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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월부터 북한이 접경지역을 향해 대남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시끄럽고 불쾌한 소리에 접경지역 주민들은 일상이 무너졌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윤태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강화도 접경지역에 직접 갔다 왔죠.
북한이 보내는 대남방송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던가요?
[기자]
저희 취재진은 지난달 30일과 31일, 1박 2일 동안 강화도 송해면 접경지를 가봤습니다.
이곳에서는 실제로 동물 울음소리, 귀신 소리 같은 것들이 들렸습니다.
이곳이 북한까지 2km가량 거리인데, 주민들의 증언도 그렇고 저희 취재진도 모두 공통적으로 대남방송을 들을 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과 소름 끼침을 느꼈습니다.
제가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들려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들어보시죠.
[앵커]
이런 소리가 얼마나 자주 들리는 건가요?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1박 2일 동안 직접 경험한 걸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오후 5시쯤 강화군 송해면에 도착하고 30분 뒤쯤부터 방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북방송은 중간에 30분이나 1시간씩 잠깐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는데요.
이런 식으로 밤새 이상한 소리가 섬에 울려 퍼졌고, 아침 9시쯤에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렇다 보니 만나는 주민마다 고통을 호소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이선영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어쩔 때는 1시간 정도 하고 조금 있다가 또 하고 하는데 지금은 대중없이 갑자기 막 엄청 크게 들리니까 깜짝깜짝 놀라서 깨기도 해요.]
[이병예 / 인천 강화군 하점면 : 저녁 손님이 한 50% 이상 줄었다고. 강화에서 전원주택 있다, 별장 있다 하면 지인들이 많이 오잖아요. 특히 지금 계절 얼마나 좋아. 안 온대요.]
[앵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데 이 문제 때문에 국회까지 찾아간 주민도 있다고요?
[기자]
네, 강화군 송해면에 거주하고 있는 안미희 씨인데요.
강화도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한 토박이입니다.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릎을 꿇고 대남방송을 멈춰달라는 말을 하면서 화제가 됐었죠.
저희가 강화도를 찾아간 것도 소음이 얼마나 심하길래 무릎까지 꿇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는데요.
실제로 가서 들어보니 "아, 내가 여기서 살고 있었다면 나라도 그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함께 현장에 갔다 온 일행들도 아직도 귀에 대남방송 소리가 맴도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집에서 전화벨 소리를 듣고도 대남방송 소리인 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앵커]
강화군에서 소음피해를 겪는 주민이 4천여 명으로 파악되는데요. 주민들은 어떤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이 보내는 쓰레기 풍선에 대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지난 7월, 북한은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그런 만큼 접경지 주민들은 남북이 서로 전단과 쓰레기 풍선으로 갈등하는 상황이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 측에서 일부 단체들이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걸 멈춰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취재진이 만난 안미희 씨도, 지난달 4일, 탈북민단체가 강화도 앞바다에서 쌀과 K팝 영상이 담긴 USB 등을 방류했던 날, 대남방송 소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입장도 있죠.
대북 전단 살포를 시도하다 반대에 부딪쳐 잠정 연기한 납북자가족모임은 북한이 쓰레기 풍선 살포를 멈추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성룡 /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 우리한테 뭐라고 하기 전에 북한한테 오물풍선 중단하고 소음 내는 거 중단하고 남북대화 요구를 같이하면 북한이 오물풍선하고 소리 나는 것을 중단하면 저희도 중단하겠습니다.]
[안순섭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이쪽에서 전단 뿌리는 것도 이렇게 중단을 하면 북한도 (대남방송을) 안 하겠죠. 근데 (대북 전단 살포로) 고스란히 피해 보는 거는 여기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지자체에서도 대책 마련이나 중재에 나서야 할 것 같은데, 얘기 나오는 것이 있나요?
[기자]
인천시는 강화도 주민들에게 스트레스 측정과 정신건강검사,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가축 피해 예방을 위해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원하고 방역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희가 만난 주민들은 금전적 보상보다는 대남방송이 시작되기 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바랐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게 아니라 고향에서 수십 년을 살았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보상 같은 대책보다는 소음을 줄이게 하는 등 근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의 넉 달 넘게 이어진 대남 방송 때문에 삶이 망가진 주민들의 이야기 들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도 소음을 줄이고 멈출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윤태인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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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북한이 접경지역을 향해 대남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시끄럽고 불쾌한 소리에 접경지역 주민들은 일상이 무너졌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윤태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강화도 접경지역에 직접 갔다 왔죠.
