 수사를 위해서 부산까지 가서 정보원을 만나려고 했는지 추측을 해보자면 당시에 B씨가 만나려던 사람이 B씨가 수사 중이던 강남 유흥업소 유착관계 관련이 있었던 사람이 아닌지 이를 밝혀줄 정보원이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B씨가 정보원을 만나러 가는 걸 막기 위해 살해당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듭니다.
◇이원화: 왜 이 부분을 좀 더 명확히 수사하지 않았는지 그게 좀 의문이긴 합니다. 그리고 앞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는 그 의문의 남성. 그 남성이 사건의 키 아닐까 싶고요. 그런데 전혀 수사가 안 됐던 모양이죠?
◆황근주: 병원에서는 가족들한테 전화를 받았다고 하고 전화를 건 가족은 없고 전화받은 병원 관계자는 B씨의 동료 목소리와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확실하진 않고요. 이러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가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원화: 아무튼 이런 상황들이 하나둘 밝혀졌기 때문에 제가 만약 가족이라도 이거 자살 아니고 타살일 수 있다는 심증이 계속 들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수사가 재개되거나 상황에 따라서 재판까지도 갈 수 있나요?
◆황근주: B씨 같은 경우에는 3년 연속으로 모범 경찰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고요. 검찰에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을 했지만 더 이상 증거가 없어서 결국에는 청주지검 영동지청에서 자살로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타살로 볼 증거도 없다 라고 내사 종결 처분을 하기는 했는데요. 청취자분들도 아시다시피 2000년 8월 1일 이후에 발생한 살인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B씨가 살해당한 것이 명백하다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다면 수사가 재개될 수 있고 진범이 잡힌다면 재판도 얼마든지 열릴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이원화: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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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여러분은 혹시 분명 내 눈으로 뭔가 보긴 했는데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게 맞나 싶어 보고 또다시 보게 됐던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충북 영동에 살고 있던 A씨에겐 그날의 기억이 그랬습니다. 마을의 한 저수지에서 있었던 일이죠. 그날 저수지에서 주민 A씨가 발견했다는 그것은 바로 한 남성의 B씨의 시신이었습니다. 신원을 파악한 결과 해당 남성은 강남 경찰서 소속의 경찰관이었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경찰은 정황상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좀처럼 납득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오히려 경찰이 이 사건을 어떻게든 빨리 종결시키고 싶어 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했죠. 그리고 하나 둘 석연치 않은 증거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유족들 눈엔 자살보다 타살 혐의점이 더 많아 보였던 이 사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의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황근주 변호사(이하 황근주):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매주 금요일 미제 사건 소개해 드리고 있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사건 같은 경우는 경찰에서는 미제로 분류하지 않는 사건일 것 같아요. 하지만 유족들 입장에서는 미제다,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건 아닐까 싶거든요.
◆황근주: 네 그렇습니다. 유족들 입장에서는 도무지 납득이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경찰서 강력계 소속 형사 B씨가 지역 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유착을 조사하다가 행방이 묘연해져서 실종 신고를 했는데 이틀 만에 충청북도 영동군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서 시신으로 발견이 됐거든요. 그런데 경찰은 단순 자살로 사건을 처리했고 과연 자살이 맞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이 많습니다.
◇이원화: 도대체 강남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강력반 형사가 왜 충북 영동의 저수지에서 그것도 사망한 채로 발견됐냐 굉장히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싶거든요. 혹시 범죄자를 쫓다가 문제가 생겼다거나 그런 건 아닐까요?
◆황근주: B씨의 행적을 살펴보면요. B씨는 시신으로 발견되기 3일 전인 2010년 7월 26일에 강남에서 지인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그 지인의 집에서 잠을 잔 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려다가 충북 영동군 부근에서 교통사고를 내거든요. 그런데 B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사람이 단순히 아는 지인이 아니라 경찰의 정보원이었다고 합니다.영동군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된 B씨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도중에 화장실에 간다며 몰래 빠져나온 것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행적입니다. 그리고 3일 뒤인 2010년 7월 29일 충북 영동에 있는 저수지에서 B씨의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일단 자살로 추정을 했고요.
