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엄마 냉장고에 있다" 섬뜩한 아버지의 대답, 사실이었다? 구박받던 아버지의 범행

"너희 엄마 냉장고에 있다" 섬뜩한 아버지의 대답, 사실이었다? 구박받던 아버지의 범행

2024.09.03. 오후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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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09월 03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신영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농사일 하시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요. 3월부터 4월까지 그러니까 봄이 되면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하죠. 농번기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닐 겁니다. 그리고 전남 화순에서 사는 70대 부부 역시 그랬습니다. 지적장애 3급인 남편 A씨는 이렇듯 아내에게 자주 구박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구박이라고 하기도 좀 그런 것이요. 농삿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일은 아내가 거의 도맡다시피 했다고 하죠. 그러던 어느날, 행방불명된 자신의 어머니가 집 냉장고에 있다는 듣고도 믿을 수 없는 이 이야기. 정말 있었던 일일까요? 사건X파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신영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신영재 변호사 (이하 신영재)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신영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정말 듣고도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은 사건들이 있잖아요. 이번 사건이 저한테는 그랬던 것 같거든요. 전남 화순의 한 농가에서 벌어진 일이었죠.

◆ 신영재 : 때는 2013년 4월 전남 화순의 한 농가입니다. 70대 부부가 함께 살고 있었고요. 남편은 지적장애 3급으로 말투가 다소 어눌하여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남편은 하라는 밭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늘 아내의 돈만 슬쩍 털어 밖에서 놀고 오기 일쑤였는데요. 그런 남편과 함께 40년을 살아온 아내는 언제나 남편에게 잔소리와 구박을 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 이원화 : 아내분이 많이 힘들었겠다 싶네요.

◆ 신영재 : 예 아무래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특히나 우리 4월은 농번기로 한창 바쁘던 때인데 아내는 남편에게 밭일을 맡기고 일하러 나갔다 왔는데요. 또 제대로 해놓지 않은 남편을 보고 화가 난 아내는 남편에게 오늘도 잔소리를 퍼붓습니다.

◇ 이원화 : 제가 아내분이라도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은데 그런데 문제는 욕을 먹는 입장에서는 본인이 한 행동을 생각하지 못하고 또 이러냐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 신영재 : 저도 자주 그러기는 하는데요.

◇ 이원화 : 그렇습니까?

◆ 신영재 : 여기서부터 뭔가 이상해집니다. 늘 아내에게 구박받고 말다툼을 해도 아내에게는 게임이 되지 않던 남편이 이날은 그동안 쌓인 분노가 폭발했는지 마당에 있던 괭이로 아내의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 이원화 : 이 정도면 완전히 이성을 잃은 느낌인데요.

◆ 신영재 : 사람이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고 큰 사고를 쳤다 하더라도 놀라서 그만두기 마련인데요. 남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아내의 머리만 집중해서 괭이로 내리쳤습니다. 당연히 아내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망했고요. 남편은 집 안에 있는 각종 도구들로 아내의 시신을 토막냈습니다. 이렇게 해체한 시신은 4개의 비닐 포대로 나눠 담아 일부는 유기하고 일부는 냉장고에 보관을 합니다.

◇ 이원화 : 근데 이 범행이 어떻게 드러난 건가요?

◆ 신영재 : 아무래도 이 작은 농촌이다 보니까 이웃들이 아내가 보이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요. 그래서 이 이웃들이 아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아들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 어디 가셨냐고 하자 충격적이게도 이 남편은 ‘네 엄마 내가 죽여서 냉장고에 넣어놨어’라고 대답을 합니다. 결국 아들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해서 경찰이 출동하게 됩니다.

◇ 이원화 : 보통의 경우라면 아들이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엄마 어딨어요? 했는데 니 엄마 냉장고에 있다. 이러면 ‘장난치지 마세요’ 라든지 뭐 이런 말이 먼저 나올 것 같거든요. 근데 이 아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아버지가 허튼 말 하는 게 아니다.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이런 생각을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습니다.

◆ 신영재 : 그러니까요. 아들도 평소에 아버지의 폭력성이나 뭐 이상한 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는지 이 발언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한 겁니다.

◇ 이원화 :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시신들을 경찰에서 찾아냈겠죠?