북한이 보내는 대남방송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던가요?
[기자]
저희 취재진은 지난달 30일과 31일, 1박 2일 동안 강화도 송해면 접경지를 가봤습니다.
이곳에서는 실제로 동물 울음소리, 귀신 소리 같은 것들이 들렸습니다.
이곳이 북한까지 2km가량 거리인데, 주민들의 증언도 그렇고 저희 취재진도 모두 공통적으로 대남방송을 들을 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과 소름 끼침을 느꼈습니다.
제가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들려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들어보시죠.
[앵커]
이런 소리가 얼마나 자주 들리는 건가요?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1박 2일 동안 직접 경험한 걸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오후 5시쯤 강화군 송해면에 도착하고 30분 뒤쯤부터 방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북방송은 중간에 30분이나 1시간씩 잠깐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는데요.
이런 식으로 밤새 이상한 소리가 섬에 울려 퍼졌고, 아침 9시쯤에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렇다 보니 만나는 주민마다 고통을 호소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이선영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어쩔 때는 1시간 정도 하고 조금 있다가 또 하고 하는데 지금은 대중없이 갑자기 막 엄청 크게 들리니까 깜짝깜짝 놀라서 깨기도 해요.]
[이병예 / 인천 강화군 하점면 : 저녁 손님이 한 50% 이상 줄었다고. 강화에서 전원주택 있다, 별장 있다 하면 지인들이 많이 오잖아요. 특히 지금 계절 얼마나 좋아. 안 온대요.]
[앵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데 이 문제 때문에 국회까지 찾아간 주민도 있다고요?
[기자]
네, 강화군 송해면에 거주하고 있는 안미희 씨인데요.
강화도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한 토박이입니다.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릎을 꿇고 대남방송을 멈춰달라는 말을 하면서 화제가 됐었죠.
저희가 강화도를 찾아간 것도 소음이 얼마나 심하길래 무릎까지 꿇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는데요.
실제로 가서 들어보니 "아, 내가 여기서 살고 있었다면 나라도 그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함께 현장에 갔다 온 일행들도 아직도 귀에 대남방송 소리가 맴도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집에서 전화벨 소리를 듣고도 대남방송 소리인 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앵커]
강화군에서 소음피해를 겪는 주민이 4천여 명으로 파악되는데요. 주민들은 어떤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이 보내는 쓰레기 풍선에 대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지난 7월, 북한은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그런 만큼 접경지 주민들은 남북이 서로 전단과 쓰레기 풍선으로 갈등하는 상황이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 측에서 일부 단체들이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걸 멈춰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취재진이 만난 안미희 씨도, 지난달 4일, 탈북민단체가 강화도 앞바다에서 쌀과 K팝 영상이 담긴 USB 등을 방류했던 날, 대남방송 소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입장도 있죠.
대북 전단 살포를 시도하다 반대에 부딪쳐 잠정 연기한 납북자가족모임은 북한이 쓰레기 풍선 살포를 멈추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성룡 /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 우리한테 뭐라고 하기 전에 북한한테 오물풍선 중단하고 소음 내는 거 중단하고 남북대화 요구를 같이하면 북한이 오물풍선하고 소리 나는 것을 중단하면 저희도 중단하겠습니다.]
[안순섭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이쪽에서 전단 뿌리는 것도 이렇게 중단을 하면 북한도 (대남방송을) 안 하겠죠. 근데 (대북 전단 살포로) 고스란히 피해 보는 거는 여기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지자체에서도 대책 마련이나 중재에 나서야 할 것 같은데, 얘기 나오는 것이 있나요?
[기자]
인천시는 강화도 주민들에게 스트레스 측정과 정신건강검사,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가축 피해 예방을 위해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원하고 방역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희가 만난 주민들은 금전적 보상보다는 대남방송이 시작되기 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바랐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게 아니라 고향에서 수십 년을 살았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보상 같은 대책보다는 소음을 줄이게 하는 등 근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의 넉 달 넘게 이어진 대남 방송 때문에 삶이 망가진 주민들의 이야기 들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도 소음을 줄이고 멈출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윤태인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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