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게요' 필담...시민 기지로 보이스피싱 막아

딸을 납치했다며 금품을 준비하라고 협박한 보이스피싱범이 금 거래소 직원의 기지로 검거됐습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어제(23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28살 중국 국적 남성 A 씨를 구속 송치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3일 오후 6시 50분쯤, 공범과 함께 50대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납치했다며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습니다.

협박을 받은 여성은 이들에게 건넬 골드바를 사러 갔는데 금거래소 직원 B 씨는 피해자가 전화통화를 하며 허둥대자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필담으로 '도와주겠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B 씨는 통화 중인 공범이 들을 수 있게 일부러 금을 포장했다고 크게 말하고는 상품 상자에 골드바를 넣지 않고 피해자에게 넘겼습니다.

피해자는 현금 4백여만 원과 천만 원 상당의 골드바를 준비한 것처럼 꾸미고 경찰과 함께 약속 장소에 나갔고,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다른 피해자에게도 자녀를 납치해 마약을 강제로 먹였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현금 천600만 원을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범인을 붙잡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 B 씨에게 포상을 수여하고 공범과 여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윤태인 (ytaei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