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지 않은 상처..."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아물지 않은 상처..."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2024.10.29. 오전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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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은 오늘도 가족들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특조위가 유족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부분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양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릴 적 아이들에게 해주던 마음으로 샌드위치를 만듭니다.

아들, 딸 또래의 해맑은 표정을 마주하니 오랜만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김용건 씨 어머니 : 청년들한테 이렇게 엄마 된 마음으로 대접하고 싶어서…. 내 아들이 먹는 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보니까 뿌듯하고 좋고 그래요.]

[최한결 · 황지윤 / 대학생 : 기억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도 맛있는 샌드위치 만들어 주시고 기억할 수 있는 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2년 전 오늘만 해도 이런 아들, 딸과 함께였는데, 그사이 엄마 아빠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국회로 쫓아가고, 거리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하며 투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생각보다 길어지는 듯합니다.

국회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됐지만, 정쟁 속에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2년 만에 1심 재판이 일단락됐지만, 가족들은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정민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서울경찰청장이 무엇을 하는 자리입니까. 그 사람은 무엇을 하기 위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입니까. 사람의 생명을 그렇게 많이 사망하게 만들었는데 죄가 없다면 도대체 159명 아이들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

유족은 이제 특별조사위원회가 국회와 법원이 주지 못한 답을 달라고 말합니다.

용산구청뿐 아니라 서울시와 행안부 등 상급기관의 책임은 없는지, 당시 경찰청장은 지휘권을 제대로 행사했는지, 또 당일 경력 배치 배경과 희생자들을 가족에게 인계한 과정 등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합니다.

[송기춘 /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 법적으로 무죄라고 해서 그 사람들이 전혀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고, (특조위는) 굳이 형사책임만을 염두에 두고 하지 않고, 굉장히 다양한 책임 문제를 밝히는 사실관계 진상규명을 하겠다….]

하지만 직권조사 권한이 없는 점 등 특조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가족들은 지금도 2년 전 그 자리에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냐'고 묻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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