◆ 신영재 : 일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집 냉장고에서 바로 시신 일부를 발견해 남편을 긴급 체포했고요. 나머지 밭둑이나 정화조에 버려진 시신들도 모두 수습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래도 다행이긴 하네요. 근데 그 이해가 안 되는 게 왜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굴었을까. 딴 사람도 아니고 40년 이상을 같이 산 부부잖아요. 우발적 범행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웬만한 계획범죄보다도 더 끔찍하고 엽기적으로 느껴지거든요.

◆ 신영재 : 그렇죠. 특히 이 머리만 집중적으로 가격을 했다든지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분노와 복수의 심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이원화 : 범행은 순순히 자백을 했나요?

◆ 신영재 : 예 그랬다고 합니다. 지적장애인이기에 숨김없이 직접적으로 표현을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순히 자백하고 또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이 왜 이렇게 끔찍하게 살해했냐라고 하자 집사람이 나를 40년 넘게 무시했다. 나에게 맨날 잔소리만 하고 화만 내고 일을 시키고 돈을 주머니에서 뺏어갔다라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이 정도면 거의 뭐 이런 범죄를 저지를 거를 본인도 알고 있었던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입니다.

◆ 신영재 : 네 심지어 이렇게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던 남편이 속이 다 시원하다라고까지 진술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벼르고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이 사건에 어떤 혐의가 적용이 됐고 구형량은 어떻게 나왔는지 한번 말씀해 주시죠.

◆ 신영재 : 적용된 혐의는 살인 및 시체유기였고요.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 이원화 :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죠?

◆ 신영재 : 재판부에서는 자신의 아내를 괭이로 수차례 내려쳐 살해하고 그 사체를 절단하여 훼손한 것을 들어 이 그 수단과 방법이 매우 잔혹하다며 징역 2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통상적인 살인 사건보다 약간 높게 나온 측면이 있기는 한데 지적장애 3급이라 뭐 이런 얘기도 나왔었는데 장애인이었다든지 뭐 아니면 심신미약 상태였다든지 이런 점으로 인한 감형은 없었던 것 같네요.

◆ 신영재 : 최초로 피고인의 변호인은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는 했는데요.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긴 하지만 범행 당시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적장애 3급인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했고 피해자의 아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들어 감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말씀해 주신 감형 사유 중에 아들이 처벌을 원치 않았다는 점 이 부분에 동의하기 어렵다 하는 분들 계실 것 같거든요.

◆ 신영재 : 예 형사재판에서 이 처벌 불원, 즉 피해자 또는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이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개인적인 법익을 침해하는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서는 양형상 주요한 감경 요소가 됩니다. 형사처벌로서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과 용서 역시 추구되어야 한다는 전제인데요. 처벌불원이라는 감경 요소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된 게 맞는지 또는 보통은 저희가 금전적인 배상과 합의로 처벌 불원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게 진정한 피해의 회복이라고 볼 수 있는지 등의 의견이 있습니다.

◇ 이원화 : 사실 이 사건에서는 조금 구조적으로 특이한 게 피해자의 유족이 동시에 피고인의 유족이 피고인의 가족이기도 한 거잖아요.

◆ 신영재 : 예 그렇습니다.

◇ 이원화 : 어떻게 보면 아들이 지적장애인인 아버지의 처벌을 강하게 해달라라는 의사 표시를 하기는 좀 어려웠을 걸로 보이고, 그렇다면 재판부가 그런 사정을 좀 감안을 해서 판결을 내렸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아쉬움도 좀 있습니다.

◆ 신영재 : 예 그렇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이게 이제 어쨌든 유기징역이잖아요. 25년형 나왔는데 가석방 가능성이 혹시 있습니까?

◆ 신영재 : 이 사건의 경우 남편이 25년 형을 다 살고 나오면 거의 뭐 100살에 가깝다고 합니다. 가석방은 원칙적으로는 수형자의 나이나 범죄 동기, 죄명, 재범 위험성, 수형 생활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심사에서 결정이 나오는 처분인데요. 물론 뭐 이 사건의 경우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죄명이나 형기가 중한 경우에 가석방이 매우 엄격히 제한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 이원화 : 그렇죠. 흉악범들은 가석방이 잘 안 된다고 알려져 있죠. 사건X파일, 오늘은 자신의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70대 지적장애 남편 사건 살펴봤습니다. 40년 이상 함께해 온 아내를 무참히 살해했던 이유 바로 나를 무시하고 잔소리를 했다라는 거였죠. 인간이 도대체 어디까지 그리고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사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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