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두 마리와 청산가리 구매한 남자, 가족 살해할 '디데이' 기다린 이유는

햄스터 두 마리와 청산가리 구매한 남자, 가족 살해할 '디데이' 기다린 이유는

2024.09.05.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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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09월 05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신영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같은 살인 사건이라고 하더라도요. 형량을 결정할 때 아주 중요하게 여겨지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피고인이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아니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인지 여부인데요. 무언가를 단단히 결심하기라도 한 듯 한 남성이 한 명 있습니다. 이 남성은 특히 날씨에 진심인 듯 보였죠. 도대체 왜 비 오는 날을 그토록 손꼽아 기다렸을까요? 수상한 점은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비 오는 날과 햄스터 두 마리. 도대체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뭐였을까요? 이 남성은 왜 이런 행동을 했던 걸까요? 사건 X파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의 X파일 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신영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신영재 변호사 (이하 신영재)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신영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 들으신 청취자분들께서 많이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비 오는 날을 검색하고 햄스터 2마리를 샀다는 이 남성 도대체 이게 사건과 어떻게 연결된다는 건지 저도 굉장히 궁금하거든요.

◆ 신영재 : 비 오는 날과 햄스터 두 마리가 필요했던 이 남성. 대전에 살고 있는 아주 평범한 가족의 가장 장 씨였는데요. 고등학교 때 만난 아내와 7년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여 슬하에 아들 셋을 둔 장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안경점, 휴대전화 판매업 등 이런저런 일들을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그러다 2000년부터는 경기도 오산에 있는 매형 소유의 슈퍼마켓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 이원화 : 본가는 대전인데 일하게 됐다는 슈퍼마켓이 경기도 오산이라고 해 주셨으니까 의도치 않게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게 됐네요.

◆ 신영재 : 그렇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대전에 머물렀고, 장 씨는 오산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했는데요. 이때 장 씨는 슈퍼마켓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한 이혼녀와 내연관계에 빠지게 됩니다.

◇ 이원화 : 자기 매형이 소개해준 일을 맡아서 하면서 일했다는 게 더 괘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건 그거고,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 신영재 : 하지만 이 관계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장 씨가 2002년에는 또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청주지사를 운영하기 위해서 오산 생활을 청산하게 된 건데요. 이때 내연녀와의 관계가 한 번 틀어졌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내연녀는 완전히 정리가 된 건가요? 어떻게 됐습니까?

◆ 신영재 :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장 씨는 이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약 3년간 운영했지만 사업 수환이 없던 탓이었는지 이번에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빚만 떠안은 채 음식점을 양도하게 됩니다.

◇ 이원화 : 재능이 없는 거네요.

◆ 신영재 : 예. 이때까지도 장 씨와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던 내연녀는 음식점 운영의 실패와 함께 장 씨와의 관계를 정리하게 됩니다. 장 씨는 다시 대전에서 월급 100만 원가량의 배달원으로 일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었는데요. 아내에게는 또 이 사업 실패 사실을 철저히 숨겼는데 이마저도 결국 아내에게 들키게 됩니다.

◇ 이원화 : 이걸 어떻게 숨겼는지도 참 의문인데 그렇게 큰 일을 이야기 안 했다는 게 아내 입장에서는 황당했을 것 같습니다.

◆ 신영재 : 뿐만 아니라 이 무렵 아내에게 외도 사실도 들키게 되는데요. 이 장 씨는 부부관계가 틀어질수록 더욱더 내연녀에게 집착을 하면서 다시 만나자고 애원하였습니다. 그러나 내연녀는 경제력이 안 좋다는 이유 등으로 장 씨를 거절하였고 그러자 장 씨는 내가 이 내연녀를 잡으려면 돈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경제력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좋아질 수는 없는 부분이잖아요.

◆ 신영재 : 그렇죠. 그래서 장 씨는 아주 끔찍한 방법을 생각해내게 됩니다.

