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만났지만...명절에 '다툼' 멈추려면?

웃으며 만났지만...명절에 '다툼' 멈추려면?

2024.09.14. 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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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권준수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가족과 친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명절이지만, 얼굴을 붉히는 일도 많습니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와 명절 스트레스 대신 즐겁게 소통하는 방법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넉넉하고 즐거운 명절인데 희한하게 명절에 꼭 싸우는 집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호선]
이게 참 안타까운 게 언젠가부터 명절이 힘든 계절이 됐고 힘든 때가 됐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명절이라는 때가 일단 돈이 많이 사용되는 때고 동시에 이동이 있는 곳이고 노동이 있는 곳이고 동시에 관계가 아주 압축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인데 오랜만에 만났던 가족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많은 일들이 복합적으로 짧은 시간에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막상 조사를 보면 추석 연휴에 가장 부담되는 게 뭐냐? 지금 보시는 것처럼 선물하고 용돈이 52%, 명절 음식 준비, 귀성 스트레스, 친척들 잔소리까지 포괄해서 이 모든 것들이 기승전결 고통이구나, 이런 느낌을 주는데. 원래 명절이 그런 때만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마치 이 시공간을 내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도 누군가 나의 사적인 생활에 대한 질문을 하는 이런 것들을 일종의 이런 약간씩 달라지는 문화가 있는 것 같아서 이런 갈등들은 세대 간의 격차를 벌리고 이것이 우리에게는 더 힘들고 무게로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우리가 갈등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지만 마음 같아서는 반가움과 그리움 때문에 오히려 얼굴이 붉어졌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대로 사생활 질문을 하다 보면 작은 표현 하나하나에도 섭섭해지기 마련인데. 갈등을 푸는 방법은 어떤 것을 추천하십니까?

[이호선]
우리가 명절을 준비하는 과정에 생각해야 될 게 있는데 제일 먼저 우리가 질문의 방법으로 알았으면 좋겠어요. 제일 먼저는 관혼상제는 묻지 말고 생로병사만 묻자,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언제 시험 어떻게 보니 승진은 어떻게 되니, 연애는 어떻게 되니, 결혼은 어떻게 되니, 애는 하나니 둘이니, 이런 얘기들을 나누는데. 이런 얘기 하나하나가 굉장히 사적인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들은 조금 더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야기이니까 차라리 건강한지 또 별일 없이 지내는지. 과거보다 지금 지나갈수록 점점 잘된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게 오히려 갈등도 줄이면서 세대 간의 갈등이 아니라 기쁨이 넘쳐나는 이야기가 될 것 같고요.

또 한 가지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나 아니면 부양 문제라든지 상속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은 오랫동안 안 만났던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만나서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굉장히 곤란할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살펴주셨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우리가 많이 나눈 이야기죠. 역지사지. 서로의 이야기를 상황을 바꿔서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떨까, 이런 마음을 가져보신다면 훨씬 수월할 것 같고요. 무엇보다 이걸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집집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상식 있는 집들은 말 그대로 내 감정을 토로하면 돼요. 이런 얘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집집마다 상황이 달라서 상식이 좀 찾아보기 어려운 그런 집들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그 집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마시고요. 짬짬이 쉬는 시간을 가지시고 나만의 심리적인 도피처를 한두 군데 가지고 계신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위기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아까 상속 이야기도 잠깐 해 주셨는데 명절 이후에 가족 간에 상속 분쟁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호선]
그렇죠. 우리가 상속할 돈이 있어서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리가 어떤 상속의 문제가 생기면 바로 콩 한 쪽 가지고도 갈등을 하는 게 상속의 주제입니다. 그래서 상속분쟁 사건 접수 추이를 보시면 2014년에 771건이었던 게 2023년으로 가면서 2945. 3.8배가 뛰었단 말이에요. 어마어마하게 늘었는데 이렇게 늘어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마는 일단 부동산이 많이 올랐고요. 두 번째로는 자식이 적은데 경제에는 눈을 떴고요. 그러면서 소송으로 가면 이길 확률이 높다는 생각,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대화보다 법적인 것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이런 증가분을 보인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어떤 것들로 예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제일 먼저는 유언장이라는 거 쓰잖아요.

