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잠들었는데 3m 움직인 차…"면허 취소 억울해"

유튜브

술에 취해 운전석에서 잠이 들었다가 시동 걸린 차량이 3m가량 전진하는 바람에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따르면, 차주 A씨는 지난 7월 29일 회사 직원들과 술을 마신 후 오전 4시 45분쯤 대리기사를 부르고 운전석에 올랐다.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는 A씨는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켰다. 이후 약 6~7분 뒤 대리기사한테 전화가 왔지만 잠들어서 받지 못했다.

약 30분 뒤 A씨의 차가 느리게 전진하면서 길가에 세워진 화단 2개를 차례로 들이받고 정차했다. 이후 A씨의 차 비상등이 약 1분간 켜졌다가 꺼지기도 했다.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깨워 사고 경위를 확인해 음주 측정을 했고,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4%로 면허 취소 수준에 달했다.

A씨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800만 원 처분을 받았고,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죄를 다퉜으나 패소했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10년 다니던 회사를 사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직전 피고인의 물리적인 조작에 의해 시동이 걸려 있던 차의 기어가 주차(P) 내지 중립(N) 상태에서 주행(D) 상태로 변경돼 있었다"며 "승용차에 충돌사고 방지를 위한 자동제어 시스템의 일종인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이 탑재돼 있긴 했으나 위 기능이 작동하더라도 차의 비상등이 자동으로 점등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승용차는 이동 개시 직후 전방에 있던 화단을 들이받고서도 바로 멈추지 않고 이를 밀어내면서 계속 전진하다가 그 앞의 다른 화단 등 장애물을 연이어 충격한 후에야 비로소 정차했다"며 "이러한 사고 발생 후 일련의 조치가 운전자인 피고인의 개입 없이 차의 자동제어 시스템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한문철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충돌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보다 '대리 기사를 기다리다가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잠들었는데 잠결에 뒤척이다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다. 내 의도로 그런 게 아니라 꿈결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라"고 조언했다.

또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대리 기사를 부른 뒤, 에어컨을 켜더라도 운전석에 앉지 말고 조수석에 앉으라"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