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밀쳐 치아 부러뜨린 4살…3천만 원 배상 청구 결말은?

ⓒ연합뉴스

어린이집에서 친구를 밀쳐 치아를 부러뜨린 4살 아이에 대해 부모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6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2단독 김재향 판사는 치아가 부러진 A군과 그의 부모가 화장실에서 A군을 밀친 B군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당시 4살이던 A군은 어린이집 화장실에서 넘어져 송곳니 끝부분이 부러지고 아랫입술이 까졌다. 사고 장소가 화장실이어서 폐쇄회로(CC)TV는 없었고, 보육교사들도 지켜보지 못했다.

B군은 보육교사에게 자신이 A군을 밀쳐 일어난 사고라고 실토했고, 보육교사는 A군과 B군 엄마에게 각각 연락해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B군 엄마는 피해를 변상하겠다고 마음 먹고 A군 엄마에게 먼저 연락했다.

닷새 뒤 치료비 및 선물을 준비해 A군 부모를 만났지만, A군 부모는 이를 거절했고 같은 해 5월 손해배상 소장을 법원에 냈다. A군 부모는 다친 아들에게 2,000만 원을, 자신들에게는 각각 5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A군과 그의 부모가 요구한 3,000만 원이 아닌 120만 원만 지급하라고 B군 부모에게 명령하면서, 소송 비용의 90%를 A군 부모가 부담하도록 했다.

김 판사는 "B군 부모도 자녀가 이번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다투지 않았다"며 "어린이집 안전공제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봐도 B군의 가해 행위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B군은 당시 만 4살로 자신의 행위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질 능력이 없었다"며 "민법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B군 부모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상된 A군의 치아가 유치인 데다 실제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 사고 후 B군 부모가 사과 의사를 보이고 손해배상금을 마련해 전달하려 한 점, A군 부모가 이를 거절하고 과다한 손해배상을 요구해 소송까지 한 점을 고려해 A군 부모가 배상금으로 요구한 3,000만 원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