유언장은 유서랑은 다른 겁니다. 유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내 심정이나 이런 것들을 담아서 이런 글이지만 유언장은 내가 돌아가고 나면, 죽고 난 다음에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나의 소회와 더불어서 재산분할 이런 것들도 다 함께 넣는 글이잖아요. 그래서 유언장 요건에 잘 맞춰서 유언장을 잘 쓰는 방법이 하나 있을 거고요. 두 번째는 가족회의를 자주 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족회의라는 건 우리가 유언에 관련돼서도 그냥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굉장히 복잡한 게 많습니다. 나는 생전에 부모님과 함께 계실 때 내가 상속 안 받겠어라고 얘기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런 상속포기 자체가 사실상 법적으로 거의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데다가 실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결정해야 될 부분 중에 요새는 사회적 환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간혹 뉴스에서도 이런 환원에 관련돼서도 소송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가족회의를 조금 더 자주해서 온 가족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할 거고요. 또 한 가지은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유언 대용 신탁이라는 게 있어서 특정 기관에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맡기면 내가 생전에 살아 있을 동안에는 거기에서 나오는 수익을 취해서 경제적인 안정을 얻고요. 더 나아가서 돌아간 다음에는 유언에 맞춰서 해당되는 재산들을 잘 분배할 수 있도록 하는 이런 방법도 있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내가 혼자 알아서 고민하다가 눈 뜨고 아이들의 어렵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이렇게 안정적인 방법을 사용하신다면 훨씬 더 남은 생애 동안, 또 남은 기간을 넘어서서 우리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남은 자녀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절세를 하기 위해서 상속보다는 증여를 택하는 경우도 있고 또 자식이 먼저 부모한테 증여를 해달라,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럴 때는 부모 입장에서 섭섭할 수도 있을 것 같고 한데 이럴 때는 어떤 방법이나 타이밍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이호선]
우리가 가만 생각해보면 애들이 엄마,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먼저 증여를 해 주십시오, 이렇게 얘기하는 자녀들이 꽤 많이 있는데.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절세 좋은데요. 저는 가능하면 늦게 주셔라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일단 자식들이라고 하지만 아이들이 크고 나면 그 약속을 지킬 자식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어르신들도 오히려 자식이 나에게 돈을 받고 난 다음에, 재산을 증여받고 난 다음에 나를 버린다, 일명 살아서 고려장을 경험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제일 먼저 증여를 하시더라도 저는 늦게 하시라라고 말씀을 드리고, 또 한 가지 증여를 하실 때도 조건부 증여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러이러한 조건이 있는 상태에서 너에게 증여를 하겠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나를 찾아오고 나에게 생활비를 얼마씩 지급하고 내가 아플 동안에는 어떻게 해야 되고 이런 상세한 조건들을 일종의 특별약관처럼 만드셔서 구체적으로 기재하신 다음에 만일 자식에게 증여를 했는데 이걸 이행하지 않는다? 다시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참 안타까운 분쟁 이야기이긴 합니다마는 이렇게 조금 더 선명하게 증여와 관련해서 이런 조건을 담아주시길 권해 드리고. 아까 잠깐 말씀드렸던 유언대용신탁 같은 경우에도 당연히 맡기고 나서 나중에 자식들에게도 유언에 맞춰서 잘 조건이 이루어진다면 탈없이 유언이 진행되는 거니까 이것도 증여까지는 아니겠지만 유언으로 있는 상속이긴 합니다마는 나름대로 분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고요. 무엇보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 모든 것들은 혼자 결정하지 마시고요. 세무 전문가를 만나셔야 됩니다. 그렇게 해서 어떤 방법이 있고 내 재산에 맞는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겠구나. 실제 이런 문서를 작성하면 어떻게 하면 좋겠구나라는 걸 상세하게 물어보시고 하시는 게 그냥 인터넷만 보고 하시면 나중에 또 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꼭 확인, 그리고 전문가 만나는 것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많게는 한 집에 10명 이상 모이다 보니까 층간소음 문제도 꼭 일어나거든요.