◇이원화: 왜 자살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황근주: 당시 사건은 충북 영동경찰서에서 수사를 했는데요. 영동경찰서 측은 B씨가 과도한 음주를 한 탓에 지각을 했고 상사의 문책이 두려워져서 아무런 목적 없이 부산으로 향하다가 교통사고까지 냈는데 문제는 숙취로 인한 음주운전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B씨가 병원 진료 도중에 지각에다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문책이 두려워져서 도주한 다음에 자살했다 라는 취지로 발표를 했습니다. 근데 이게 보통 자살로 사망하시는 분들은 사전부터 징후들이 어느 정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가정 문제라든지 여자친구 문제라든지 금전관계라든지 또 최근에는 과도한 업무 부담 이런 것들이요. 그런데 B씨의 경우에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이 안 됐습니다. B씨한테 잠깐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긴 했는데 사망하기 한참 전에 이미 헤어졌고요. 그 뒤로 다른 여성을 만난 적도 없고요. 즉 B씨의 주변을 살펴봐도 자살을 할 만한 이유가 전혀 발견이 안 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영동경찰서는 음주운전 가능성을 얘기를 했지만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간 직후 했던 채혈 검사 결과를 보면요. 여기에도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원화: 어떤 거죠?
◆황근주: 교통사고가 나서 B씨가 병원에 후송된 직후에 체열 검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01% 미만이었습니다. 이거는 체내 알코올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봐야하고요. 이 정도 수치라면 대사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숙취로 인한 음주운전이라는 영동경찰서 얘기도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사건의 경우에는 유가족들이 부검을 요청할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왜 사망을 했는지 납득이 안 가니까요. 하지만 경찰은 처음에는 부검을 말렸습니다.
◇이원화: 부검을 굳이 말릴 이유가 있나요? 심지어 가족도 아닌데요.
◆황근주: 보통은 경찰에서 부검을 하겠다고 하더라도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검을 하게 되면 시신에 손을 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경찰이 부검을 반대하니까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미심쩍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부검을 하기는 했는데 부검 결과에도 이상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부검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황근주: 부검을 해보니까 B씨 앞머리 쪽하고 정수리 쪽에서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발견이 됐고요. B씨의 목 부분에는 압박성 표피 박탈, 다시 말해서 살갗이 살짝 벗겨진 흔적이 있었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끈 같은 것으로 목을 조르면 자국이 남잖아요. 그거를 우리가 삭흔이라고 하는데 그런 자국이 있었습니다. 이걸 봐서는 누군가가 B씨를 폭행한 다음에 목을 조른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고요. 거기다가 추가적으로 검출된 약물이 있는데 디펜히드라민이라는 약물입니다. 이 약물이 수면 유도제의 일종인데요. 우리가 감기약 먹으면 졸린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그럴 때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물론 디펜히드라민이라는 약물이 치사량 수준으로 검출된 건 아니었지만 B씨의 신체에서 이 약물이 검출이 될 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B씨가 그 약물을 처방받은 적도 없고 교통사고가 나서 갔던 병원에서도 B씨에게 해당 약물을 투여한 사실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B씨의 마지막 행적, 즉 병원에서 나가는 B씨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서두르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졸음을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한 모습이라고는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B씨의 폐에서는 플랑크톤도 발견이 됐는데요. 이 플랑크톤도 좀 이상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시신이 발견된 게 저수지였으니까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된 게 그렇게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데요. 뭐 어떤 부분일까요?
◆황근주: 저수지에서 시신이 발견됐으니까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된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는데요. 문제는 이 플랑크톤이 폐에서만 발견이 됐다는 겁니다. 만약에 B씨가 저수지에 빠져서 익사를 한 것이라면 폐에 들어간 플랑크톤이 모세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까지 퍼져야 되거든요. 그리고 사람이 물에 빠졌으면 그 저수지 물이 기도로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식도로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요. 위에서도 발견이 되고요. 그런데 폐에서만 발견이 됐다는 거는 B씨가 사망을 한 다음에, 이미 호흡이 멈춘 다음에 저수지에 유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암시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B씨는 저수지에 딸린 낚시터에서 발견이 됐는데 B씨가 발견된 낚시터는 그 높이 자체도 어른 허리 정도밖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B씨가 실수로 물에 빠졌으면 스스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그런 깊이였다고 합니다. B씨가 만약에 경찰 주장대로 자살하려고 했다면 굳이 저수지까지 찾아가서 자살할 이유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그 저수지는 B씨가 후송된 병원에서 걸어서 30분이 넘게 걸리는 곳이고 길도 복잡해서 굳이 간다면 택시를 탔을 것 같은데 여기가 무슨 유명한 관광 명소도 아니고 동네 주민들이 알음알음해 오는 곳인데 아무런 연고도 없는 B씨가 굳이 여기까지 찾아가서 자살을 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원화: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않고 자기가 스스로 링거를 뽑고 급하게 나간 부분 이 부분이 굉장히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거든요. 보통의 경우라면 이럴 리가 없잖아요.
