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머니들의 시,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다..."80이 너머도 어무이가 조타" [앵커리포트]

'K-할매'라고 불리며 래퍼로 활동하는 칠곡 할머니들 기억하는 분 많을 텐데요, 할머니들이 또 일을 냈습니다.

할머니들이 쓴 시와 그림이 내년도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게 된 겁니다.

먼저 아흔 여섯 살의 박월선 할머니가 쓴 '이뿌고 귀하다'라는 시입니다.

우리 손녀 다 중3이다.

할매 건강하게 약 잘 챙겨 드세요.

맨날 내한테 신경 쓴다.

노다지 따라 댕기면서 신경 쓴다.

이뿌고 귀하다.

사투리에 발음 나는 대로 적어 맞춤법엔 어긋나지만, 할머니들의 목소리와 마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죠?

87살 이원순 할머니의 시 '어무이'도 조금 전해드릴까요?

80이 너머도 어무이가 조타 나이가 드러도 어무이가 보고시따 어무이 카고 부르마 아이고 오이야 오이야 이래방가따

여든 넘어서도 여전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경북 칠곡군은 소개해 드린 시 두 편과 함께 고 강금연, 김두선 할머니의 시까지 모두 4편이 내년에 사용될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다고 밝혔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으며 지독한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할머니들.

70여 년 동안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운 뒤 자신들의 삶을 시에 녹여냈는데요,

이원순 할머니는 “어린 학생들이 우리 할머니들의 시를 읽으며 부모님께 효도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세나 (sell1020@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