[이호선]
층간소음 문제 보통 문제 아니죠. 층간소음 문제로 최근에는 칼부림과 같은 아주 무서운 사건들도 일어나고 있는데. 일단 층간소음 관련해서 최근에 상담신청이 어느 정도 늘었냐면 연휴 이전만 해도 148건이다면 연휴가 지나고 난 다음 통계를 보면 180건, 22%가 증가를 합니다. 물론 그전에도 적었던 건 아닙니다마는 명절이라고 하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 이전의 층간소음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스트레스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리고 여러분 잘 아시겠지만 먼저 층간소음이 발생하게 될 상황을 예측이 가능하잖아요. 이 예측이 가능할 때는 제일 먼저 이날 우리가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사람들이 모여서 북적거릴 겁니다.

그래서 많이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라고 아래층에 반드시 양해를 구하셨으면 좋겠고요. 가실 때는 맨손으로 가시지 마시고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들고 가시고, 무엇보다 층간소음이 발생했던 명절이 끝난 다음에도 감사합니다,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한번쯤 인사를 더 해 주신다면 훨씬 더 이웃 간에 사이도 좋아질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층간소음만 있는 게 아니고 주차 문제로 또 분쟁이 굉장히 많습니다. 워낙 차들을 다 가지고 오니까요. 이럴 경우는 꼭 우리 집 안에, 꼭 우리 아파트 안에, 우리 공동주택 안에만 주차한다 생각하지 마시고 근처에 있는 공영주차장 이런 것들 알아보셔서 이 갈등이 있다 싶을 때는 차라리 친인척들에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공영주차장을 쓰도록 하거나 내 차를 그쪽에 갖다놓고 친인척들이 사용하도록 해서 이런 갈등을 줄이시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우리가 평상시에는 우리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같은 것들을 활용하거나 관리사무소를 통해서 소통을 하지만 막상 명절에는 사건이 확 벌어지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제일 먼저 이 사건에서 이기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시점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있고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이기기보다는 달래려고 해야 될 거다라고 먼저 말씀을 드리고. 두 번째로는 무조건 술 조심하셔야 됩니다. 층간소음에 정말 불을 붙이는 것 중 하나가 술이기도 하거든요. 상대방이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내가 술을 마시게 되면 대응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층간소음의 가능성이 있다 싶을 때는 술에 대한 주의도 각별히 기울이셨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으로 상황이 심각하다 싶을 때는 무조건 신고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경우에 따라서 정말 사회면에 날 만큼 극단적인 상황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이 심각해지고 언성이 높아지고 이게 갑작스럽게 짧은 시간에 해결되지 않겠다 싶을 때는 112나 이런 곳에 신고하셔서 예방적 차원에서 대응을 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대로 명절에 모이다 보니까 북적북적거리면서 이웃과의 갈등, 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또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명절 연휴가 외로운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1인 가구도 있고 65세 이상 노인 가구도 혼자 사시는 분이 많다고 하는데 노인들의 빈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시나요?

[이호선]
노인 빈곤 문제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그런데 일단 빈곤 문제를 말씀드리기 전에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자 하면 추석 동안에도 혼자 계신 분들 동네에 아는 분들 계시거든요. 그분들 혹시 괜찮으시면 이렇게 과일 몇 개라도 사가지고 가서 살짝 놓고 오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현재 노인 빈곤율 그래픽 보고 계시죠. 한국이 40.4%, 이거 물론 상대적 빈곤율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일렬로 쫙 100명을 세워놨을 때 노인들은 어느 정도인가? 40.4%라는 게 한 40% 정도는 가난하다라고 느낀다는 거죠. 이게 다른 나라에 비해서 특별히 OECD 기준이 13%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을 비교해본다면 한국은 역대급으로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러면 노인 빈곤과 관련해서는 이유는 여러 가지라고 볼 수 있겠죠. 일단 소득이 불균형합니다. 우리가 일을 놓는 순간 한국 사람들은 가난해져요.