◇ 이원화 : 어떤 방법이었죠?

◆ 신영재 : 바로 아내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것인데요. 아내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목숨까지도 보험료를 타내기 위해 앗아갈 생각을 하기에 이릅니다. 장 씨는 2005년 7월부터 인터넷 등에 보험을 검색하고 아내 명의로 총 6억 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합니다. 당시 경제적 사정이 매우 안 좋았다고 했잖아요. 매달 보험료만 28만 원씩 지급해야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아주 치밀하게 살해 계획을 세웁니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죽음 약, 강력 수면제, 마취제 등을 검색하다가 인터넷 자살 카페에 청산가리 구매 글을 올렸고요. 청산가리 25g을 100만 원에 공동 구매해서 이 인터넷에서 알게 된 4명이서 6g 정도씩 나눠 가졌습니다. 참고로 이 청산가리는 치사량이 0.15g이라고 합니다. 장 씨는 이제 구매한 청산 가래를 필름 통에 넣고 자신의 자동차 조수석 사물함에 보관하면서 계획을 실행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비 오는 날이 대체 왜 중요한 건가요?

◆ 신영재 : 바로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살인 사건을 위장하려 했던 것인데요. 일기예보를 검색하면서 비가 온다는 8월 18일을 계획 실행의 디데이로 잡게 됩니다.

◇ 이원화 : 근데 햄스터는 무슨 말이죠? 햄스터를 왜 구매한 건가요?

◆ 신영재 : 이거는 그 청산가래를 구입한 거를 햄스터에게 미리 주입을 해서 효과가 있는지 미리 실험까지 해보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장 씨는 또 범행 하루 전인 8월 17일에는 퇴근하면서 케이크와 소주를 사서 들어갑니다. 청산가리도 함께요. 집에 와서는 아내와 아이들을 불러놓고 케이크에 삥 둘러앉아서 촛불을 불고 노래도 부르고 아이들과 나눠먹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는 아내와 소주도 나눠 마십니다. 이렇게 훈훈한 밤을 보내고 난 다음 날 아침 장 씨는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의 눈을 피해 물통에 청산가리를 쏟아 붓고 잘 녹도록 흔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이 물병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출근을 한다며 현관 쪽으로 나가 동정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 이원화 : 아내가 그 물을 마셨나요? 안 마실 수도 있는 거잖아요.

◆ 신영재 : 이게 참 그런 게 아내가 평소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약수터에서 약수를 떠다가 냉장고에 넣어놓고 매일 아침 공복에 이걸 한 잔씩 마시도록 했답니다. 바로 이런 습관을 장 씨가 범행에 이용한 것인데요. 이날도 아내는 물 4컵을 따라 아들들에게 주고 자신도 마셨습니다. 아내와 큰아들 둘째 아들은 거의 동시에 물을 마시고 바로 바닥에 쓰러졌고요. 아직 물을 마시고 있지 않던 막내 아들은 엄마와 형들이 쓰러져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 모습을 본 장 씨는 약간 당황을 하다가 막내 아들마저 목 졸라 살해합니다.

◇ 이원화 : 자기 가족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정말 인간도 아니다 싶은데 특히 자기 아들 그 어린 아들을 목 졸라 살해했다는 게 정말 끔찍합니다.

◆ 신영재 :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장 씨는 범행 직후 태어나게 출근을 했고요. 오후 1시쯤에 잠시 집에 들립니다. 아내의 휴대전화로 3회, 집전화로 3회 전화를 걸어서 가족들이 이 시간 동안 살아있었던 것처럼 꾸며놓았습니다.

◇ 이원화 : 진짜 계획범죄의 끝판 왕이네요.

