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나우] 응급실 운영 차질 '본격화'...눈앞으로 다가온 의료 위기?

[뉴스나우] 응급실 운영 차질 '본격화'...눈앞으로 다가온 의료 위기?

2024.09.02.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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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며 일부 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의료 대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응급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현장에서 직접 근무하고 계신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모셨습니다. 사실 요즘에 워낙 인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렇게 출연 섭외드리기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도 당직하고 오신 거죠?

[이형민]
어제 근무하다가 섭외 전화를 받았고요. 아침에 근무 교대를 하고 간신히 옷 갈아입고 시간 맞춰서 올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아침 몇 시까지 근무하신 거예요?

[이형민]
보통 대부분 병원들이 8~9시 사이에 교대를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앵커]
아침 8시까지 근무하시고 지금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응급실 근무와는 근무 형태가 어떻게 달라진 거예요?

[이형민]
보통은 교육수련병원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상급종합병원들이죠. 교육수련을 담당하는 지도 전문의들과 전공의들이 함께 근무를 하는 이런 형태. 즉 전문의와 전공의가 함께 근무하는 형태에서 지금은 전공의들이 없는 상태이다 보니까 전문의들이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이전에 3~4명 아니면 5~6명이 함께 하던 일을 지금은 전문의 1~2명이 모든 일을 감당하려다 보니 한계상황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일산 백병원 응급실에서 직접 현장에서 일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러니까 전에는 전문의가 보통 3~4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문의 1~2명이 모든 환자를 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겠군요? 그러면 응급환자가 여러 명이 들어오면 전문의 1명이서 그걸 어떻게 해결을 하는 건가요?

[이형민]
바로 그 문제 때문에 저희가 응급실의 위기에 대해서 여러 번 언론에 이야기를 드렸고요. 기자회견 때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혼자 근무하는 게 힘들고 말고의 문제는 아닙니다. 상급종합병원들 같은 경우에는 중증환자들이 여러 명이 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동시에 중증환자가 2명 이상 발생한다면 분명히 환자의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다.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근무를 하시는 거니까 최근에 근무하셨을 때 그렇게 응급환자들이 여러 명 왔을 때 굉장히 난처했던 경험이 있으시면 얘기를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형민]
어제도 제가 근무를 하고 왔지만 심폐소생술 환자가 두 분이 오셨습니다. 보통 심폐소생술을 할 때 외국의 경우에는 심폐소생술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는 최소한 1시간 반에서 2시간 심폐소생술 환자만 집중을 해서 진료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당시 10~13명 정도의 환자들이 제 담당으로 있었기 때문에 제가 심폐소생술 환자를 담당하는 1~2시간은 다른 환자들은 전혀 신경을 쓸 수 없는, 일종의 위험한 상황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던 거죠.

[앵커]
의사 입장에서는 그런 위급한 환자를 보면 굉장히 절박한 마음이 같이 들 텐데. 일단 손이 없으니까 응급환자가 여러 명 왔을 때는 한 환자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고.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합니까? 다른 병원으로 돌려보내는 겁니까? 어떤 시스템으로 지금 돌아가고 있는 건가요?

[이형민]
그래서 제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에도 환자를 보내겠다고 전화가 서너 통이 왔습니다마는, 그 짧은 순간에도요. 그동안은 저희가 환자를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죠. 결국은 저희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을 찾아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전공의와 전문의가 함께 있는 그런 상황에서 전문의 1~2명이 다 소화해야 되는 그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얘기를 해 주셨는데 지금 굳이 비교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기존 업무량의 몇 배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형민]
절대적인 시간도 물론 증가를 했지만 업무의 내용 자체도 되게 많이 증가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응급실이라고 하는 것은 병원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병원의 진료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면 응급실의 업무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를 하거든요. 결국은 환자가 들어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환자가 들어오고 나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돼서 나가는 흐름을 관리해 줘야 되는데. 나가지를 못하게 된다면 정체가 되죠.

[앵커]
또 그게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렇게 근무를 계속 하다 보면 물론 최선을 다해서 진료를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업무량이 몇 배가 되다 보면 아무래도 응급상황에서 집중력도 떨어지고 그런 문제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이형민]
저희도 제일 우려하는 바가 그것입니다.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앵커님 계시지만 생방송 아나운서들이나 외환딜러 이런 분들은 업무 집중도를 보인다고 일반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집중해서 판단을 해도 힘든 일인데 이것이 과도하게 업무 부담이 된다면 판단력이 아무래도 쉽지 않아질 수가 있고요. 또 결국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가장 최고의 컨디션에서 환자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추석 연휴 앞두고 추석 연휴에 환자 많아지다 보니까 걱정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지금 뉴스 보니까 일부 응급실 같은 경우에는 심야 그리고 휴일 진료를 할 수 없다, 지금 셧다운 상태로 가는 것 같은데 많은 응급실들이 이렇게 폐쇄 직전까지 갔다고 보세요? 어떤 상태라고 보세요?