그런데 이런 소득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이분들이 젊은 시절에 놀아서가 아닙니다. 정말 열심히 노년시절에 들어오신 분들은 정말 우리나라 경제 처음 만들어가며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했던 분들이거든요. 그랬던 반면에 연금제도가 굉장히 취약했어요. 개인적인 연금 준비되지 않은 분들이 많고, 또 한 가지는 이분들이 노년기에 들어가서 사회적 고립이 일어나면서 사실상 경제활동도 더 어려워지고 동시에 이분들의 건강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이런 빈곤율을 더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지금은 엄밀히 말하자면 연금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금 얘기가 되고 있어서 너무 다행이기는 합니다마는 빨리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빨리 적용이 돼야 그나마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빈곤이 이제 우울로 넘어가고요. 이 우울이 안타깝게도 노인 자살로 넘어갈 가능성도 굉장히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80대 이상 자살률이 어마어마합니다. 가장 나이 드신 분들이 가장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그곳이 저는 복지국가라고 생각하거든요. 시스템에 대한 의논과 결론이 빨리 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특히 독거노인 같은 경우에는 말씀해 주신 대로 우울증을 느끼거나 자살률이 더 높게 나타나겠네요.

[이호선]
그렇죠. 우울이라는 주제를 쉽게 보실 것이 아닌 것이 이게 어느 시점까지는 내가 통제가 되지만 일정 시점이 넘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자기 손에서 벗어나게 되는 게 우울이 가지고 있는 굉장히 큰 강력한 힘이거든요. 아주 안 좋은 검은 마력 같은 건데. 노년기에는 조용히 있으니 혼자 있으니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마는 현대 노인의 4대 큰 질환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뭐냐 하면 빈병고무라고 그래서 빈곤과 질병 그리고 고독과 무위 이 4가지인데. 이 4가지가 우리나라 노년들 보통 한꺼번에 압축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런데 지금 이미 우리나라가 1964년생부터 74년 그리고 74년에서 그 이후로 있는 세대들까지 이제 노년들로 엄청난 사람들이 베이비부머들 1차, 2차들이 다 노년으로 들어가는데 이분들은 그나마 조금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1차 베이비부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경제적 빈곤이라는 게 어떻게 사람을 심리적 빈곤으로 가져가고 신체적 빈곤으로 가져가는가 이건 다 연결고리로 돼 있거든요. 이분들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고요.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돌봄이 너무나도 중요한 분들입니다. 이건 개개인이 돌볼 주제가 아니고 시스템이 돌봐야 되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들을 우리나라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방문서비스예요. 찾아가서 이분의 상황이나 어려움을 일일이 찾아보고 필요하다면 기초생활수급 설정도 하고 그리고 차상위로 지정을 하거나 해서 이분들이 숨통을 트여드리는 것. 이 정도면 살 만하겠다 싶은 이런 환경을 만들어드려야 이분들의 삶의 질이 결국 우리나라 사회의 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명절이 반갑지 않은 청년도 많습니다. 그냥 쉬는 청년이 46만 명으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인데요. 구직을 아예 단념하게 된 배경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호선]
요새는 우리가 니트족이라고 부르죠. 그거는 뭐냐 하면 이 사람이 학업을 하지도 않고 고용이 된 것도 아니고 어떤 훈련을 받지도 않은 채 그냥 쉬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가 니트족이라고 부르고요. 그다음에 탕핑족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뒹굴뒹굴하는 사람들을 탕핑족이라고 부르는데. 결국 그냥 쉰다고 응답한 청년층이 전체가 256만 7000명인데 그중의 46만 명, 이 인원이 쉰다라고 했어요. 물론 거기 안에는 15~29세이기 때문에 아직 고등학생들도 포함이 돼 있기는 합니다. 문제는 뭐냐 하면 이 비율이 이전에 있던 비율과 비교해보면 더 높아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실제 쉬었다고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원하는 임금 조건이나 근로 조건이 맞는 곳이 없을 것 같아서 혹은 없어서라는 답변이 전체의 42.9%, 절반 가까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건 뭘 이야기하냐 하면 이분들이 기본적으로 일할 의지 자체가 없는 경우, 내가 잠깐 쉬어가 아니라 일할 의지 자체가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그도 그럴 것이 상대적 빈곤율을 노인에 대해서 얘기했는데요. 청년층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의 연봉하고 그다음에 일반 중소기업의 연봉을 비교해보시면 월급 차원에서 보시면 대기업이 591만 원인 반면에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286만 원이에요.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복지에서도 굉장히 차이가 나고. 그러니 내 눈높이에 맞는 곳에 가자니 나를 채용해 주지 않고, 그렇다고 내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곳을 가자니 나는 너무 속이 상하고. 그러니 의지 자체를 놔버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걱정스러운 건 일할 의사가 없다는 항목 자체가 앞으로 일종의 무력감, 사회적 무력을 가져오는 데 굉장히 크게 기여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부모들은 5060세대들은 일을 하러 더 나가게 되고 2030세대들은 일을 하지 않겠다고 쉬는 세대거든요. 이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기는 합니다마는 제가 부모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이들이 귀하죠. 그리고 아픈 심정을 보면 우리가 정말 쳐다보면서 눈물 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려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쉬어라가 아니라 더 알아보라라고 얘기를 해 주셔야 되고요. 무엇보다 데드라인도 설정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캥거루족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저는 그걸 빨대족이라고 불러요. 취업도 하지 않고 시집 장가도 가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 연금을 나눠갖는 아이들이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너무 똑똑한 아이들이에요. 교육도 너무나도 많이 받은 아이들인데 심정적으로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는 거거든요. 동기부여는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어떤 시점에서는 부모가 그 데드라인, 언제쯤 독립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선을 긋고 거기에 따른 지원과 혹은 이후의 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구체화하시는 게 눈 뜨고 고통스럽게 서로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사실 이렇게 일을 한다 해도 오히려 괴롭다, 새롭게 신조어가 토스트아웃이라는 말도 생겼는데 뭔가 노릇노릇해 보이는데 어떤 말인가요? 어떤 현상을 의미하기 위해서 나타난 신조어인지.