◆ 신영재 : 그러고 다시 출근을 한 다음에 저녁 7시 20분쯤에는 회사에서 시너를 들고 귀가합니다. 이때 먼저 자연적 화재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시체들을 재배치하고요. 불이 서서히 붙도록 집 안을 밀폐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시너를 뿌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불을 붙인 후 현관문을 안에서 잠근 채 밖으로 빠져나왔는데요. 이후 장 씨는 근처의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밤 10시 40분경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이 담을 넘어서 들어왔는데도 불길이 치솟지 않아 의아해하던 장 씨는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자 그제서야 다시 담을 넘어서 밖으로 나와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집 안에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며 울부짖습니다.

◇ 이원화 : 불타는 집으로 달려와서 정말 그야말로 ‘생쇼’를 했네요. 그런데 더 소름 끼치는 게 그것까지도 다 계획을 했다는 거잖아요.

◆ 신영재 : 예 그렇습니다. 장 씨는 화재 원인을 조사한 경찰과 소방관들에게 지은 지 25년이 넘은 집이어서 최근 들어 누전 차단기가 작동되는 일이 잦았다며 아무래도 비가 오면서 누전으로 인해 화재가 일어난 것 같다고 진술합니다. 장 씨의 진술대로 이 사건은 화재로 인한 사건으로 마무리가 될 뻔 했는데요. 정밀 감정을 의뢰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기로 인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며 부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부검 결과 막내 아들을 제외한 시신에서 모두 청산가리가 검출되면서 이 상황이 뒤집히게 됩니다. 보통 화재로 인한 사망 시에는 사체에는 붉은 반점이나 화상으로 인한 물집이 동반되고 죽기 직전까지 호흡한 흔적으로 기도에서 그 흐름도 확인됩니다. 그런데 이 일가족 시신에는 그러한 흔적이 전혀 없는 그러니까 화재 전에 이미 사망을 했다는 것인데요. 경찰은 이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 신영재 : 그런데 침입 흔적이나 도난 물품도 없고, 시신들의 위치 역시 화재 시 탈출 본능이 있어야 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누워 있는데다가 조사가 시작되자 장 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장 씨가 고액의 생명보험을 며칠 전에 가입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주 용의자로 떠오르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렇게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걸로 봐서는 절대 자기가 그런 거 아니다 발뺌했을 것 같거든요.

◆ 신영재 : 맞습니다. 계속해서 발뺌하던 장 씨였지만 포렌식 결과 등이 나오자 결국 시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이원화 : 재판에 넘겨졌죠.

◆ 신영재 : 예. 장 씨에게는 살인, 사체 손괴, 일반 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대전고등법원은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며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도 2심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 이원화 : 무엇보다도 정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부분이 형량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 같거든요.

◆ 신영재 : 예 그렇습니다. 이 우발적 살인인지 계획적 살인인지 여부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는 범행, 계획, 독극물 구입, 생체 실험, 누전, 화재 사고로 위장하기 위한 날씨 조사 등 거의 완전 범죄를 꿈꿨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씨는 재판 과정에서 뻔뻔하게 자신의 범행을 축소하려 했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는데요. 보험금을 노린 계획범죄가 아니라며 아내가 죽으면 받는 보험금이 갑자기 생각나서 갑자기 범행을 저질렀다든지 보험 가입은 우연에 불과하다. 청산가리는 내가 자살하려고 산 것이다. 일기예보 검색은 습관이다. 아이들까지 살해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참 인두껍을 쓰고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충격이 가시지 않는 사건입니다.

◇ 이원화 : 계획 범죄인 것도 계획 범죄지만 피해자들이 다 가족이고, 그리고 심지어 피해자가 4명이에요. 4명을 살해한 범죄고 어떻게 양형에서 참작을 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는 사건이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건 X파일 오늘은 내연녀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자신의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했던 대전시 주택 화재 사건 살펴봤습니다. 아마도 그는 완벽한 범죄를 꿈꿨을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잠시 동안은 성공했다는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법의학이라는 게 그렇게 허술하고 만만하지만은 않죠. 어떤 말로도 씻어내지 못할 자신의 악행을 평생 사죄하며 살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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