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찍는다고 세계 문화유산에 못질을...안동시 "피해점검"

드라마 찍는다고 세계 문화유산에 못질을...안동시 "피해점검"

2025.01.02. 오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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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병산서원에 한 드라마 촬영팀이 못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건축가 민서홍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지난달 30일 KBS 드라마 촬영팀이 병산서원 만대루와 서원 나무 기둥에 못을 박아 소품용 모형 초롱을 매달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민 씨는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며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적반하장으로 화를 냈다는 설명이다.

민 씨는 "쉽게 생각하면 못 좀 박는 게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또한 문화재를 촬영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동시와 병산서원 측은 당일 오후 4시께 상황을 파악하고 KBS 제작진에 원상복구를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촬영 허가는 했으나 문화재에 어떠한 설치를 한다는 건 협의가 이뤄진 바가 없다"며 "촬영 허가 조건으로 문화유산에 훼손 행위를 금한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시 문화유산과는 현장 점검 후 추가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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