[이호선]
여러분 아마 번아웃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거고요. 그리고 토스트아웃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실 수 있는데 번아웃은 말 그대로 번, 탄 겁니다, 아웃. 그래서 완전히 타버린 상태를 우리가 번아웃, 소진의 극한 상태를 이야기하는 거고요. 토스트아웃은 완전히 번아웃이 되기 전에 어느 정도 탄다 싶으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이건 대개 직장에서는 멀쩡하게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집에 들어오면 분노가 폭발하게 되는 이런 양상. 그런데 정작 본인도 내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고 집안에서는 얘가 힘든가 보다 생각해서 직장에서의 이야기가 집안의 갈등으로 번지기까지 해서 나중에는 직장도 끝장나고 거기다가 집안에서도 관계가 작살나는 이런 양상이 벌어지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것과 비슷한 말로 일명 햄토스트, 양상추토스트, 버터 토스트 이런 말이 있는데 햄 토스트, 햄이 짜잖아요. 짠내나는 하루였다. 양상추토스트, 막 흐물흐물해졌다, 버터 토스트, 나 완전히 녹아내렸다. 이런 얘기인데. 청년들이 이야기합니다. 이때 토스트는 토하도록 스트레스가 된다라는 의미로 토스트를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2018년대 대비했을 때 작년 2023년도 청년 우울증 환자를 보면 전체 비율 106만 명, 엄청나게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20세에서 29세 사이에 해당하는 환자가 거의 99%였습니다. 이건 좋은 사인이 하나 있고 고통스러운 사인이 하나 있는 거예요. 좋은 사인은 뭐냐 하면 이 사람들이 직접 내가 아프고 힘들다는 걸 알고 호소할 곳으로 찾아간다는 것, 이건 굉장히 좋은 사인입니다. 그런 반면에 이 비율이 너무 늘어난다는 것, 이건 안 좋은 사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지금 청년들 주거 문제, 취업 문제, 굉장히 복잡하고 압박이 센데요. 이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시스템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도와줄 차원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 안에는 이런 심리적 돌봄도 보다 적극적으로 일어나야 될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요즘 안 힘든 세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서로 조금 더 조심하고 배려하면서 이번 명절은 좀 더 화목하고 넉넉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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