◆황근주: B씨는 교통사고만으로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고 자체가 가볍지는 않았지만요. 먼저 B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3차로를 가로질러서 중앙분리대까지 들이받은 다음에 멈췄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B씨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후송된 병원에서 일단 CT라든지 엑스레이 그리고 혈액 검사를 하기는 했는데 B씨는 타인의 부축을 받지 않고 스스로 보행이 가능할 정도의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스스로 링거를 빼버리고 병원 측에는 알리지도 않은 채 급하게 병원을 빠져나간 겁니다. 더 이상한 거는 B씨가 병원을 빠져나간 다음 날에 B씨의 가족이라며 어떤 젊은 남성이 병원으로 전화를 해서 B씨가 무서워서 나갔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원화: 가족들 중에 이런 전화했다는 사람이 없었습니까?
◆황근주: 가족들은 B씨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후송된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가족이 전화를 하지 않았고요. 사건 발생 전날에 B씨가 경찰 정보원이랑 술을 마셨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당시에 B씨가 강남 유흥업소의 유착관계를 수사 중이었고, 지인들 말에 따르면 수사를 제지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B씨의 사망 사건을 수사하면서 경찰이 B씨의 가족에게 자살한 거라고 진술을 실질적으로 유도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더군다나 아까 경찰이 B씨의 부검을 반대했다고 했잖아요. 반대를 한 인물이 나중에는 클럽 버닝썬 수사의 총책임자가 됐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B씨가 강남 유흥업소와 경찰 간의 유착관계를 수사하려다 입막음을 당한 게 아니냐 라는 의문이 제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원화: 사망한 날 어딘가를 가고 있었잖아요. 당초 가려고 했던 곳은 어디였나요?이걸 알면 뭔가 단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황근주: B씨의 행적을 살펴보면 B씨는 2010년 7월 26일에 경찰의 정보원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려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 거잖아요. 그럼 B씨는 왜 술을 마신 다음날 경찰서로 출근하지 않고 부산으로 가려고 했는지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B씨와 같이 술을 마신 정보원이 부산에 있던 다른 정보원을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B씨가 부산에 있다는 다른 정보원을 만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낸 게 아닐까 추측을 합니다. 당시 B씨 차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에도 부산에 있는 모 정비소 주소가 입력이 돼 있었는데요. 그 정비소하고 부산 정보원의 자택 거리가 1km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B씨는 대체 어떤 수사를 위해서 부산까지 가서 정보원을 만나려고 했는지 추측을 해보자면 당시에 B씨가 만나려던 사람이 B씨가 수사 중이던 강남 유흥업소 유착관계 관련이 있었던 사람이 아닌지 이를 밝혀줄 정보원이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B씨가 정보원을 만나러 가는 걸 막기 위해 살해당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듭니다.
◇이원화: 왜 이 부분을 좀 더 명확히 수사하지 않았는지 그게 좀 의문이긴 합니다. 그리고 앞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는 그 의문의 남성. 그 남성이 사건의 키 아닐까 싶고요. 그런데 전혀 수사가 안 됐던 모양이죠?
◆황근주: 병원에서는 가족들한테 전화를 받았다고 하고 전화를 건 가족은 없고 전화받은 병원 관계자는 B씨의 동료 목소리와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확실하진 않고요. 이러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가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원화: 아무튼 이런 상황들이 하나둘 밝혀졌기 때문에 제가 만약 가족이라도 이거 자살 아니고 타살일 수 있다는 심증이 계속 들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수사가 재개되거나 상황에 따라서 재판까지도 갈 수 있나요?
◆황근주: B씨 같은 경우에는 3년 연속으로 모범 경찰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고요. 검찰에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을 했지만 더 이상 증거가 없어서 결국에는 청주지검 영동지청에서 자살로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타살로 볼 증거도 없다 라고 내사 종결 처분을 하기는 했는데요. 청취자분들도 아시다시피 2000년 8월 1일 이후에 발생한 살인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B씨가 살해당한 것이 명백하다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다면 수사가 재개될 수 있고 진범이 잡힌다면 재판도 얼마든지 열릴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이원화: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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