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비극' 담뱃불 화재 금고 5년..."사과 안 해"

'성탄절 비극' 담뱃불 화재 금고 5년..."사과 안 해"

2024.09.04. 오후 10:4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지난해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에게 법정 최고형인 금고 5년이 선고됐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27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당시 생후 7개월 된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가 숨진 아버지, 가족을 먼저 대피시킨 30대 남성 등 3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습니다.

불은 방에서 7시간 동안 담배를 피운 A 씨가 버린 꽁초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씨를 제대로 끄지 않아 주변에 있던 쓰레기봉투 등에 옮겨붙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중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요청한 대로 법정 최고형인 금고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아 불이 났고 현관문을 열어 연기를 번지게 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화재가 발생한 걸 확인한 뒤에도 신고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아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와 함께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 놓고 유가족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책임을 회피하고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 결과를 듣는 A 씨를 앞에 두고, 방청석에 있던 유족은 흐느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해줘 감사하다며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소중한 아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아버지는 A 씨에게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아파트 화재 유가족 : 자식을 잃은 심정은요, 피가 말라요. 6, 7개월째 잠을 못 자고 있어요. 그런데 반성 한마디를 안 해요.]

앞서 A 씨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합동 감식 결과 등을 바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촬영기자: 심원보

디자인: 김진호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