[이형민]
이 사태 자체가 길어지면서 물리적인 한계는 이미 초과를 한 상황이고요.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한계를 넘어선 그런 현상으로 셧다운이라고 하는 병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을 했고요. 그리고 셧다운되는 병원들이 차츰 주변과 전국으로 퍼져가고 있고요. 앞으로는 차츰 더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가 기간을 여쭤보는 게 적합한지 모르겠지만 버틸 수 있다라고 하면 어느 정도 기간이라고 보세요?

[이형민]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남은 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이 일에 반전이 없다고 하면 최소한 내년, 그리고 길게는 5년. 정부의 담화에서 보듯이 앞으로 10년 동안 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비상진료가 지금 유지 가능한 상황인지 이 부분과 관련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저희가 듣고 있는데. 정부 측의 판단은 조금은 결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늘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정부 측에서는 지금 굉장히 어려운 여건인 건 맞지만 비상조치가 진료 유지는 가능한 상태라고 파악은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형민]
저는 저 이야기 들으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비상진료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죠. 국가재난상황이나 전쟁상황에서 비상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을 가동하는 것인데. 정상 시스템보다 비상 시스템이 당연히 좋을 리가 없겠죠. 그러니 100% 완전히 비상진료 시스템이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금 매일같이 쏟아지는 셧다운과 부분적인 폐쇄 기사들을 보시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저희도 현장에서 우려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비상진료 시스템이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이야기는 정부 입장에서는 대책이 없다라는 말처럼 저는 들립니다. 또 한 가지는 우리는 할 만큼 하지만 안 될 수도 있다라는 면책성 발언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추석 앞두고 정부에서는 아무래도 비상진료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응급실 상황에 대해서 일일 브리핑도 하고 인력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형민]
인력 확충에 대한 이야기는 사태 초기부터 계속적으로 나왔었죠. 맨처음에 의원에 있는 원장들을 데려다가 쓰겠다. 아직 저는 보지는 못했습니다마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파견을 하겠다.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군 병원을 오픈을 하겠다. 역시 마찬가지로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오려는 사람 자체가 없는데 어디서 사람을 구할지 궁금합니다. 그나마 구한다 하더라도 내년에는 공보의와 군의관들이 신규로 들어갈 인력이 없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는 결국 똑같이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인력 확충에 대한 정부 대책에 대해서 신뢰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해 주셨는데 실제로 추석 연휴가 큰 걱정이거든요. 오랜 기간 보셨을 때 연휴 기간에 응급환자가 급증하나요?

[이형민]
매년 저희가 추석이나 설날 양대 명절을 앞두고는 저희끼리 만나서 우스갯소리로 제발 이번 명절은 살아남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만큼 응급실은 평소보다 한 1.5배에서 2배에 가까운 환자들이 내원을 하게 되고요. 그리고 그와 반비례해서 병원의 배후진료능력은 또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응급실로써는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증가를 합니다. 이번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얼마나 힘들지 저희도 걱정이 앞서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상황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긴급대책으로 그래도 이것만은 추석 연휴 기간에 필요하다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형민]
정부에서 대책이 없듯이 사실 저희 입장에서도 저희가 뭔가를 해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저희의 너무나도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현장에서는 일을 하겠지만 물리적인 한계를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저희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역시 여러 언론들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아프지 않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다라는 입장을 전해 주셨는데. 끝으로 제가 이것도 여쭤볼게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의사단체가 단일한 대안을 가지고, 그러니까 의대 정원 수를 조정하자는 얘기도 있는데. 그런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몇 명까지는 우리가 받을 수 있다, 이런 조정안을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말거든요. 그런 분위기는 전혀 없는 겁니까?

[이형민]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의료개혁은 실체가 없고 철학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의료개혁을 하겠다라고만 하지 그 의료개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결국은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전반적인 미션과 비전 그리고 그런 것들을 국민들한테 설득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 실무자들, 실체적인 업무를 만드는 것은 현장의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차례 세부적인 정책,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정책, 그리고 의료개혁을 할 수 있는 여러 정책들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부분을 먼저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앵커]
증원 규모를 놓고 딜이라고 할까요? 그런 협상은 지금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이형민]
아마도 지금은 관심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정부에서. 이것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라고 계속적으로 밝혀오고 있고요.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떤 이야기를 한들 2025년이 된들, 26년이 된들 무엇이 바뀔까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협상의 물꼬도 트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응급환자들을 위해서 현장에서 애써주십시오라는 부탁을 마지막으로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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